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달력
고대 이집트에서는 나일강 범람하는 날 기준으로 1년 길이 파악했죠
입력 : 2022.11.29 03:30 조선일보
달력
▲ 달력 개정을 위한 교황 그레고리오 13세의 칙서. /위키피디아
조선시대의 이름난 재상이었던 서애 류성룡(1542~1607)이 쓰던 책력(冊曆)이 최근 일본으로부터 환수됐어요. 책력이란 책자 형식의 달력을 말하는데요. 이번에 환수된 류성룡의 책력에는 이순신이 전사했을 당시의 내용도 기록돼 있다고 해요. 달력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대부분의 고대 문명에서는 달을 기준으로 달력을 만들어 사용했어요. 이렇게 달의 위상(위치나 상태)이 변하는 주기를 기준으로 한 달을 정한 역법을 태음력(太陰曆)이라고 해요. 하지만 이를 기준으로 달력을 만들면 시간이 흐를수록 달력의 날짜와 실제 계절이 맞지 않는 문제가 생깁니다. 달의 지구 공전 주기는 27~28일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1년 365일'은 지구의 공전 주기를 기준으로 만든 거예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력(太陽曆·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기간을 1년으로 정한 역법)의 개념을 처음 생각한 곳은 기원전 3000년쯤 세워진 고대 이집트 문명입니다.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는 매년 7월마다 주기적으로 나일강이 범람했어요.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강의 범람 시기를 정확히 예측해야 했죠.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별인 태양과 태양 다음으로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인 시리우스를 기준으로 1년의 길이를 파악했어요. 두 별이 지평선에서 동시에 떠오르는 날이 1년 중 딱 하루가 있었는데, 이 무렵 나일강이 범람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날을 기준으로 1년을 365일로 파악했던 것이죠.
이 이집트력은 점차 지중해 지역으로 퍼져 나갔어요. 로마 제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는 기원전 46년부터 이집트의 태양력을 도입해 1년을 365일인 12개월로 설정하고, 4년마다 하루(2월 29일)씩을 추가하는 방법을 썼는데요. 이 개념이 '윤년'입니다. 그리고 이 달력을 '율리우스력'이라고 불러요.
하지만 이 달력도 지구의 공전 주기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았어요. 이를 보완한 것이 1582년 교황 그레고리오 13세의 이름을 딴 '그레고리력'입니다. 율리우스력에서는 400년 동안 2월이 29일인 해가 100번이지만, 그레고리력에서는 97번으로 다소 줄게 됐어요. 이 그레고리력이 지금도 전 세계에서 쓰고 있는 달력이랍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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