▶ 2013년 3월 20일 (수요일) : 제1일 ◀
*[문향재(文香齋)]-공항버스-[인천공항]
☆… 드디어 결행의 날이 왔다. 오후 5시 30분, 집[文香齋]을 나섰다. 배낭을 짊어지고 20kg의 카고백은 손에 들었다. 공항버스 리무진을 타고, 오후 7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여 기원섭-이진애 부부와 조우했다. 이 부인은 남편의 출행을 위하여 손수 차를 몰아 공항까지 배웅을 나온 것이다. 예약된 e티켓을 항공기 탑승권으로 교환하고, 카고백은 네팔의 카투만두 공항으로 직접 부쳤다. 타이(Thai)항공편이었다. 순조롭게 수속을 마치고 공항 구내식당에 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 환송 나온 이(李) 부인께서 저녁식사를 샀다. 기원섭은 설렁탕을 먹으면서 ‘이렇게 맛있는 설렁탕은 처음이라’고 하면서 아주 소년처럼 좋아했다. 수만리 먼 길을 떠나는 남편을 위하는 지어미의 마음이 그윽했다. 기원섭은, 어려운 고행을 떠나는 마음을 감추기라도 하듯 기분은 상당히 고조되어 있는 것 같았다. 부인의 정성이 그를 더욱 그렇게 한 것이다.
☆… 인천국제공항에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2013.3.20~4.3, 14박 15일) 향발을 앞두고 시(詩) 한 수를 적어서, 카톡으로 벗에게 띄웠다.
산 위의
산(山)
산 아래
산(山)
그리고,
산 속의
산(山)
나는 아무래도
산(山)으로 가야겠다. [*2]
* [인천국제공항-방콕공항]
☆… 2013년 3월 20일(수요일) 저녁 10시, 우리가 탑승한 타이(THAI) 항공 점보기는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를 박차고 밤하늘로 날아올랐다. 좌석 앞 모니터에 우리가 탄 비행기의 운항 경로와 고도, 그리고 비행시간 등이 수시로 나타났다. 비행기는 제주도 상공을 지나 동중국해를 따라 내려가다가 타이완 상공을 거쳐서 날아간다. 캄캄한 밤 12,000미터 상공에서 시속 800km의 항속으로 쾌조의 비행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중국해를 가로질러, 베트남의 다낭과 캄보디아의 씨엠립 상공을 날아 방콕공항에 안착했다. 3월 21일 새벽 1시 30분(태국의 현지시각)이었다. 태국은 한국보다 2시간의 시차가 나므로 우리 시간으로는 새벽 3시 30분이 되는 시각이다.
☆… 방콕공항에는, 20일 오전 10시에 김해공항에서 출발한 히말라야 원정대 이상배 대장을 비롯하여 5명의 부산 대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도합 7명의「2013-히말라야 안나푸르나트래킹 원정대」의 진용이 다 갖추어졌다. 이번 원정대의 대장은 히말라야 전문산악인 이상배(李相培)이고, 대원으로는 부산의 전민수(田玟秀), 여삼동(呂三東), 김석순(金錫淳), 노재성(盧宰成), 서울의 오상수(吳尙洙), 기원섭(奇元燮) 등이다. 이어지는 네팔의 카투만두로 가는 항공기는 아침 10시에 출발하므로, 일행은 공항호텔(환승호텔 데이룸)에 투숙하여 1박을 했다.
☆… 잠자리에 들기 전, 소개받은 대원들의 면면은 이렇다. 전민수(田玟秀), 여삼동(呂三東) 대원은 60대 후반의 연조를 지닌 분으로, 여러 차례 해외의 고산 등반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와 남미의 최고봉 아콩가구아를 등정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백발인 전민수 님은 부산에서 웰빙 부엌가구(맞춤 싱크대) 생산전문업체 사장이고, 여삼동 님은 식당을 경영한다고 하는데, 머리를 완전히 백호로 밀어서 아주 강인한 인상을 주었다. 김석순(金錫淳) 대원은 울산 삼성SDI에 근무하는 회사원으로, 이 대장이 설립·운영하는 ‘양산등산교실’ 제1기 수료생이라고 했다. 올해 50에 들었다고 하는데 팽팽한 피부에 다부진 몸매가 30대 같았다.
그리고 노재성(盧宰成) 대원의 소개를 받고 놀라웠다. 노재성 군은 장래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현재 부산 해강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지금은 방학도 아닌 학기 중인데, 이렇게 히말라야 트레킹에 참여한 것이 참 놀랍다. 그는 학교에 현장체험학습 허가를 받고 이번 트레킹에 나온 것이다. 아버지 노민수 씨는 외국인 보험회사인 매트로라이프 부산·경남본부장인데 재성 군이 어릴 때부터 그를 외국의 고산 산행에 데리고 다녔다. 이 대장과 함께 부자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와 유럽의 알프스 몽블랑을 등정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트레킹에도 같이 올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회사의 일 때문에 오지 못하고 재성 군만 보낸 것이다. 대한민국의 어느 부모가 고3 학생을 ‘공부를 뒤로 물리고’ 이렇게 보름 동안 히말라야 등산을 보내겠는가.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한 뜻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재성 군 또한 남다르다!
첫댓글 멋지십니다 최고라요 감동적이구요.....존경......셈 홧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