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대상 15개..`차폐이론` 적용 가능 비행장 10개 성남 서울기지 등 軍비행장 주변 일부주민 `혜택`
공군 비행장 주변의 고도제한이 완화되면서 기존에 받아왔던 건축규제가 상당 부분 풀릴 전망이다. 국방부와 공군은 12일 전국에 산재한 15개 공군 전술항공작전기지에 대한 비행안전영향평가 기준과 절차를 새롭게 마련해 적용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방부 김인호 군사시설기획관은 "비행안전구역 제한고도를 초과하는 구조물에 대한 비행안전영향평가 기준과 절차를 정립해 군용비행장 주변의 고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용될 기준은 비행안전구역 내에 위치한 제한고도를 초과하는 산 등 특정 영구장애물의 최고정점을 기준으로 그로부터 활주로 방향으로 기울기 5.7도의 사선을 그어 사선 아래의 높이까지는 건축이 전면 허용되는 차폐이론이 적용된다.
다만 사선이 기존 비행안전선과 만나는 지점부터는 기존 고도를 적용하게 된다.
기존의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은 활주로 좌우 측면에 위치한 비행안전구역 제5구역의 고도를 일률적으로 45m로 제한했으나 새 기준을 적용하면 이보다 높은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고도제한으로 재건축 민원이 잦았던 공군 비행장 주변 일부 주민들은 상당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새 기준이 적용되는 비행장은 성남의 서울기지를 비롯해 대구, 수원, 광주, 사 천, 중원, 예천, 강릉, 오산, 청주, 원주, 서산, 군산, 김해, 평택기지 등 15개 공군 전술항공작전기지이다.
이 중 수원, 강릉, 오산, 청주기지 등 4곳은 활주로를 모든 방향에서 차폐이론의 전면적인 적용이 가능하며, 서울, 대구, 광주, 사천, 중원, 예천기지 등 6곳은 계기 및 비상절차 영향으로 일부 제한을 받는다고 군은 설명했다.
원주기지는 비상절차 영향으로 인해 전 지역의 차폐이론 적용이 제한되며, 서산, 군산, 김해, 평택기지는 비행안전구역 내에 차폐를 적용할 자연장애물이 없어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표적인 민원지역이던 성남의 경우 서울기지 활주로 서쪽의 영장산(193m)을 기준으로 그 뒤쪽에는 산 높이와 같은 높이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으며, 활주로 방면으로도 일정거리까지는 45m를 초과한 건물을 건축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건축 사업 시행자가 건축계획을 수립해 해당 지역 공군 부대에 협의를 요청하면 군 당국은 차폐이론을 적용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새 기준은 군 당국이 전문연구기관인 새동엔지니어링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국제기준과 해외사례를 근거로 ▲계기 및 시계비행 절차 전반에 미치는 영향 ▲항행안전시설의 전파통신에 미치는 요소 ▲지역적 특수성과 비행절차 등을 고려해 마련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김 기획관은 "향후 군 비행장의 작전여건을 보장하면서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신흥ㆍ산성동, 수원 세류동 술렁
공군 비행장 10곳의 주변 고도제한 완화로 성남 수원 등 비행장 주변 건축제한도 풀리게 돼 인근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고도제한 완화는 특히 수도권 비행장 주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성남시 일대.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입지 때문에 과거부터 신도시 후보지 등으로 거론되며 관심을 끌었던 서울공항 일대는 건축물 고도제한이 현행 45m에서 193m로 완화되면 성남 구시가지 일대를 중심으로 이론상 60층 이상 초고층 건물 건립이 가능해진다.
10년 넘게 고도제한 완화를 요구해온 성남 구시가지 재건축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남한산성 인근 영장산을 기준으로 동쪽 지역에 한해 고도제한이 풀려 성남시 내에서도 지역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가장 큰 수혜 지역은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 신흥2ㆍ3동, 태평4동 등이며 수진1동, 태평1동 등 공항 인접지역은 별다른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성남시는 신흥주공, 신흥2구역, 산성구역, 단대구역 등은 15~40층, 중동 재건축 아파트인 삼창ㆍ삼남 아파트와 태평2ㆍ4구역 등은 15~3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수정구 태평동, 수진동, 신흥동, 산성동 등 재개발ㆍ재건축 밀집지역의 층고 제한이 풀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지역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해당 지역 용적률도 대폭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의 고도완화 자체는 용적률과 큰 상관이 없지만 층고를 고려한 적합한 단지설계를 고려했을 때 용적률이 기존 190% 안팎에서 최고 250% 안팎까지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게 주변 중개업자들의 예상이다.
