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8
8월 27일 7일째
민박집 조그만 창 너머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우산이 없음 젖을 비…
남이 해주는 음식이라 이리 맛난 걸까?
흰밥과 된장국, 김, 김치, 밑반찬들 특히 멸치 복음…
우리 집에서도 잘 못 먹는 멸치 볶음을 먹다니…
상세한 설영과 함께 건네주시는 버스 노선표.
오늘은 빅토리아 & 앨버트 박물관을 가볼 생각이다.
543번 정류장과 불과 20M 정도 떨어진 민박집…
런던가자민박...오고 가기에 무척 편리하다.
2.5파운드로 원데이 버스 티켓을 샀다.
피카들리 써커스에서 14번 버스를 갈아 타야 박물관에 갈 수 있다.
음? 버스에 뭔가 다른 점이 있네?
사진을 보면 다른 이들도 알아 볼 수 있을까?
질문 하나….저기 저 버스 유리창 위 빨래줄 같은 빨간 줄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나 여기서 내려요… 필요할 때 잡아당기면 땡~하고 맑은 소리가 난다.
베르겐 버스에서 봤던 것과 같은 용도이지만 그림이 틀리다…
런던에 와서 이제서야 버스를 타보는 나로서는 작은 것 하나도 색다르다.
런던… 참 좋다.
다양한 색깔들…후훗… 피부색을 말함이다.
백인, 황인, 흑인… 보기 좋게 어우러진 도시…
이들의 다양함이 내겐 늘 좋게만 보인다.
다양함을 받아들이는 여유 있는 사고 방식이 좋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영국인들이 누렸던 대부분의 영광과 문화가 식민지로부터 착취했던 것이지만 반면 이질 문화와의 융화, 흡수로부터 저 진보된 발전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의회 민주주의의 발상지이기도 한 영국의 이름이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수용으로 더 빛을 발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하나. 다양한 사람들이 즐기는 다양한 음식들.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태국, 특히 인도 음식… 런던에서 맛본 이들 동남아 음식이 런던에 올 때마다 나를 흥분 상태로 몰고 간다. 물론 차이나 타운에서 먹는 중국 음식도 별미이지만…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 입구에 매달려 있는 저 샹들리에… 혹 깨어질까…
어떻게 저 걸 만들었을지.
혹자는 대영 박물관에 비하면 공예품 박물관인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이 지루하다고 하겠지만 대영이 번듯한 사람의 겉모습과 같다면 여기는 신체 내부 기관이라고나 할까?
실생활에 사용된 모든 기물들이 시대별, 상황별로 일목 요연하게 전시된 것이
10:00~17:45인 관람 시간을 보내고도“오늘 문을 닫습니다” 이 소리에 아쉬움만 남는다.
Materials&Techniues 관…특히 3층 악기 전시실이나 텍스타일 전시실에 가보면 이 분야에서 일하는 후손들이 과거의 영감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할 수 있도록 조명등을 갖춘 탁자 등…관람자를 위한 많은 배려가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Modern관…20세기 현대 디자인의 흐름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데다가 전시물 사이에서 “김정후”라는 한국 장신구 작가의 작품을 발견했을 때 놀람과 함께 남았던 아쉬움…
더 많은 한국 이름으로 계속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에…
박물관 중정 야외 카페에서 빗줄기를 즐기며 마시는 커피의 그윽함… 이번 여행 간간이 내리는 비가 좋다.
여기서는 심심치 않게 한국 사람인 듯한 이들을 만나게 된다.
유치원을 다니는 듯한 여자 아이와 함께 온 젊은 엄마… 내 사진도 잘 찍어줬다.
아마도 부모님과 함께 온 나들이인 듯하다.
