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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새벽 사이
출처 : 정택운(1990.11.10)
해를품은달 6화(2)
이 드라마는 조선의 가상 왕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픽션으로 역사적 인물, 사건과는 무관합니다.
연우가 죽었다고 믿는 연우의 가족과 훤은 슬퍼하지만 잠시 숨이 끊어졌던 것 뿐 죽지 않은 연우.
녹영은 설이와 잔실, 그리고 기억을 잃은 연우를 데리고 멀리 떠난다.
화장을 하고 옷을 갖춰입는 보경.
보경모 - 세상에! 천상의 선녀가 하강한 듯합니다!
국혼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마마께서는 이제 이 나라의 세자빈이 되십니다.
입궐하게 되시면 이것만은 꼭 기억하십시오.
세자빈은 처음부터 마마의 자리였습니다. 누구 대신이 아니라 원래의 자리를 되찾은 것뿐입니다.
허니 무슨 일이 있어도 심기를 굳건히 하십시오. 틈을 보이지말아야할 것입니다.
보경 - 틈을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보경모 - 이제 그 누구도 마마의 자리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보경 - 이제 그 누구도 제 자리를 빼앗지는 못할 것입니다.
결국 보경과 혼례를 올리는 훤.
민화공주는 자신때문에 연우가 죽었다는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혼례 중 보슬비가 내리자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흘리는 훤.
그 시각 양명군도 내리는 보슬비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혼례를 시작하기 위해 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온 보경.
형선 - *주렴을 거두십시오.
저하... 빈궁마마께서 연에 오르실 수 있도록 주렴을....
[*주렴 : 구슬 따위를 꿰어 만든 발. 훤이 쓰고있는 모자에 달린 구슬발을 뜻함.]
형선의 말에도 들은 체 하지 않는 훤.
바깥에서 보슬비를 맞고 서있는 왕.
내관 - 전하 감기드시옵니다. 속히 강녕전으로 드시옵소서.
뜨거운 차를 대령하라 명하오리까?
왕 - ......
내관 - 하오시면 온주를 내오라....
왕 - 형선아.
내관 - 예, 전하.
왕 - 너는 언제나 말이 너무 많아.
세월이 흘러 왕이 된 훤.
형선 - 하오나 곧 경연에 임하실 시각이...
훤 - 신료들을 모두 밖으로 부르거라.
형선 - 아니 신료들을 어찌 밖으로..?
훤 - 날씨가 좋지않느냐? 어울려 *격구나 한판 해야겠다.
[*격구 : 나무막대기로 공을 치며 하던 놀이.]
격구를 하는 훤.
윤수찬 - 대타~~~~!!!!! 주상전하의 타구 감각이 날로 높아져
하늘을 찌를 듯 하옵니다!!!!!!
훤 - 호판의 아첨이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 하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격구를 하던 중 몸이 안좋음을 느끼지만 신하들 앞에서 내색하지 않으려고 하는 훤.
하지만 윤대형이 그 낌새를 눈치채버린다.
훤과의 격구에서 눈치없이 공을 넣어버린 윤수찬.
훤은 박수를 쳐주고 다른 신료들은 그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훤 - 정말 훌륭한 실력이오! 바빴을텐데, 어찌 이리 내공을 키운 것이오?
윤수찬 - 내공이랄 것까지 없습니다.
그저 이곳 구멍이 다른 곳에 비해서 조금 컸을 뿐입니다! 하하하하!
훤 - 아~ 하하하하하! 허면 궐 내에 가장 큰 구멍이 있는 곳이 어딘지도 알고 있겠군?
윤수찬 - 그것까지야 소신이 어찌...
훤 - (정색) 허면 과인이 그 곳으로 안내하지.
그들을 모두 어디론가 이끌고 온 훤.
숨겨져있던 한 상자를 꺼내와 안에 있던 상소문들을 모두 꺼내본다.
심산 - 전하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훤 - 부역에 징발된 백성들이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못한 채 엄동설한에
개가죽옷 하나로 버티다 얼어죽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는군?
