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나들이
5월 20일 대구동문들이 동해안 봄나들이를 했다
봄바람아 불어라
불어서
노인들의 날래를 펄럭여 보아라
바람에 날리지 않거든
태풍같이 불어라
그래도 노인들은 움직이지 않으려 하네
이따금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게 가슴 답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러한 답답함이 나이가 들수록 더 잦아지고 깊어진다.
그래서 탈속하고 싶다. 그러나 그게 마음데로 잘 안 된다.
세상사를 잊는 데는 친구들을 만나 떠들고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 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들은 봄나들이를 준비했다.
나들이 길은 포항 호미곶 절경에서 그 동안의 먼지를 다 털어내고, 감포에서 술 한 잔(실은 여러 잔) 곁들여 중식 후 문무대왕 수중능 앞에가서 바람을 쇤 다음, 경주박물관에 전시중인 중국섬서역사박물관 소장 당나라 시대 명품을 관람하고 경주 최부자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로 정했다.
이날 특기할 사항은 서울의 이의익 동문이 참석했다.
이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 사람인가.
여전히 건강하고 헨섬하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동해안으로 가는 도중 포항에서 김태랑 동문이 합승했다.
그는 한동안 건강이 나빠 동기회에 나타나지 못했는데 이제 완쾌되었으므로 앞으로는 열심히 나오겠단다.
건강해 보였고 완쾌되었다니 심히 다행한 일이다.
우리 모두 건강해야겠다.
와촌 휴게소
오전 9시 동아쇼핑센터 앞에서 출발이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투명하다.
그런데 친구들이 도착하는 쪽쪽 대기한 버스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모여서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한 장 찍을 수 없었다.
그래서 누가 참석했는지 일일이 다 점검도 하지 못한 체 다만 앞차에 40명, 뒤차에 17명이 분승하고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출발했다. 포항에서 김태랑이 승차한다면 모두 58명이된다.
금년에는 우리들의 나이를 생각해서 술은 점심부터 시작하기로 하여 출발할 때 차에 술을 싣지 않았더니 역시 약간 아쉬워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었지만 대다수의 반응은 좋았다고 한다.
와촌 휴게소에서 비로서 참석한 면면을 살펴보니 강길태, 강민본, 강석호, 권정환, 김덕, 김영관, 김영국, 김우홍, 김응조, 김이원, 김재만, 김중강, 김태랑, 김홍조, 도기칠, 박재언, 박종근, 배창묵, 서기성, 안승완, 이광월, 이방웅, 이병덕, 이성홍, 이영수, 이융창, 이의익, 이충구, 정봉호, 정재운, 정해명, 조병로, 조순희, 조용석, 조용수, 채경수, 최영진, 한현철, 황영일, 허염 이상 40명이다, 이중 부인을 동반한 친구가 18명인데 그 짝을 다 찾지 못해 거명을 생략한다(총무 이거 영 자격없다). 다만, 김융길은 갑작스런 사정이 생겨 부인만 참석하셨다.
이의익 동문과 서로 안부를 ...........
금연 못한 친구들
아직도 몇면 친구들은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다.
아니 끊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조용수 동문은 담배를 피지 않는다.
다시 출발하기 전에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술 사달래나 밥 사달래나
술 사주고 밥 사주고 먼지 털어준다는데
이런 좋은 날에 왜 안 나와?
11시 드디어 호미곶에 도착
12시까지 자유관광 시간을 주었다.
자유시간을 주어 뿔뿔이 흩어지는 바람에 사진촬영을 영 못하게 되었다.
먼저 새천년 기념관으로 ...
새천년 기념관의 전망대는 4층이다.
계단은 있으나 승강기가 한대 밖에 없어 60여명이 분승하자니 나는 자연 꼴지 일 수 밖에 없어 내가 올라갔을 때는 우리 일행의 거의 다 내려가버린 후 였다.
자유시간을 주어버린 탓에 삼삼오오로 흩어져 버린데다 승강기의 제한 때문에 사진이 더욱 곤란해 젔다.
겨우 한 일행을 잡을 수 있었는데 김영국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부인으로부터 강한(?) 신문을 받고 쩔쩔 맨다.
