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신문기사를 보고 있는데 낯익은 단어가 눈에 띄었다.
동팅호라고 써 놓고선 괄호를 쳐서 동정호(동정호)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둥팅호 라고 한 것은 중국 현지발음이고 동정호라고 한 것은 한자를 우리말
발음으로 적은 것이다. 동정호라면 두보시 '등악양루'에 나오는 그 동정호가
아닌가? 여태까지 중국을 수차례나 드나들었지만 유명한 관광지만 갔었지
문학작품에 나온 곳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회가 되면 두보가 감탄했던 악양루에
올라 동정호 경치를 한번 바라보고 싶다.
다시 신문기사로 돌아가 보자. 그래 동정호가 어쨌단 말인가?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이때 중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달부터
동정호가 있는 후난성에서 호수제방이 무너져 인근 주민 6천여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담수호인 둥팅호(동정호) 제방 일부가 예녀보다 많은 비로 무너졌다고
한다. 전날 오후부터 누수위험을 보이다 오후5시48분께 약 10m 길이 제방이 무너졌을 때
차량 18대를 밀어넣어 막아보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여 오후12시에는 220m까지 확대되었다고
한다.
고등학교때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두보의 시 '등악양루'를 다시 기억해 보자.
등악양루(登岳陽樓)
-두보-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今上岳陽樓(금상악양루)
吳楚東南拍(오초동남박)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老去有孤舟(노거유고주)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옛날 동정호에 대한 말을 들었더니,
오늘에야 악양루에 오르는구나.
오나라와 초나라가 동남쪽으로 갈라졌고,
하늘과 땅은 밤낮으로 (호수에) 떠 있도다.
친한 친구 편지 한 통 없으니,
늙어 가며 외로운 배만 있도다.
군마(軍馬)는 고향 관산의 북쪽에 있으니,
(악양루의) 난간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