빈농에게 고리로 토지세를 대납해준 뒤 갚지 못하면 토지를 빼앗고 그 여식을
첩실로 취하는 수령이라? 오호~ 거느린 첩실만 스무명이라니! 임금인 과인보다 낫질 않는가?
(정색하며) 발고할 만하군.
이건 뇌물을 받고 관직을 매매한 이조정랑 윤수일에 대한 상소문이군.
윤수일이라면 호판의 사촌동생이 아닌가?
윤수찬 - 모함이옵니다 전하!
훤 - 자신의 지적비를 세우는 일에 사사로이 백성들을 징발하고,
백성들의 이생지를 빼앗아 점거하고 부역까지 시켜 이중, 삼중고를 주는 세도가들까지?
그야말로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내용들이 아닌가?
헌데 과인에게는 어찌 이 상소들이 전해지지 않은 것인가!!!!!?!!!!!
나대길 - 검토 후에 차차 올리려하였사옵니다.
훤 - 도승지에게는 이상소문에 기입된 날짜가 보이지않는가?
이미 한 달이 지난 상소가 아닌가!!
나대길 - 워낙 사소한 것들이라 소신들이..
훤 - 누가 이 내용들을 사소하다 말하는가!!
또한 누가 그대들에게 백성들의 고통을 판단하라 명했는가!!!!!
알겠는가? 이곳이 바로 궐 내에 있는 가장 큰 구멍이다
이곳 승정원이 바로!!! 백성들과 과인의 소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구멍이란 말이다!
윤대형 무리들에게 한 방먹이고 돌아가는 훤.
윤수찬 - 많이 컸구만 많이컸어. 대왕대비전의 *수렴청정을 받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부터 사사건건 발톱을 세우려드시니 이거야 원.
[*수렴청정 : 왕이 어린 나이에 즉위했을 때 왕대비 혹은 대왕대비가 이를 도와 정사를 보던 일.]
심산 - 성후 미령하시다하여 염려하였더니 기우였나봅니다.
오늘보니 혈기가 왕성하시다못해 넘치시더이다.
윤수찬 - 아니 혈기는 아껴뒀다가 합방할 때나 쓰실 일이지 왜 쓸데없는데다가 낭비하신답니까?
모르긴해도 그간 중전마마와 합방을 거부한 것도 다 꾀병이 분명...
좋지않은 윤대형의 표정을 보고는 말을 아끼는 윤수찬.
나대길 - 꾀병이 아니시오. 필사적으로 숨기려하셨으나, 용안 빛까지는 감추지 못하셨소.
윤수찬 - 허면 차라리 어디 멀리 요양이라도 보냅시다!
골치아픈 정무는 신료들한테 맡기시라 선심도 쓰고 말이죠!
나대길 - 주상을 그리도 모르시오? 방금 전에도 친히 *을람하시겠다며 상소문들을 죄다 가져가시지 않았소.
나라도 호판에게 궐을 맡기느니 고양이한테 어물전을 내주겠소.
[*을람 : 왕이 밤에 독서를 하던 일.]
심산 - 나쁘지 않은 생각이오.
윤수찬 - 거보시오! 내가 음서출신이라고 다들 나를 무시하는데,
보시다시피 내 머리가 그리 나쁘진 않소!!
심산 - 무엇보다도 보영루 보수공사건을 은밀히 처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윤대형 - 키우는 개도 목줄을 너무 세게 틀면 사나워지는법.
가끔은 쥐고있던 목줄을 풀어줘야 주인 말을 잘듣더이다.
대왕대비 - 방금 뭐라셨습니까?
후궁을 들이라는 사림들의 상소가 빗발치다니요?
윤대형 - 승정원에 손을 써두어 아직 편전에까지 오르진않았으나, 주상께서 아실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만에하나 성심이 움직여 후궁의 몸에서 원자를 보시게 된다면..