고등동 학사공인 김형관 대표는 "구시가지 탄천 쪽 아파트들이 평균 10~12층에 용적률이 200%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40~50% 안팎 용적률이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며 "태평동 등 구시가지 단독주택지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구시가지 일대 아파트 시세는 3.3㎡당 1300만~1400만원 안팎이다. 주변 중개업자들은 완화된 고도제한 기준에 따라 아파트를 건축할 경우 분양가가 3.3㎡당 최소 1700만~2000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원주민부동산 대표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어서 갑자기 집값이나 지분값이 폭등하지는 않겠지만 상승세를 탈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수원 비행장 인근 지역도 기지 서쪽에 자리 잡은 성황산(140m)을 기준으로 고도제한이 완화돼 수원시와 화성시 일대가 수혜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행장과 가까워 고도제한 완화 혜택이 제한된 수원시 권선구 일대보다는 인근 화성시가 직접적인 수혜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 송산동 남서울컨트리클럽 일대는 고도제한 완화 혜택을 받는 지역으로 전망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성남 수원 오산 등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지역 비행장 인근 고도제한은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라며 "용적률과 층고가 높아지면 개발사업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고 재건축ㆍ재개발 수익성도 높아져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그러나 "지방의 경우 이미 공급과잉 상태로 고도제한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에서는 대구비행장 주변 수성구 만촌동, 신암동 일대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대구지역은 대구공항 주변은 물론 신암동 일대까지 비행 5ㆍ6구역으로 설정돼 고도제한을 받아 도심 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재정비촉진 국가시범지구로 선정한 신암1ㆍ4동 지역은 층고제한으로 정비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동대구 역세권 개발사업도 층수 제한에 따른 사업성 부족이 민자 유치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이번 고도제한 완화가 수성구 만촌동 형제봉(해발 180m)과 동명야산(140m)을 기점으로 차폐이론이 적용되기 때문에 형제봉에서 3㎞ 이상 떨어져 있는 동대구 역세권 사업은 이번 고도제한 완화 수혜를 받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도제한 풀린 성남 재개발 용적률이 `관건`
이데일리 2010-05-14 10:47:01
국방부의 서울공항 고도제한 완화 발표 이후 성남 재개발·재건축 추진지역의 고층개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지역의 부동산값도 꿈틀거리고 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성남시측은 이미 용적률이 결정돼 사업이 추진 중인 개발지역에 대해 허가내용을 변경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 재개발 19곳 고도제한 완화 수혜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고도제한 완화로 성남지역 23개 재개발구역 중 19곳이 혜택을 받게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정구 태평1동과 3동, 수진1동과 2동을 제외한 수정구 신흥동, 중원구 중동 등이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구역은 기존 4구역으로 구분돼 고도제한을 받아온 중원구 중동 성호시장사거리 지역이다. 이 지역은 최고 193m 높이의 건축물 신축이 가능해져 주상복합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 지역에선 랜드마크가 될 주상복합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영장산 후면에 위치해 고도완화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알려진 수정구 신흥동 주공아파트는 현재 15층 25개동 2208가구 규모에서 25~30층, 30여개동 3500여가구의 재건축을 추진중이다.
성남 신흥동 주공아파트는 3.3㎡당 매매가격이 1600만~1700만원대으로 지난 12일 고도완화 발표이후 호가가 1000만~2000만원 뛰었다.
