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디자인 아파트 준공된 지 26년 됐다고 하면 보통 낡고 어둡고 답답한 구조를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이 집은 달랐다. 평범한 아파트가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지, 처음 사진을 봤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부부와 아이 한 명, 세 식구가 사는 이 집의 콘셉트는 일본. 일본의 와비사비 감성과 북유럽의 미니멀리즘이 만나는 그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낸 공간이다. 경계를 없애고, 자연과 함께 살겠다는 집주인의 철학이 집 구석구석에 스며 있다.
현관 유무디자인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목재 격자 스크린이다. 현관에서 거실이 바로 보이는 구조를 막아주면서도, 시선과 공기 흐름은 그대로 통하게 설계했다. 막힌 것 같지만 막히지 않은, 그 절묘한 균형이 인상적이다. 입구에서 시작된 선형 조명은 TV 벽까지 이어지며 공간에 방향성과 리듬을 만들어낸다. 유무디자인 이 집 가족은 캠핑을 즐긴다. 그래서 현관 바로 옆에 대형 수납공간을 따로 뒀다. 텐트, 랜턴, 코펠 같은 장비들이 들어가는 공간인데, 양쪽으로 열리는 격자 도어로 마감해 답답하지 않고 빛과 그림자가 자연스럽게 드나든다. 수납공간이지만 인테리어 요소로도 충분히 기능한다.
거실
유무디자인 바닥은 공자 모양으로 엇갈려 붙이는 헤링본 대신, 일(一)자 패턴의 원목 마루를 선택했다.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 깊고 차분하다. 나무 색이 공간 안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선을 끌어당기는 느낌이 있다. 유무디자인 소파 뒤 벽면에는 가마에서 구운 듯한 질감의 도기 타일을 붙였다. 표면이 고르지 않고 색이 미묘하게 변하는 그 타일이 거실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거칠고 원시적인 질감이 오히려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와비사비, 즉 불완전함 속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한 선택이다.
유무디자인 TV 벽은 전면을 목재로 마감하고, 그 안에 수납장을 통째로 숨겼다. 어디가 문이고 어디가 벽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자연스럽다. 수납은 하되 보이지 않게, 이 집이 일관되게 지키는 원칙이다. 채광이 들어오는 쪽 벽에는 아치형 공간을 만들었다. 마이크로 시멘트와 아트 도료로 마감한 둥근 벽면 위로 빛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마치 동굴 속 빛처럼 느껴진다. 앉아서 쉬거나 책을 읽기에 딱 맞는 아늑한 코너다.
주방과 다이닝룸 유무디자인 주방과 다이닝룸을 연결하는 아일랜드 상판이 독특하다. 일반적인 직사각형이 아니라, 한쪽이 비스듬하게 잘린 비대칭 형태다. 그 사선 끝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무리되면서 식탁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덕분에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사람이 앉을 수 있고, 동선도 훨씬 유연해졌다. 유무디자인 아일랜드 측면에는 거실 소파 벽과 같은 줄무늬 복고풍 도기 타일을 붙였다. 곡선 모서리를 따라 타일을 하나하나 맞춰 붙인 마감이 정교하다. 이 정도 디테일은 직접 보지 않으면 사진으로도 잘 전달이 안 된다. 유무디자인 식탁은 나이테와 결이 살아 있는 원목 상판을 썼다. TV 벽의 목재 톤과 맞춰 집 전체가 하나의 색조 안에서 움직이는 느낌이다. 손이 닿는 모든 곳에서 자연 소재의 온기가 느껴진다. 유무디자인 다이닝룸 옆에는 기둥을 감싸는 형태로 얕은 선반장을 짰다. 기둥이 주는 압박감을 없애면서 잡지나 소품을 올려두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 선반장 측면에는 레고 컬렉션을 전시하는 오픈 선반도 따로 뒀다. 집주인의 취향이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전체 제습기와 환기 시스템 배관도 이 선반장 안에 숨겼다.
안방과 드레스룸 유무디자인 안방 벽은 회베이지 계열의 아트 도료로 마감했다. 준공 26년 된 아파트라 층고가 높지 않은데, 천장 안에 에어컨과 환기 배관까지 넣어야 했다. 그래서 침대 헤드 벽의 높이를 의도적으로 낮게 설계했다. 낮은 헤드 벽이 옆의 화장대와 시각적으로 이어지면서 공간이 실제보다 넓고 시원하게 보인다. 유무디자인 헤드 벽 끝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무리했다. 날카로운 모서리 없이 감싸는 듯한 형태가 잠들기 전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이 집에서 곡선은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생활의 감각을 설계하는 수단이다. 유무디자인 드레스룸 칸막이는 천장까지 올리지 않았다. 위쪽에 투명 유리를 끼워 빛이 통하게 했고, 채광창에는 유리 블록을 써서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빛이 자유롭게 흐른다. 드레스룸으로 들어가는 입구 한쪽에는 원목과 삼베 로프로 만든 세탁물 걸이 공간을 뒀다. 소박하고 거친 질감이 이 집의 전체 분위기와 딱 맞아떨어진다.
욕실 유무디자인 안방 욕실은 녹색 계열의 수제 복고풍 타일로 마감했다. 세면대 상판은 인조석을 일체형으로 성형해 이음새 없이 깔끔하다. 야파디 감성이 욕실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유무디자인 공용 욕실에는 재미있는 장치가 있다. 안에서 잠그면 복도 쪽 원형 벽등이 자동으로 켜진다. 사용 중임을 알리는 연동 시스템인데, 이 원형 조명이 집 곳곳의 아치와 곡선 언어와 자연스럽게 호응한다. 기능과 디자인이 동시에 해결된 사례다. 오래된 아파트를 고쳐 쓴다는 건 단순히 낡은 걸 새것으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이 집은 26년 된 구조 안에서 경계를 지우고, 자연 소재를 들이고, 생활 방식을 공간에 녹여냈다. 캠핑 장비를 위한 수납, 레고 컬렉션을 위한 선반, 욕실 사용 중 알림 조명까지. 집주인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공간 곳곳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야파디라는 스타일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삶의 태도가 될 수 있다는 걸, 이 집이 보여준다. |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드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