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여수 규제지역 해제에도 청약 대거 미달로 속수무책이다.
비즈니스워치|이하은|2022.07.21.
규제 완화도 청약 열기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대구와 전남 여수 등이 여전히 저조한 분양 실적을 보였다. 최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들이 대거 미달 사태를 맞았다.
공급이 많아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대구의 경우 분양시장이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출 등의 규제는 완화됐지만, 금리 인상 탓에 수요자들도 선뜻 매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 규제 완화했지만 무더기 미달이 속출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9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대구 남구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는 967가구를 모집하는데 177명이 신청했다. 모든 주택형에서 미달이 발생하면서 완판까지 790가구를 더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정대상지역으로 각종 규제를 받던 작년보다도 저조한 실적이다. 현대건설은 작년 2월 이 지역에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1차'를 분양했다. 당시 532가구 모집에 5817가구가 청약하며 경쟁률이 10.9대 1에 달했다.
이들 단지는 분양 시기에 1년6개월의 차이가 있지만, 분양가는 비슷하다. 전용 84㎡ 기준 대명 센트럴 1차는 5억1500만~5억6500만원에 분양했고, 이번에 분양한 2차는 5억4500만~5억8500만원이었다.
오히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 비규제지역이 된 현재 청약 열기는 더 시들하다. 이 지역은 현재 재당첨 제한 등 청약 규제에서 자유롭고, 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대건설은 모집공고 당시 최초 계약금을 1000만원으로 축소하고, 중도금 4~6회차에 무이자 대출 혜택까지 제공했다. 마찬가지로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난 대구 북구 '태왕아너스 프리미어' 역시 대규모 미달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134가구 모집에 단 17가구만 청약했다.
대구와 함께 비규제지역이 된 전남 여수 '더로제아델리움 해양공원'도 모집가구를 다 채우지 못했다. 지난 19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 174가구 중 89가구가 미달했다. 이 단지는 중도금 전체에 무이자 대출을 제공했지만,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2. 대출규제보다 무서운 것이 금리 인상이다.
조정대상지역 해제에도 수요자들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는 최근 급격히 인상된 금리의 영향이 크다. 비규제지역이 되면서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 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는 완화했지만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상승했다. 조만간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관련기사:2030세대에 낯선 고금리, 버틸 수 있을까?…영끌족 '시름'(7월14일)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양도세 완화 정책 등으로 인해 다주택자보다는 실수요자가 주택 거래에 더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무주택 실수요자의 경우 규제 완화의 영향보다는 대출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을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지역 지정 이후 수년간 침체가 이어진 탓에 갑자기 매수세로 돌아서긴 어렵다는 분석이 다수다. 전문가들은 수요 회복과 집값 하락이 멈출 때까지 한동안 관망세가 지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거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던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 시장이 갑자기 반응한 적이 없다"면서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역들은 전매제한이 없어졌기 때문에 차차 수요가 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는 기존에도 공급이 풍부한 데다 앞으로 예정된 분양물량도 많아 수요자들이 섣불리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대구에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11만가구가 분양했고, 올해도 3만여 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자본력이 되는 사람은 서울 등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곳에 투자를 하려고 할것이고 실수요자들은 금리 인상에 대출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대구의 경우 미분양주택이 쌓이고 있어서 당장 분양시장이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하은 (lee@bizwatch.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