신흥주공 조합관계자는 "기존 210%의 용적률을 적용해 2800여가구를 구상했지만, 고도가 완화됨에 따라 용적률을 280%까지 상향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3800가구 규모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기본계획을 수립한 수정구 단대동 미도아파트 조합 관계자도 "영장산보다 대로변에 가까워 고도완화의 수혜가 크지 않겠지만 호재이기는 하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 성남시, 용적률 추가완화 난색
그러나 성남지역의 고층 재건축·재개발이 기대만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도완화 수혜 지역은 후속조치로 용적률 완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적 용적률 상한이 300%인데 고도제한 때문에 그동안 250% 이하의 용적률을 적용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남시청 관계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조례에 따라 재건축의 경우 용적률이 250%를 못 넘게 돼 있다"면서 "만약 조례가 바뀌면 용적률은 재검토 되겠지만 현재 조례는 특별히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고도제한 완화로 성남시 일대 수혜지역에 대한 가격상승 기대감은 있지만 거래가 늘거나 가격이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강하다. 이미 올해 초부터 고도제한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가격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신흥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고도제한 발표이후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지만 선뜻 사겠다는 사람도 많지 않다"면서 "투자자들이 상황을 좀더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성남 수정구 중원구 일대 재건축 단지 현황
■ <용어설명>
차폐이론: 비행장 주변에 있는 가장 높은 영구적 장애물의 그림자가 덮을 수 있는 높이까지 건축을 허용하는 이론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비행 안전을 위해 영구적 자연지형 꼭대기에서 활주로 방향으로 기울기 5.7도 선을 그은 뒤 이에 따른 경사면 높이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자연지형 후면은 꼭대기 높이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경기도 성남비행장(서울공항)을 비롯한 전국 10개 비행장 주변 고도제한이 일괄 완화된다.
이에 따라 성남시 숙원 사업인 서울공항 주변 건축물 고도제한이 현행 45m에서 최고 193m(영장산 높이)까지 풀리게 됐다. 최고 층수는 30~40층 정도 될 것이라는 게 성남시 측 설명이다. 다만 성남시 전체가 아닌 영장산을 기준으로 지역별로 다르게 완화된다.
국방부 김인호 군사시설기획관은 12일 "전술항공작전기지의 비행안전구역 제한고도를 초과하는 구조물에 대한 비행안전 영향평가 기준과 절차를 정립했다"고 밝혔다.
전술항공작전기지는 활주로 길이가 3㎞ 이상으로 전투기와 수송기 같은 항공기가 주로 이용한다.
국방부와 공군은 고도제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연구기관(세동엔지니어링)에 용역을 의뢰해 지난해 5월부터 9개월간 국제기준 및 해외사례를 조사연구토록 했다.
양측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전술항공작전기지 주변 자연장애물에 대한 `차폐이론` 적용 가능성을 검토했고, 관할부대장이 비행안전영향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정했다.
공군이 이 같은 내용의 비행안전영향평가 업무 규정을 지난 1일자로 바꿈에 따라 해당지역에서 협의요청이 들어오면 해당 관할부대장이 검토ㆍ통보 후 사업시행자가 건축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차폐이론이 적용되는 기지는 성남비행장과 대구 11비행단, 광주 1비행단 등 총 10개다.
원주비행단은 비상절차 영향으로 전 지역 차폐가 제한되며, 서산 군산 김해 평택기지는 비행안전구역 내 차폐를 적용할 자연장애물이 없어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성남비행장을 비롯한 대구 광주 사천 중원 예천 등 6개 기지 일부 자연장애물은 차폐 적용 시 계기절차 및 비상절차에 영향을 미쳐 차폐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공군 측은 설명했다.
[軍비행장 주변 고도제한 완화] 성남 신흥동·동대구역 인근 상업지역 "스카이라인 바뀐다"
서울공항 인근에 대한 고도제한 완화로 경기도 성남시 구도심지에 밀집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장산 뒤쪽에 위치해 고도제한 완화 수혜 단지로 꼽히는 성남 신흥동 신흥주공아파트 전경. /양윤모 기자 yoonmo@hankyung.com
수혜지역은 어디
성남 영장산 뒤쪽 최대 혜택…고도제한 45m→193m로
평택·김제 등 배제지역 5곳 "우린 버려진 동네냐" 반발
국방부의 공군 비행장 주변 지역 고도제한 완화 기준에 따라 대표적으로 혜택을 보는 국방부의 공군 비행장 주변 지역 고도제한 완화 기준에 따라 대표적으로 혜택을 보는 지역은 성남시 서울공항 주변이다. 국방부는 올초 서울공항 비행안전 진단 결과를 토대로 고도제한 완화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다른 공항 인근 주민들도 같은 조치를 요구함에 따라 '차폐이론' 적용 대상 지역을 확대했다.