화집을 펼치고 나신의 여인상을 스케치하는 한국 여학생…
고등학교 시절 경복궁에서 야외 사생 대회가 있을 때면 옆에 와서 그림을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했었는데
저 여학생은 참 씩씩하다…
여행을 준비 할 때 친구가 했던 말… 이번 여행… 너를 위해서 뭔가 기분 좋은 일을 해보렴…
맛난 음식이 좋겠다고 결정했다..
8시 30분에 시작하는 뮤지컬 Mamma mia 를 보기까지 맛있어 보이는 식당 찾기에 나서
전채, 메인, 후식 셋트에 16파운드(물, 커피는 별도이다) 메뉴판을 보고 드디어 태국 식당에 들어섰다.
붉은 고추가 잔뜩 들어간 스파이시한 메인 요리도 우리 입맛엔 그리 맵지 않다.
내가 너무 잘 먹고 있어서 나의 국적이 의심스러운지 수근 거린다.
망고 무스에 커피로 마무리한 태국 음식… 좋다.
Mamma mia…
그리스의 한 섬… 결혼을 앞 둔 딸과 엄마 사이에 벌어지는 “진짜 아버지 가려내기”
스웨덴의 인기 그룹 ABBA 노래가 주 대사로 사용된다면 대강의 윤곽이 잡히시는지.
자유 연애주의자인 엄마, 낭만적 결혼관의 딸…
딸애와 나도 언젠가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이 비슷한 상황에 이르게 되진 않을까?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는 것이 선택의 동기가 된 Mamma mia.
오페라의 유령처럼 애절하지도 않고 레미제라블처럼 웅장하지도 않지만 불과 20여명의 출연진이 온 몸으로 전하는 열정과 ABBA의 음악만으로도 160분의 시간이 흥겨운, 감동이 큰 뮤지컬임을 말하고 싶다. 특히 이번 런던 공연의 출연자들의 완벽함…엄마 도나의 화려한 발성과 친구 타냐의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춤 동작, 로지의 풍부한 표정 연기…
손끝 하나하나의 동작에도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의 열정에 가사 전달이 제대로 될 리 없는 상황에서도 그 열기에 빠져 들게 된다. 22곡 ABBA의 노래 때문이었을까?
막바지 절정 부분에서는 나도 일어나 리듬에 몸을 맡기고…
휴우~ 오늘도 또 늦었다.
극장을 빠져 나온 시간이 11시 20분. 늦은 시간이라 버스도 띄엄 띄엄…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인데도 주인장은 여전히 웃는 얼굴이시다.
내 방엔 그사이 새 식구가 들어왔다.
직장 선후배라고…
영국 집중 탐구가 열흘 남짓한 여행의 목적이란다. 요즘 친구들 참 현명하다.
찍고 도는 앨범 형 여행이 아닌 주제가 있는 여행을 하고…
한편 세월이 참 좋아졌다는 생각도 든다. 내 10여 년의 직장 생활 시절엔 이런 여유를 꿈꾸기도 힘들었다.
하긴 그땐 20세기였고 지금은 21세기… 세기가 달라졌으니까…
주 5일 근무가 세상을 달라지게 한다.
첫댓글 전 런던을 두번이나 갔지만...빅토리아 앨버트를 아직도 안갔답니다.^^; 그리고 맘마미아 진짜 보고 싶네요 오페라의 유령이랑 위 윌 락 유는 봤는데.... 아직 맘마미아는 못봤어요 ㅜ.ㅜ 비싸더라구요^^ 좋네요^^ 다음여행기도 기대할게요^^
난 V&A 갔지롱..ㅋㅋ 한국관보고...또 삼성의 이름에 놀랐었죠. 처음에 샹들리엔지 풍선아트로 보였었다죠. 크크크 여해기 잘봤습니다 ^-^; 갑자기 영국이 또 그리워지는...맨날 그리워 해요 ㅠ.ㅠ
맘마미아 잼나져?^^ 멋진사진들이 기분좋게하네요.... 이색적인 하차 버튼^^ 담 여행기 얼른 읽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