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간의 교직 생활을 정년을 2년 반 앞둔 시점에서 명예퇴직으로 마무리하고 게으른 백수가 된지도 6년 차에 접어든다.
내가 선생이던 시절이 이젠 까마득한 옛일 같다.
긴 세월 동안 큰 과오 없이 하나님 은혜로 명예롭게 퇴직했지만, 생각해보면 어찌 그 어려운 일을 40년이나 해냈나 싶다.
다시 태어난다면 힘겨운 초등 선생 노릇을 또 하고픈 마음은 없다.
난 그렇게 백수가 되었으나..
딸은 세 개나 있는데 사위는 여태 한 개도 없는 현실 속에서 엄마 노릇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직업은 퇴직도 없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다시피,
86년생 맏딸은 초등학교 사서교사로 재직 중이고
90년생 둘째는 미국에서 박사 과정 공부로 다년 간 고생 중이고
96년생 막내는 교육행정직 초임 공무원으로 중학교 행정실에서 근무 중이다.
태평양 건너 간 2번 말고 1번과 3번은 끈질기게 지금도 부모 집에서 살고 있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 딸들을 건사하느라 분주하다.
우리 시어머니께서 내 몫으로 낳으셔서 굉장한 편식쟁이와 대단한 황소 고집으로 길러 내게 인계하신 늙은 아들 돌봄은 기본이고.. ㅎㅎ ㅠㅠ
그래도 늙은 아들은 나와 함께 늙어가며 편식도 대폭 개선 되고 고집도 상당히 순화되고 있으니,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는 것이다..
오늘 아침, 맏딸은 독서주간 행사로 7시에 출근해야 한다며 오늘만 태워다 달라 했다.
당연히 모셔다 드린다. 맨날 태워다 달라는 것도 아닌데.
도서관 큰 행사에는 학부모 도우미들이 오는데 그들과 금요일까지 함께 행사를 진행할 일이 너무 스트레스라고 한다.
나는 걱정이 된다. 마음이 쓰인다..
미국의 둘째는 요즘 학부생들 가르치랴 이 대학 저 대학 교수직 원서 쓰랴 넘 바쁘다.
오늘도 저녁 밥 먹고 또 학교를 간다고 했다.
미국 시각 밤 열 시 쯤 카톡이 온다.
도서관에서 나와 집 가는 셔틀 버스를 기다리는데 춥다고 한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타운 하우스에 거주 중)
남친이 태우러 온다는 것을 사양했는데 괜히 사양했다고..
감기들까봐 내가 걱정을 하니 곧 버스가 온다고 한다.
그리고나서는 톡이 안 오고 내 톡도 안 읽는다.
버스 탔을 테고 도착해서 바로 씻고 잘 테지.
짐작을 하면서도 계속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안 놓인다.
버스 탐, 도착 함, 이렇게 세 글자 씩 두 번만 톡 보내면 될 것을..
늘 잔 걱정은 내 몫이고 무심함은 그녀들 몫이다..
미국 시각 자정 무렵, 이제 잔다고 엄마 톡 이제 봤다고 미안타고 톡이 온다..
아이고 고맙다. 지각 톡 몇 글자가 황송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딸들에게 마음을 쓰면서 나는 또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 잠실 어디서 신규 공무원 멘토링이 있다며,
끝나면 친구랑 롯데월드 가서 문닫을 때까지 놀 거라면서 신이 나서 나간 막내에게만 신경을 안 썼다.
온 촉각을 곤두세워 자나깨나 애면글면 딸들 생각 딸들 걱정에 하루가 짧은 나.
남편은 그런 나를 보며, 권사님은 믿음이 좋은 것 같긴 한데 왜 그리 걱정이 많냐고 혀를 찬다.
간절한 기도로 하나님께 아뢴 뒤엔 하나님께 맡기고 편해져야 한다고..
맞는 말이고 몹시 지당하다.
새벽마다 우리 부부는 딸들을 위해 기도와 눈물을 심고 또 심는다.
자식을 위한 어미의 기도는 절대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신도 있다.
내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일하심을 믿으며, 오늘도 그분만 바라보고 나간다.
오늘 종일 힘들었을 큰애 주려고 그애가 좋아하는 자두를 사다놨다.
부모와 사는 동안 잘 챙겨 먹이고 마음 편히 근무하도록 보살피다 보면,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다 보면,
우리 딸들 모두 좋은 짝 찾아 결혼할 그날이 꼭! 올 거라고 믿는다.
