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담 (우주연합) 직접 작성
우리집 막내 고양이가 오늘 드디어 수술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암컷 고양이는 몸 안의 장기 하나를 들어낸다는 점에서 위험부담도 크고 회복도 더딘지라
시간날때 해줘야지 해줘야지 하다가 미루고 미뤄져서 2살 조금 지나서야 겨우 해줬어요
주택가라 발정오는 고양이들 소리 들으면서 놀라고 덩달아 발정하면서
힘들어하는 걸 마냥 지켜봐야만 할때는
정말 내가 얘를 사랑하면서 못 할 짓을 하는구나 싶었어요.
아무튼 기록쟁이고 암컷 고양이 수술은 이렇구나 알려드리고 싶어서 오늘 하루 세세하게 관찰해보았습니다!
본문에는 애기 이름 그대로 '꼬두라미'라고 하겠습니다
'막내'라는 뜻의 순우리말 꼬두람이에요.진짜 육둥이 중에 막내라 이름이 막내 그 자체입니다 (설명충)
사족이 너무 길었네요
우선 병원에서 5시간 금식이라고 했기 때문에
새벽 2시부터 밥그릇을 비웠습니다
9시 54분 진료
수술 잘한다고 소문난 병원에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고 방문 했습니다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이 바로 케이지에 있는 꼬두라미한테 인사하시면서
-착하네
-2살이에요? 출산은 한 적 있구?(없어요)
-예쁘네.자 어디보자
딱 이 말만 하셨어요.그리고 앞발 잡고 안정제,마취 주사 놓으시고
바로 축 늘어지는 꼬두라미 데리고 수술실로 들어가시는ㅇㅅㅇ!
보통 선접수-후진료인데 수술실 데려가고 20분 정도 걸린다는 안내와 함께 데스크에서 뒤늦게 접수
10시 10분 수술 끝
마취가 아직 덜 풀린 꼬두라미를 책상 위에 놓고 간단한 설명을 듣는데
10시 16분
금세 마취깨서 고개를 살짝 움직입니다
의사 선생님도 오우 얘는 회복이 빠르다~하시며...ㅎㅎㅎ
아 참 병원에서 넥카라 안 했어요.
5일치 약 주시면서 다시 내원해서 후처치 안해도 된다.수술부위를 잘 봉합하고 처치했기 때문에
특별히 까탈스런 아이가 아니라면 핥지도 않는다고 하셨거든요
중성화수술 비용은 카드/현금 동일하게 25만원이라고 하셨어요!
10시 22분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중간중간 케이지 들여다보는데
이제 눈도 마취 풀려서 굴리고 하더군요.정거장 내렸을때는 벌써 다 깨서 아프다고 울었습니다
10시 37분
집 도착해서 큰 방에 혼자 둠.
비틀거리는 정도가 심하고 불안해하기에 바로 엄빠냥이랑 같은 공간에 둘 수 없었어요
11시 5분
츄르 조금 먹고 물 손에 찍어서 입에 대주니 잘 받아먹음
11시 10분
엄빠냥이 큰 방에 같이 들여보냄
11시 15분
미리 깔아놓은 수건에 소량으로 오줌 눔
11시 19분
수술 후 처음으로 구토
11시 22분
비틀거리는 건 많이 나아짐
11시 26분
큰 방을 모델하우스 둘러보듯 여유롭게 둘러봄
11시 27분
입을 연신 쩝쩝거리더니 2번째 구토를 함
(1번째보다 양이 많고 구토하기 전 울렁거림이 심해서 맴찢)
11시 31분
방을 관찰하다가 기우뚱해서 옆에 엎드려있던 아빠냥이한테 쓰러졌는데
아빠냥이가 먼저 수술해 본 선배같은 포스로 꼬두라미를 핥아줬습니다.
/가족냥이랑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보람 중 하나/
11시 35분
세번째 구토
11시 47분
어느정도 마취가 풀린 듯 해서 큰 방 문을 열었습니다.
종종 걸음으로 자기방 들어가서 화장실에 자리잡고 얼른 소변을 보더군요
/근데 평소에 깔끔하게 뒷처리하는 애가 모래로 덮지도 못하고 화장실 나와서 구토를 또 하는데 집사 맴찢/
11시 51분
이제 발걸음은 원래 페이스 회복했고
거실에 덩그러니 놓여진 케이지 냄새를 맡으면서 신기해합니다
방금 전까지 네가 있던 그 케이지..