대왕대비 - 그건 안될 말이지요. 원자는 반드시 중전의 옥체를 빌어보셔야지요.
윤대형 - 허나 *어환을 핑계로 중전마마와의 합방을 거부하신지가 이미 오래이옵니다.
이대로라면 원자생산은 요원한 일이 아니옵니까?
[*어환 : 임금의 병.]
대왕대비 - 어찌 합방일만 되면 어김없이 어환이 도지시는건지.
윤대형 - 망극하옵게도 양명군의 사저에는 이미 대감께
줄을 대려는 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하옵니다.
대왕대비 - 뭐라셨습니까?
윤대형 - 만에하나 후사를 남기지 않은 채로 승하하시기라도 한다면..
대왕대비 - 말씀을 삼가세요 영상!
주상은 아직 건재하십니다!
윤대형 - 허니 만천하에 건재하심을 드러내셔야지요.
성후가 강령해지실 기미를 보이다가도 미령해지시는 이유가 무엇이겠사옵니까?
바로 만기로 누적된 과로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대왕대비 - 해서 무슨 수라도 있는 겝니까?
윤대형 - 잠시 만기에서 벗어나시게 해드려야지요.
미욱하오나 소신이 주상의 만기를 대신해드려겠지요.
대왕대비 - 허나 주상이 순순히 따라주겠습니까?
윤대형 - 허니 마마께오서 나서주셔야지요.
이 궐 안에서 주상의 고집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분이 아니시옵니까?
또 작당하는 윤대형과 대왕대비.
훤 - *행궁이라하였소?
[*행궁 : 임금이 나들이 때에 머물던 별궁.]
윤대형 - 그렇사옵니다. 성후 미령하시어 매번 합궁 또한 성사되지 못하는 바,
잠시 골치아픈 정무를 떠나 옥체를 돌보심이..
훤 - 경들은 과인이 조금만 아야~하여도 바로 후사문제를 논하는군.
과인의 환우를 염려한 것인지 사후를 염려한 것인지 도통 모르겠소.
윤대형 - 어찌 그런 말씀을 구중에 담으시옵니까?
훤 - 허면 영상도 함께 가시겠소? 아차차.. 깜빡잊었소. 임금이 궐을 비우면 *국구가
수궁대장이 되어 궐내의 일을 책임지던 법이던가?
과인 대신 국구의 뜻대로 기무를 처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아무래도 온천욕보다는 궐에 남는 쪽을 택하겠군.
아니그렇소 영상?
자신의 생각을 훤이 간파하자 심기가 불편해진 윤대형.
형선 - 전하, 대왕대비마마께오서 알현을 처하시옵니다.
훤 - 이런.. 오늘은 과인을 찾는 이들이 많군.
어쩐지 할마마마께오서도 방금 영상이 한 말과 비슷한 말씀을 하실 것같은데
영상의 생각은 어떠하오?
대왕대비전으로 향하던 훤. 보경과 마주친다.
보경 - 납시었습니까 전하?
보경을 무시하고 지나가는 훤.
보경은 익숙한 듯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뒤따라 들어간다.
대왕대비 - 주상, 이 할미의 간곡한 청입니다.
부디 잠시나마 행궁으로 *거둥하시어 옥체를 평안히 하다오세요.
[*거둥 : 왕의 나들이.]
훤 - 송구하오나 만기가 밀려있어 불가하옵니다.
대왕대비 - 만기는 잠시 미룰 수 있으나 원자생산은 더이상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훤 - 거둥은 수많은 인력이 동원되고 국고가 낭비되는 일입니다.
대비한씨 - 주상의 강녕함을 위한 일입니다.
국가의 흥망과 만 백성의 기대가 모두 주상의 옥체가 달려있음이 아닙니까?
훤 - 하여 *문안진후를 거르지 않는 것이 아닙니까? 심려하실 정도가 아니니 두 분 모두 염려를 거두세요.
[*문안진후 : 승지들이 닷새마다 한 번씩 의원들과 입시해서 왕의 건강상태를 세밀히 점검하던 일.]
