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을 걸어온 이 시대의 명창 안숙선, 깊이가 다른 감동을 만나다. 최고의 찬사만을 골라 붙여도 모자란 이 시대 최고 안숙선 명창과 함께하는 소리극 <남산 골 변강쇠뎐>을 준비하여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판을 벌이고자 한다. 국악계의 프리마돈나라고 불리는 안숙선 명창은 우리 국악을 대중 가까이 끌어들이는데 일등공신이다. 치맛자락 부여잡고 때로는 애끓듯, 때로는 애 간장 녹이듯이 온몸으로 혼신을 다하는, 혼을 담은 소리를 내뿜는 아름답고 감동스러운 소리를 12월 남산골에서 열흘 동안 만나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사랑가 <남산골 변강쇠뎐> 서울 남산골에 장승을 세우는 날이다. 장승은 다름 아닌 강쇠와 옹녀다. 그런데, 왜 강쇠와 옹녀인가? 누가 그 둘을 세운 게 아니라, 장승을 세운다는 말을 듣고는 그 둘이 제일 먼저 떡 허니, 자리를 잡은 것이다. 둘은 당대의 소리꾼 안숙선 명창과 함께 자신들의 사연을 보여준다. 모두가 익히 아는 <변강쇠전> 이야기에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 ‘변강쇠’, ‘옹녀’라는 말을 들먹거린다면 반응이 어떠한가? 누군가는 얼굴을 붉히기도, 누군가는 키득키득 웃을 뿐 진지한 표정을 지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둘은 저 밑바닥 어딘가에 감춰둬야만 하는 본능일 뿐인가. 그 본능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인가? 전해오는 <변강쇠가>등의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면 결코 둘의 이야기가 음담패설만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슬픔마저 느끼게 하는 남녀의 이야기이다. 다만, 둘은 본능을 남보다 조금은 많이 발산한 삶이었을 뿐이다. 둘이 사랑한 시대를 지나, 요즘의 시각으로 보자면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부럽기도 하다. 둘은 일단, 섹시한 존재들이니까 말이다. 아마도 그 시절에도 강쇠와 옹녀를 부러워하는 시각도 분명 있지 않았을까. 강쇠가 죽으며 한 유언은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한마디로 ‘옹녀를 건드리는 놈은 죽는다’ 임에도 많은 남자들은 달려든다. 옹녀라는 인물은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함께 지닌 존재라 볼 수 있다. 건드리면 죽는다는 데도 건드리고 죽어도 한이 없을 만큼 매혹적인 것; 그것은 옹녀가 아니라 우리 안에 꿈틀거리고 있는 본능이다.
출연자 소개
안숙선 - 도창 유수정 - 도창 윤충일 - 봉사, 각설이대장, 가객, 거사, 엿장수 임현빈 - 강쇠, 뎁득이 김지숙 - 옹녀 김유경 - 방창 천주미 - 방창 오단해 - 중, 초라니, 옴생원
백현호 - 고수 신현석 - 해금 신현식 - 아쟁 최영훈 - 거문고 이현주 - 대금
<안숙선 명창 출연일정> 12. 19, 21-22, 24-26, 28 (총7회) ※출연진은 일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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