동해안 호미곶
가장 뒤처진 친구들과 함께
간신히 해변에서 꼬리를 따라 잡고
저게 뭐지?
카메라를 의식하고
정담
등대박물관
그러나 모두들 해변을 따라 거닐었고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는 친구들은 없었다.
12시가 다 되어 대기한 버스 쪽으로 가는데 여기서 몇 사람들을 잡고 촬영을 하려 하자 이 곳 장내 정리원인 듯한 젊은이가 자청하여 사진을 찍어주겠다기에 오랫만에 나도 사진을 찍히게 되었다.
오후 1시경에 감포에 도착했다.
참 맛 있는 점심, 아니 술이다. 밥맛보다 술맛이 더 좋단다.
이날 주류대 일체는 이성홍 동문이 전부 부담했다.
동문들의 친목을 위해 언제나 애써주고 염려해 주시는 마음
항상 고맙습니다.
여자분들도 밥 보단 술이 먼저....아니 회가 먼저든가?.
복이 있는 친구들
내가 사진을 찍기에 좋은 위치에 앉은 친구들이란 말이다.
김덕, 이성홍
김우홍, 이의익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까
이방웅, 이충구, 정재운
가위바위보 하여 이긴 사람이 술을 마시는건가 진 사람이 술을 마시는 건가.
강길태, 오랫만에 나온 김태랑
내 앞 쪽에는 여자분 3분이 앉았는데 그 중 왼쪽 분은 조순희 부인이고 오른 쪽 얼굴이 가려진 분은 정재운의 부인으로 잘 알고 있으나 가운데 분은 오늘 처음 보는 분 같아 인사시켜 달랬더니 까밀라 자매님(정재운 부인)께서 김덕의 부인이라고 소개해 주었다.
그래서 기념으로 한 컷.
그런데 소개해 준 까밀라 자매닌도 소개턱으로 한 컷 촬영하긴 했는데 사양하시는 바람에 결국 사진이 흔들려버려 여기 올릴 수가 없게 됬다.
남편을 등산 보낼 때 꼭 복분자를 들려서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그 효과가 줄어들까 걱정된다ㅎㅎㅎ
회장 서기성 부인과 김홍조 부인
강석호, 조용석, 이융창
나머지 개인별 사진은 모두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방해할 것 같아 모두 생략하기로 했다. 사실은 그게 아닌뎅............
문무대왕 수중왕능 앞에서
해변으로 잘 가는가 싶더니
수중왕능을 눈 앞에 두고 더 내려가기를 머뭇거린다.
모두들 왜 그런가.
나이 때문에? 거......참
머뭇거리는 친구들
어디서 낫는지 모두들 아이스크림을 한 개씩 들고 있다
자갈밭 걷기보담 아이스크림이 더 낫나보다
아이스크림 파티
알고보니 바닷가에 내려가지 않는 것은 아이스크림 파티 때문이었다.
이 파티에 서기성 회장의 주머니가 털렸다.
오직 한 사람 멋쟁이 정봉호
걸어야지 하면
앉아서 보는게 낫다는 사람들
예정된 시간에 경주발물관에 도착했다
중국 섬서역사박물관은 周, 秦, 漢, 唐 등 13왕조의 수도였던 서안시에 자리잡고 있는 박물관으로서 이번 경주전시회는 당의 수도였던 국제도시 장안과 장안 사람들의 모습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명품을 전시하는데 같은 시대의 신라 문화와 비교 감상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광고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들의 말 처럼 안목이 낮아서 인지 전시물의 크기가 작아서 인지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소가 끄는 수레 -- 말이 끄는 수레보다 좀 더 여류롭게 보인다
눈길이 가는 것은 특히 여자 상이 풍만하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날씬 한 것 보담 풍만한 것이 미인으로 여겨 풍만 한 것이 유행했단다.
하단의 왼쪽 여자는 남장한 여자상이란다. 요즈음 남자가 여자 되고싶은 사정과 반대이다.