대왕대비 - 허면 어찌 이리 원자가 늦어지는겝니까?
보경 - 송구하옵니다. 신첩의 덕이 부족하고 정성이 미진한 탓에,
두 분 마마께 큰 심려를 끼쳤사옵니다.
대비한씨 - 그게 어디 중전만의 잘못이겠습니까.
주상의 환우 탓에 홀로 지낸 날이 더 많은 중전이 아니옵니까?
보경 - 아니옵니다. 주상전하를 제대로 보필치 못한 신첩의 탓이옵니다.
가식적인 보경이 싫은 훤.
대왕대비 - 저런.. 우리 중전이 가여워서 어찌할꼬...
주상, 옥체를 소홀히 하여 후사를 잇지 못하는 것 또한
군주로서의 직무유기임을 모르시진 않겠지요?
훤 - 허나 그는 하늘의 소관이지 않습니까?
대왕대비 - 노력하셔야지요. 만기야 영상도 있고
얼마 전까지 수렴청정을 한 이 사람도 있지않습니까?
훤 - *척리에게 국사를 맡기는 것 또한 군주로써 직무유기가 아닙니까?
[*척리 : 임금의 외척.]
대왕대비 - 주상, 지금 그 말씀은 누구를 겨냥한 말씀이십니까?
훤 - 겨냥이라니요 그저 일반론일 뿐입니다.
대왕대비 - 주상이 이 할미의 간청을 이토록 박대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요.
박상궁! 오늘부터 밥상을 들이지말게.
보경 - 할마마마!
대비한씨 - 어마마마! 어찌 그러시옵니까? 노여움을 푸시옵소서.
보경 - 할마마마 이는 아니될말씀이옵니다. 명을 거두어주시옵소서.
대비한씨 - 부디 할마마마의 진심을 헤아려주세요 주상.
선왕께서도 할마마마께만은 효의 도리를 다하지 않았습니까?
훤 - 행궁행차는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대비한씨 - 규모를 최소한으로 줄여가는 방법도 있지않습니까?
어환으로 이미 할마마마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어찌 더한 불효를 저지르고자 하십니까?
형선 - 전하, 상선이옵니다.
훤 - 들라.
형선 - 전하, 잠시 납시어야겠사옵니다.
그것이 중전마마께오서.... 중전마마께오서..
보경 - 부디 노여움을 거두어주시옵소서 마마!
이 모든 것이 주상전하를 제대로 보필치못한 신첩의 탓이옵니다..
부디 신첩에게 그 죄를 물으시고 절곡의 뜻을 거두어주십시옵소서!!
대왕대비전 마당 앞에서 석고대죄를 하는 보경.
훤 - 일어나세요 중전.
보경 - 전하..
훤 - 날이 춥습니다. 어서 일어나세요.
보경 - 신첩, 할마마마께오서 절곡의 뜻을 거둔다하실 때까지 일어나지 않을 것이옵니다.
훤 - 할마마마께 용서를 빌고 행궁으로 거둥할 것이옵니다.
허니 이제 그만 일어나세요.
보경 - 전하..
자리에서 일어나지만 (의도적으로) 휘청하는 보경.
그녀를 훤이 잡아주자 품에 안은 모양새가 된다.
그러자 고개를 돌리는 모든 내관, 궁녀들.
훤 - (나지막히) 안으로는 할마마마를 움직이고 밖으로는 영상을 움직인다...
아주 든든한 뒷배를 두어 좋겠소 중전?
빠져나가려는 보경의 허리를 더 세게 잡는 훤.
훤 - 지난 번에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오? 잊었다면 다시 한 번 말해주지.
훤 - (더 가까이 다가가며) 그대와 그대의 가문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이나,
내 마음까지 바리지는 마시오. 절대로! 가질 수 없을 것이니.
제대로 독기품은 훤과 눈물흘리는 보경.
6화(2) 끝!
다들 즐거운 명절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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