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도장
임문혁
몇 해 전에
선물로 받은
상아도장
뽀오얀 젖빛 매끄러운 몸매
야물기가 차돌 같던
상아도장
아무리 보아도
어느 틈에 물 한 방울
바람 한 줄기
스며들 틈 전혀 없을 것 같았었는데
매일매일
새빨간 인주와 입맞추더니
어느 틈에 피가 돌고 숨이 스미어
온몸이 발그레 수줍게 붉고
능소화 송이송이 피어났구나
상아도장처럼 뽀오얀 얼굴
야물기가 차돌 같던 여자
아무리 생각해도
말 한마디, 마음 한 줄기
스며들 틈 전혀 없을 것 같았었는데
인주처럼 붉은 내 마음
스미고 또 스미었더라면
내 사랑도 능소화로
송이송이 피어났을까
―《우리시》200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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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기서 시를 만나니 정말 반갑네요 뵙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