자루 달린 향로란다. 자루가 왜 필요한지 그 용도가 궁금하고, 은제 수저는 숫가락 자루가 휘어진 것이 이상하다, 바둑알은 지금것 보다 상당히 작다 바둑판은 유품이 아니다.
십이지상
카메라 앵글이 가장 오른 쪽에 있는 쥐띠상을 넣지 못했다
별 볼것 없어
최부자집으로 가세
박물관을 마지막으로 나오는 친구들을 잡고
최부자집
한 가문이 12대나 이어가며 부를 유지한 것은 인류 역사상 오직 경주최부자집 뿐이라고 한다.
현재 소유권은 영남대학교재단에 속한단다.
최부자에 관한 숫한 이야기를 다 할 수 없고 다만 修身齊家의 방도로서 여섯가지 修身 "六然"과 여섯가지 행동지침 "六訓" 간략히 기록해 본다.
육연
自處超然--스스로 초연하게 지내고 (세속을 초월하는 경지)
對人靄然--남에게 온화하게 대하며 (누구에게나 평등한 마음가짐)
無事澄然--일이 없을 때 마음을 맑게 가지고 (잡념을 자제)
有事敢然--일을 당해서는 용감하게 대처하며 (임전무퇴)
得意淡然--성공했을 때는 담담하게 행동하고 (경거망동을 삼가)
失意泰然--실의에 빠졌을 때는 태연히 행동하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육훈
과거를 보되 진사이상 벼슬을 하지 말 것
(양반 자격 유지를 위한 학문수행에는 정진하되 부와 권력을 동시에 누리려는 과욕은 삼가하라.)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상한으로 정한 만석을 초과할 경우에는 초과된 소작료를 도려주고, 만석 이상의 부를 축적하지 말라.)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상대방의 어려움을 자신의 부의 증식에 이용하지 말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교통통신이 발달하지 못했던 그 시절, 지나는 과객은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고 세상의 흐름을 알려주는 메신저였으며, 이들을 통한 새로운 정보습득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지식정보경영이 숨겨져 있다.)
주변 100리 안에 굶은 사람이 없도록 하라
(흉년이 들면 사방백리(동 : 동해안, 서 : 영천, 남 : 울산, 북 : 포항)의 어려운 이웃에 베품으로써 이웃의 인심을 얻고 가문의 덕을 쌓이라)
시집 온 며느리들은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
(최 부자집 며느리들은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집안의 전통인 부지런함과 절약정신을 기르친 것이다.)
대문 앞 골목길
양쪽으로 주차가 가능할 정도로 넓직하다
문화해설사의 해설
문화해설사는 우리 2년 후배란다
선배님들을 모시고 해설하게 된 것이 영광스럽다며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덕분에 다른 광광객들도 끼어들어 경청한다.
여기서 카메라의 밧테리가 바닥이 나버려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가 없게 도어 버렸다.
아마도 박물관 실내에서 너무 낭비한 것 같다.
그나마 여기 쯤에서 바닥이 난 것이 참 다행이다.
오후 7시
예정시간에 맞추어 반월당에 도착했다.
미리 주문한 예전식당으로 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가원 김중강 원장이 식대 30만원을 협찬하여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이자리를 빌어 김원장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올려놓으신 사진을 볼때마다 느낍니다.
사진의 색상이 너무나도 선명하고 아름다워서
실례입니다 마는 사용중이신 카메라의 기종(렌즈포함)을
좀 알려 주실수 없는지요.
아름답게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kodak-z8612 is라는 컴팩트카메라 이고 DSLR이 아니어서 렌즈 따로 없습니다.
빛이 좋은 날은 힘을 쓰나 실내나 어두운 날은 영 꽝입니다. 흐린날에 찍은 것은 샤픈을 약간 줍니다.
화질도 낮고 속도가 느려서 불편하나 색감 맘에 들고 작고 가볍고 줌 기능 때문에 산행을 할 때나 친구들과 함께할 때 가지고 다니지요.
원래 A900+2470ZA가 매인이 이었으나 너무 무거워서 저 아래 황매산 사진처럼 나홀로 출사가 아니면 가지고 다니지 않게 되네요.
친절하게 자세히 아르켜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