◆성남시 재개발 탄력 기대
서울공항 주변에 대한 고도제한 완화로 비행장 인근에 있는 영장산(해발 193m)의 활주로 반대 방향인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등이 혜택을 받는다. 현지에서는 성남시의 절반 정도가 혜택을 받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남시는 전체 면적 141.8㎢의 58.6%인 수정구 중원구 일대(83.1㎢)가 성남비행장의 전술항공작전기지 구역에 포함돼 건축물 고도제한(45m)을 받아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영장산 높이 최고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활주로의 중심선과 선을 그어 좌 · 우 45도로 전면 좌 · 우측면,후면으로 구분한다.
이에 따라 45m(13층)였던 고도제한이 영장산 뒤편 지역의 경우 이 산 높이인 193m까지 높아진다. 성남시청은 용적률 등을 감안하면 최고 40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영장산 뒤편 신흥주공아파트,신흥2구역,산성구역,단대구역 등 지역은 15~40층까지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또 중동 재건축 아파트인 삼창 · 삼남아파트와 태평2 · 4구역 등 지역은 15~3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
국방부는 구릉지가 많은 성남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구릉지에 아파트를 지을 때 땅 파기 전의 높이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구릉지에 집을 지을 때 땅을 파면 보통 5m씩 낮아진다. 이 부분을 추가로 허용해 주겠다는 의미다.
◆대구 등 지방 수혜 지역 '활짝'
대구비행장의 경우 기지 주변 지역에 있는 수성구 만촌동의 형제봉(해발 180m)과 동명야산(140m)을 기점으로 만촌동 효목동 신천동 등의 고도제한이 완화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차질을 빚어온 동대구 역세권 개발사업과 동대구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 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구시 수성구 박승배 부동산월드공인 대표는 "동대구역 인근 효목동의 30~40m 도로에 접한 상업지역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며 "고도제한에 묶여 7층 정도밖에 지을 수 없었지만,앞으로는 건물을 더 높일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대구시 동구 아파트에 사업지를 확보하고 있는 한 시행사 대표는 "아파트 건축에 관한 한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라며 "사업승인을 다시 받을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 지역에선 반발이 심하다. 평택 오산비행장 인근 평택시 신장동 뉴타운지역은 지정고시 발표 후 2년이 지났지만 결정고시가 미뤄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고도제한 완화 발표를 기다리다 사업진행 속도가 지지부진해졌다"며 "이번에도 제외됐으니 신장동 뉴타운은 '버려진 동네'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묵은 민원 해결
이번 조치로 군비행장 인근 상당수 지역의 숙원이 해결됐다. 해외에서는 차폐이론을 적용,탄력적으로 고도제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국내는 지표면 일정 높이를 일괄 적용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춘섭 성남시 고도제한완화대책위원장은 "이제야 지역 숙원이 해결됐다"며 "고도제한은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2000년 초부터 차폐이론 적용을 주장해온 송병흠 한국항공대 교수는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 항공 과학 분야가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 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가 지방선거에 임박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선거용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지자체, 용적률 높이기 착수
고층 건축때 軍부대 심의 받아야
지방자치단체들은 고도제한이 완화된 군 비행장 인근 지역에 대해 건축물 용적률을 높이는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실무적으로는 사업자가 건축허가나 주택사업 승인을 받을 때 해당 지자체를 통해 군부대 측에 고도제한 저촉 여부를 심의받아야 한다.
