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직장(숲속에사과) 24-21, ‘숲속에사과’와의 인연
9월 3일, 백춘덕 아저씨는 구직 관련해서 남상에서 딸기 농사짓는 딸기탐탐 대표님을 만나 뵙고 싶어 했다. 대표님 연락처를 받아 연락하니 내일 아저씨를 한번 뵈었으면 해서 방문하기로 했다.
9월 4일, 아저씨는 고용복지센터에서 작성한 이력서와 2023년 평가서를 챙겨 딸기탐탐을 방문했다. 대표님 부부와 인사하고 아저씨의 이력을 소개했다. 아저씨는 어떤 일을 하고 싶고 할 수 있는지 생각을 전했고, 대표님은 아저씨의 이력을 토대로 적합한 곳을 알아봐 주기로 했다.
9월 13일, 마리면사무소에서 불합격 소식을 전했다. 가산점이 있었지만, 면접 점수가 많이 모자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분이 합격했단다. 허탈하지만 도리가 없었다. 서운해하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저씨는 무덤덤했다.
“떨어지길 잘했어요. 나도 가서 보니까 별로 안 하고 싶더라꼬요.”
9월 21일, 딸기탐탐 대표님의 전화를 받았다. 아저씨를 뵈었으면 하는 분이 계신다며 숲속에사과 대표님을 소개했다. 아저씨와 의논하니 멀기는 하지만 그곳에 일하러 가보고 싶다 하셔서 밤이 늦었으니 내일 연락해 보기로 했다.
9월 22일, 숲속에사과 대표님과 통화했다. 딸기탐탐 대표님에게 아저씨의 이력을 듣긴 했지만, 아저씨가 어떤 분인지 직접 만나 뵙고 짧게라도 일하면서 알아보고 싶다고 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귀농한 분들 모시고 일하기로 했으니 아저씨도 가능하면 그날에 와서 인사 나누었으면 해서 월요일 오전에 방문하기로 했다. 그래도 일하러 가는 첫날인데 준비할 것이 없는지 여쭈니 다른 장비는 다 있으나 장화는 사이즈가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챙겨오는 게 좋겠다 해서 아저씨 모시고 신발 가게에 가서 작업화를 샀다.
9월 23일, 아저씨의 첫 출근을 임우석 선생님이 도왔다. 대표님 부부와 4시간 함께 일하며 점심도 나누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저씨 편에 댁에서 드실 사과 한 봉지와 월평빌라 분들 나눠 드시라며 사과 1상자를 선물로 받았다. 아저씨는 꽤 만족해하셨고 일하는 것이 참 즐거웠다고 했다. 저녁에 대표님과 다시 통화했다.
“아저씨께서 인상이 참 좋으시더라고요. 일도 생각한 것보다 무척 잘하셨어요. 점심때 생선을 구웠는데 안 드시겠다고 해서 당황했습니다. 비린 음식을 전혀 못 잡수신다고 해서요. 일 마치고 돌아가실 때 비닐봉지에 장화를 넣으시길래 가져가시려나 했는데, 그걸 창고 안에 가져다 놓으시더라고요. 그때 내 마음이 뿌듯하니 참 좋았습니다. 농원이 그렇게 크지 않고 상시로 할 일이 있는 건 아니니 일이 있을 때 아저씨를 모시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이나 임금에 관한 부분은 서로 서운하지 않게 아내와 더 고민해 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9월 26일, 숲속에사과 대표님의 문자를 받고 아저씨와 의논한 과정이다.
‘안녕하세요? 아저씨는 우리 농장에서 일하고 싶어 하시던가요?’
‘네, 대표님 내외분 친절하셔서 너무 좋아하셨어요.’
‘다행이네요. 금요일 토요일 양일간 아저씨가 도와주셨으면 좋겠는데, 괜찮을까요? 급여는 일단 최저임금의 60% 적용해서 시급 6,000원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일하는 날은 최대한 8시간 근무하실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가능한 출퇴근은 우리가 하고요. 점심도 우리랑 같이 드시면 되겠습니다.’
‘네, 여쭤보고 답하겠습니다.’
‘일하러 가신다고 합니다. 백춘덕 아저씨 연락처입니다.’
9월 27일, 8시 15분에 아저씨의 전화를 받았다.
“지금 사장님하고 농원에 가고 있어요. 집을 잘 찾아 왔어요.”
저녁 7시 조금 넘어 아저씨가 퇴근 잘하셨는지 궁금해 연락했다.
“퇴근해서 씻고 저녁 챙겨요.”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좋았어요.”
“힘들진 않으셨어요?”
“안 힘들어요. 쉬면서 해요.”
“점심은요?”
“사장님하고 사모님하고 셋이서 먹었어요.”
“내일은 어떻게 하기로 하셨어요?”
“내일도 사장님이 태우로 집 앞에 온대요. 좀 일찍 가기로 했어요. 아침에 사장님이 전화하만 나가만 돼요.”
9월 28일, 어제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해서 한 시간 일찍 퇴근하셨다.
“오늘은 어떠셨어요?”
“괜찮았어요. 재미있어요.”
“사장님이 돈을 봉투에 넣어 주더라꼬요. 내가 갖고 있어요.”
“이틀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언제 또 가시나요?”
“사장님이 전화한다고 했어요.”
좋아서 하는 일, 재미있어서 하는 일, 아저씨는 ‘숲속에사과’에서의 일을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2024년 9월 28일 토요일, 김향
또 좋은 분과 인연이 되시길 바랍니다. 신아름
예비하신 곳으로 인도하셨기 빌며 감사합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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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장님과 사모님 인상이 선해보이고 좋았습니다. 아저씨가 그간 쌓아온 내공을 여기라면 잘 발휘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좋은 분, 좋은 곳 만났으니 마음이 놓입니다. 김향 선생님과 백춘덕 아저씨가 마음에 든다하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