11시 57분
거실에 있는 제기함위로 한번에 점프해서 깔끔하게 착지
집사가 사실 수술후에 하루종일 지켜봐야겠다 생각한건 평소에 너무 활동적인 꼬두라미 때문이에요
뭔 애가 마취 거의 다 풀리자마자 장롱이나 어디든 올라가려고 높이를 가늠하는지
12시 23분
자꾸 장롱위로 올라가고 싶어하길래 큰방 창문을 열었더니
창틀에 점프,창틀에서 바로 장롱으로 점프해서 만족스러운지 포효를 했습니다
12시 34분
잘 자다가 갑자기 낑낑대면서 장롱위에서 구토
12시 50분
자다가 뭔가 또 답답한지 장롱에서 아래 놓여진 박스로 착지
1시 27분
거실 방석위에서 자다가 낑낑대더니 다시 구토
2시 30분
계속 입을 쩝쩝거리면서 집 전체를 뽈뽈 돌아다니더니 다시 구토
2시 40분~2시 46분
손에 물 찍어서 약 50회 정도 물을 먹임
2시 47분
다시 구토
2시 48분
다리 사이에 자리잡고 잠을 청함
2시 50분
수술 부위가 아픈지 평소처럼 편한 자세로 눕지는 못하고
어정쩡한 자세로 자세를 바꿔가면서 뒤척임
2시 55분
드디어 수술 후 처음으로 편안히 숙면
목에 손을 대봤는데 고롱고롱 울더군요
4시 44분
잠은 어느정도 잔 것 같길래
츄르 1개를 입가에 대주니 순식간에 다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엄빠냥이랑도 서로 냄새맡고 경계안하고 ㅎㅎㅎ
6시 10분
책상 위 책꽂이에 자리잡고 낮잠
일단 수술부위를 핥지는 않고
마취깰때부터 느꼈지만 회복이 굉장히 빠르구요
엄빠고양이랑 같이 사니까 불안함도 빨리 해갈되는 느낌이고
엄빠가 낯설어서 경계를 하면 집사 품으로 와서 잠투정을 하더라구요
약은 오늘 저녁부터 먹이고 무엇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배변을 잘 하도록 주말,연휴동안 신경쓸 계획이에요
암컷 고양이 구토를 너무 많이 하고 상처 부위가 도드라져서 맴찢 온종일 신경쓰임..ㅜㅜ
애동과 함께하는 여러분
모두 애동과 행복하세요!
첫댓글 확실히 수컷 중성화랑은 다르네요ㅠㅠ저희집 수컷들은 두마리 다 마취에서 깬 후로 정말 아무렇지도 않더라구요. 암컷을 엄청 돌봐줘야겠어요ㅠㅠㅠ
저희 냥이들은 중성화하고 병원에서 3-4일 있어서 몰랐는데 생각보다 구토가 많네요ㅠ 맘아프게ㅜ 언능 괜찮아지길!! 바라요!!
우리 둘째는 구토 안했는데 다만 너무 예민한 아이라 아파서 신경질 엄청 냈어요 ㅠㅠㅠㅠㅠㅠ 지금 아가는 괜찮아 졌나요?저희도 얼마전에 막냉이 땅콩뗐어요 ㅠㅠ 하고 스프레이 하는 바람에 ㅠㅠㅠㅠ
랜선집사라 잘 몰랐는데 암컷 중성화 수술은 고양이한테 부담이 많이 가나봐용ㅠㅠㅠㅠㅠ애기 계속 토하고 힘들어하는거 보니까 맴찢이네용ㅜㅜㅜㅜ구래도 수술하고나면 발정기때 받는 스트레스 같은게 사라지니까용ㅜㅜㅜㅜ얼렁 나아서 다시 활발한 냥냥이로 돌아오길 바라요...!!
저 조그만 몸에 몸 안에 장기를 드러낸거라서..무리이긴 무리인가봐요.ㅠㅠ 구토를 생각보다 많이 했네요 ㅠㅠㅠㅠ
구토를 왜하는거에요?ㅠㅠㅠ 맴찢....
저희 냥이는 수술후 바로 나오지 않고 입원실에서 경과보면서 영양주사도 맞고 한시간 뒤에 나왔어요 집에 와서도 바로 안먹고 몇시간 뒤에 물이랑 먹였던것 같아요...
에구... 저희는 수컷 두마리였는데도 안쓰러 죽을뻔 했는데 암컷은 오죽할까요... 집사님 홧팅! 꼬두라미 홧팅!
울집 막내도 지금 6개월 돼서 이제 곧 수술 날짜 잡으려는데 걱정이 많아요 ㅠㅠ 수컷이라 암컷보단 회복이 빠르다지만 첫째 수술하고 나서 우울증 걸렸는지 계속 이상행동하고(첫째는 길냥이였던 아이라 나이 많을때 했거든요) 살도 엄청나게 쪄버리고.. 거의 2배 이상;; 막내도 발정 오기 전에 해줘야 하는데 첫째때 겪었던 기억때문에 계속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예요 ㅜㅜ
저희 첫째도 여자아인데 수술 후에 하루 입원하고 나왔어요ㅜㅜ 의사선생님이 항생제도 약도 맞고 회복경과 봐야된다고 추천하셔서..
근데 낯선환경이라 애가 스트레스 받아서 뭘 먹지를 않아서 수액맞았다 하더라구요ㅠ 그래도 집에 와서는 차분히 잘 지내고 밥도 먹고 그랬어요ㅜㅜ 조그만 아이가 수술하고와서 회복하는거 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우리 애기두 여아인데 수술하고 구토 한번도 안했눈데 이 아가는 구토를 많이 했네요. 집사님 고생하셨겠어요. 이제 편안하게 오래오래 잘 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