12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고도완화 지역 지자체들은 군 비행장 고도완화에 따라 용적률(땅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을 높이는 조례 개정에 들어간다. 고도제한 때문에 묶어 놓았던 용적률을 높이는 조치를 취해야 고도제한 완화의 실질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주 성남시 건축과장은 "2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법정 용적률 상한이 300%인데 성남비행장 고도제한 때문에 조례에서 250%로 제한하고 있다"며 "주변 경관과 주거밀도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용적률을 높이는 조례 개정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용적률 완화를 제외하면 다른 제도를 손보거나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은 거의 없다. 고층 건축물이나 아파트 등을 짓는 사업자는 인 · 허가 과정에서 인근 군 비행장에서 고도제한에 걸리는지 심의를 받아야 한다. 그동안은 일정 높이 이하 건축물은 해당 지자체가 심의했지만 고도제한 완화로 고층 건축물 건립 사업이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자체가 협의를 대신 진행해준다.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이미 공군부대에 3차원 장애물관리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해당 사업지를 짚어보면 1시간 이내에 허용 높이 이내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허울'뿐인 수원비행장 고도제한 완화… '뿔난' 주민들
수원시가 국방부의 비행장 주변 고도제한 완화에도 수원지역은 실질적인 혜택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본보 13일자 1면> 특히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행장으로 인한 재산상 피해를 입고 있는 해당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국방부가 전국에 산재한 15개 공군 전술항공작전기지 주변의 고도 제한을 합리적으로 제한하고자 차폐이론을 도입했다. 비행안전구역 내에 있는 제한 고도를 초과하는 산 등 특정 영구장애물의 최고정점을 기준으로 그로부터 활주로 방향으로 기울기 5.7도의 사선을 그어 사선 아래의 높이까지는 건축이 전면 허용된다. 다만, 사선이 기존 비행안전선과 만나는 지점부터는 기존 고도를 적용하게 된다.
수원비행장은 활주로 서쪽 화성 성황산(140m)과 북동쪽 팔달산(128m)을 기준으로 차폐이론이 적용된다. 하지만, 성황산에 적용되는 차폐는 수원지역에는 해당하지 않고, 수원에 있는 팔달산을 중심으로 차폐를 적용해도 큰 실익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 팔달산 정상을 중심으로 차폐를 적용해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 분석 내용에 따르면 영구장애물(팔달산)의 정상을 기점으로 대략 반경 1km가량이 차폐이론의 혜택을 받는 범위다. 기울기 5.7도를 적용하게 되면 제한고도선이 100m당 10m씩 상승하게 된다.
수원비행장 활주로에서 비행안전6구역인 팔달산 정상까지 거리 약 3000m(추정치), 높이 128m로 기울기 5.7도를 계산하면 제한고도 상승폭이 최대 3~4m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활주로에서 팔달산 전면부와 측면부 일부지역에만 차폐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45m 높이까지 건축할 수 있는 5구역과 맞물려 팔달산 정상에서 일부 구간은 기존 고도제한을 적용받게 된다.
이를 종합해 볼 때 매산로와 고등동, 행궁동, 인계동 일부 지역에 고도제한이 완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경기도문화재 향교 등이 있어 문화재보호구역의 또 다른 규제를 받아 사실상 고도제한 완화가 무의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팔달산 주변은 문화재보호구역과 성곽의 경관계획과 맞물려 엄격한 건축 제한을 받는 곳이 대부분이다.
팔달산의 차폐를 6구역 전체에 적용하더라도 인계동 시청사 주변 상업지역의 고도제한이 최대 10m가량 완화되는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기흥 도시경관과 건축2팀장은 “군이 세부지침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차폐를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우선 공개된 자료만으로 분석해 보면 인계동 중심상가 등에서 최대 3층 정도, 고등동 일부 1층 정도에 해당하는 높이만큼만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12일 수원비행장을 비롯해 공군 전술항공작전기지 주변에 대해 차폐적용을 한다는 소식이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수원시청에 이와 관련된 시민의 문의가 잇따랐다.
비행안전구역 내 거주민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이 어디인지, 얼마나 혜택을 볼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어봤다. 특히 재개발사업구역이나 지구단위계획을 진행 중인 일부 건설사 등도 용적률 상승 여부를 묻는 등 일반 민원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고도제한 완화 기대감에 부풀었던 이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둔동 박모(45) 씨는 “정부가 제2롯데월드 건설허가 내주자고 수원지역 주민들을 우롱한 처사”라면서 “언제까지 허공에 대고 소리만 질러야 할지 답답한 심정”이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