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는 정말 추웠다.
눈이 펑펑오고 있었고겨울바람이 너무 매서워 볼과 코가 빨갛게달아올랐다.
보통 같으면 6시에 수업이 끝나고 헬스장에가기 위한준비를 했겠지만,
오늘은 신부님에게 받은수지 에니어그램에서4번이 나온 분들과모임을 하는날이었다.
나도 4번이 나오기는했지만, 의심아닌 의심을받고 있던 터라모임에서 무슨 말을해야 할지고민이 정말많이 되었다.
다행히 드레스코드와 모임에서 얘기할 주제를 내주셔서 준비할 시간은 있었다.
드레스코드는 크리스마스 그리고 이야기 주제는 인생작품.
사실 주제를 내주시고 모임 당일까지 거의 일주일에 시간이 있기는 했지만
워낙에 고민이 많아서일까 당일 새벽까지 내 인생작품을 나열해놓고 하나하나 내용과 느낀 점을 적었다.
물론 그렇게 준비를 하고서도 모임장소까지 정리가 안 돼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하나둘 도착하고 나서 식사주문을 끝낸 뒤부터 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어쩌다 보니 내가 처음으로 얘기하게 됐는데 말하기 직전까지도 고민하다 그나마 내용을 잘 알고 많이 봤던 작품으로 입을 뗐다.
내가 말한 내 인생 작품은 레미제라블로 빅토르 위고가 쓴 프랑스 혁명 전후의 배경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사실 줄거리는 말할 것도 없는 작품이지만 나에게 더 매력적으로 영화의 분위기와 음악이었다.
원작 뮤지컬의 넘버는 대부분 수록되기도 했고 당시 역사적 고증을 완벽히 해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어찌저찌 내 얘기를 끝내고, 다른 분들의 인생 작품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매트릭스, 캐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나의 아저씨 등.
영화뿐만이 아니라 본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책들과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모임을 하면서 든 생각은 같은 4번으로 모였지만 정말 한 사람 한 사람 자신만의 색깔과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날의 모임이 너무 즐거웠던 것 같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어찌 보면 간접적으로 체험할 기회라 생각한다.
우리가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과 어찌보면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살면서 모든것을 경험하며 살수는 없기에 이러한 간접 경험을 통해 조금이나마 세상을 더 넓은 눈으로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삶과 입장을 이해할수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