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호 아저씨가 그토록 기다리던 서울에 가는 날이다.
8시 20분, 서울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석지은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출발했어요?”
“네! 8시 20분 버스 예매해서 방금 막 출발했습니다.”
“그때 정신이 없어서 다시 연락을 못했어요. 곽도령 선생님은 9시 20분 버스 예매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아저씨께서 일찍 가서 주변 구경도 하고 싶다 하셔서 조금 일찍 출발했습니다.”
“좋죠, 거기 구경할 것도 많고요. 전시회장 앞에 도착하면 곽도령 선생님한테 연락해서 만나면 되겠어요.
전화번호 남겨 드릴게요. 한 시간 전쯤에 미리 도착하면 좋을 거예요.”
“네, 도착해서 연락드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꽤 긴 시간이 지나고 서울에 도착했다.
개막식 시작이 15시인데 광화문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 들르니 벌써 14시가 다 되어간다.
생각보다 여유롭지 않은 시간이라 서둘러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다.
아저씨와 세종문화회관 앞에 걸린 커다란 현수막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저 멀리서 “종호!”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저씨를 따라 고개 돌리니 서각 회원분들 몇 분이 오고 계셨다.
아침에 연락받았을 때 한 분만 온다고 했는데 뒤늦게 다른 분들도 시간이 된 듯하다.
“종호, 일찍 왔네. 같이 들어가자.”
아저씨를 보니 회원분들을 서울에서 만나 더 반가운 표정이다.
서둘러 전시회장에 들어가니 벌써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단 선생님한테 인사드립시다.”
전시장 구경 전, 먼저 이덕화 선생님을 찾아 인사드리기로 하고 사람들 사이 사이를 지나다니다 선생님을 만났다.
“어! 왔나? 그래. 고생했다. 구경 한번 하고 와라. 밑에 지하도 있다더라.”
선생님께 인사드린 후 각자 전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지하로 내려가니 깜짝 놀랄 만큼 엄청난 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저씨는 수많은 작품 속에서 아저씨의 작품을 찾는 데에 여념이 없다.
전시장을 두 바퀴 정도 돌고 나서야 아저씨의 작품, ‘여유’를 발견했다.
사람들 속에서 정신없이 구경하며 다니다 보니 행사 시간이 다 되었다.
자리에 앉으려 보니 의자 뒤에 이름이 하나씩 붙여져 있다.
내빈분들 자리인가 싶어 자세히 살피지 않았는데 뒤에서 하나하나 보다 보니 ‘배종호’라는 이름이 눈에 띈다.
수상자들의 자리였다. 기쁜 마음에 아저씨께 전하니 앉아 있던 곳에서 벌떡 일어나 자리를 옮기신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때에, 관계자 한 분이 와 입선 수상자 이름을 차례차례 호명하기 시작했다.
다음 차례이니 준비해 달라는 것이다.
아저씨는 긴장과 설렘이 섞인 묘한 표정을 한 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드디어 입선 시상 차례가 왔다.
사진을 찍으려 앞으로 나가니 이미 송암서각 회원분들이 곳곳에서 아저씨의 사진을 남기려 휴대폰을 들고 서 계신다.
잠시 후, 아저씨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배종호.”
많은 사람들의 박수 소리와 회원분들이 전하는 축하 인사, 그리고 상을 받고 돌아서는 아저씨의 모습까지.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축하한다, 종호.”
2024년 8월 8일 목요일, 이도경
사진 속 아저씨 모습이 무척 근사해 보입니다. 서각 활동하시는 작가님으로 보이시네요.
수많은 작품 가운데 아저씨 것을 찾느라 전시장을 두 바퀴나 돌았다는 대목이 마음에 남습니다.
아저씨가 어디에서 누구와 어울려 취미 활동 하셨는지 보여 주는 것 같아서요.
『복지요결』에서 ‘보편적이게 하고 평범하게 한다는 철학은
특히 장애인이나 시설 입주자를 도울 때 절실한 ’반차별 철학‘이라고 했지요.’ 정진호
배종호 아저씨, 수상 축하드립니다. 함께 축하해 준 서각 회원분들 고맙습니다. 신아름
서울에서, 대회장에서 만나니 반갑다는 말에 서울 나들이와 대회 수상을 실감합니다.
긴장하고 설레며 기다렸다가 사람들 앞에 서는 아저씨 모습과 심정을 짐작합니다.
정말 기쁘겠어요. 활력이 되고요.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