저의 장래 희망, 1차로 장모 되기, 2차로 외할매 되기입니다. ㅎㅎ
오늘의 소회를 쓰다보니 별 것도 아닌 내용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심 감사합니다! ^^
첫댓글
남 같으면 칼부림이라도 크게 나든지,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도 남을 텐데~~
대체 이 거이 뭔지, 주고 주고 또 주고,
들이대고 들이대고 또 들이대도,
현금이고 마음이고, 수고이고 간에,
해도 해도 뭔가 모자란 듯한,
그래서 늘 조금 씩은 미안 한,
엄청난 채권자이신 자녀님들^^
애들 어릴 적, 작은 넘에게
넌 이런 부모의 사랑과 지원을 커서 어찌 다 갚을 생각이냐? 했더니,
내 자식한테 엄마 아빠보다 더 많이, 더 크게 갚을 거예요,
이거 한 마디로 끝.
엊그제 명절이라고 집에 와서 하는 말,
더 퍼주고, 더 해줄 거라 다짐하며 사는데,
엄마 아빠 만큼 하는 게 쉬운 일 같진 않네요~
그래서 마눌님과 난 감동 먹었고,
충분히 잘 하고 있단다, 얘들아,
엄마 아빠에겐 이리 귀여운 손주 색휘들이
다섯이나 있잖니,
그걸로 엄마 아빠에게 진 빚은 다 청산되었어,,,
ㅎㅎ
ㅎㅎㅎㅎ
손주 다섯! 혈육 재벌이십니다. ㅎㅎ
주일 날 제 루틴 중 하나가 유치부 예배실 문앞에서 우리 교회 예쁜 아가들 노는 거 넋을 놓고 지켜보는 거예요.
사랑은 절대 치사랑은 못하고 내리사랑만 가능한 것도 맞고요.
우리 방장님의 귀한 자손들 축복합니다!
마아~~~이 부럽고요. ^^
우리집은 반대입니다
애들에게 있어서 저는 아줌마 정서고
마누라는 아저씨 정서입니다
어제 집에 온 딸에게도 밤에 학원차 도착하면
단지 안이래두 애들 혼자오게 하지말고
너거들 몸 귀찮아도 마중나가라 했어요
마누라는 그런 생각 자체를 안합니다
대범해요
남자나이 70살
건강기대수명은 넘어섰잖아요
이젠 나만 생각하고 나나 건강하게 살고싶어요
저같으면 결혼은 니들 선택이니 알아서 해라
대신 오피스텔 하나 얻어서 나가살아라 할거 같아요
내보내면 또 불안에 떠시겠죠? ㅋㅋ
안 그래도 남편이 큰애를 내보내고 싶어하는데 제가 막고 있어요.
얘가 재작년까지 집에서 북 디자인하며 프리랜서로 지냈는데 돈을 몇 푼을 버는지도 모르겠고 그랬지요.
그러다 작년부터야 전공을 살려서 사서교사가 됐는데 나이는 많아도 이제 시작이니 호봉이 너무 낮아요.
그러니 못 내보내죠. 부모 밥 먹으며 돈 모아야죠.
물론 아이도 소액이나마 생활비는 보태고 있어요.
이런 아이의 상황을 생각하다 문득 에혀~~~ 라고 한숨을 쉬게 될 때마다 제 자신을 다잡습니다.
늦게라도 안정적인 직장을 잡았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기간제교사이지만 매년 호봉 승급되고 일자리는 늘 있거든요.
그래, 그저 몸 건강히 직장만 잘 다녀라.
엄마가 정성껏 밥해주고 깨끗이 빨래해주마, 이런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ㅎㅎ
몸님과 국모님의 훌륭한 자식 농사는 오랜 세월 부럽구요. ^^
눈물이 주르르ㅠㅠ~
다 좋을것만 같은 달님도
딸 셋...잘 성장했음에도
마음 쓰이는 걱정이 태산이로군요...
제짝을 찾아야 비로소 걱정이 놓일테지요.
공감 능력 뛰어나시고 정 많으신 우리 샤론 언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우리 큰애가 제겐 아픈 손가락이예요.
스물 여섯에 저 애를 낳았는데 제가 그때 넘 철부지였어요.
언제 언니랑 길게 대화할 기회 있으면 우리 큰애 얘기 해드릴게요.
내가 방장님께도 부럽다, 몸님께도 부럽다 했는데,
언니 자식 농사는 진짜 너무 부럽잖아요. ㅎㅎ
아들도 딸도 넘 잘 키워 손주가 다섯! 복 받으셨지요.
그만큼 최선을 다해 잘 살아오신 열매구요. ^^
에고 울딸년하고 같은 86년생 아직도 시집갈 생각 않하드만요
지존님 따님은 사장님 아닌가요?
당찬 따님입니다.
곧 결혼한다 할 수도 있지요, 충분히.
마흔 두 살 처녀 선생님이 시집 가더니 마흔 셋에 자연 임신, 자연 분만하는 걸 보았기에
저는 우리 큰딸도 불현듯 시집 가고 애도 낳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늘 기도합니다. ^^
꿈만 같네요...
지성인으로
두분
교편으로
살아오시고
따님들 훌륭히
키우시고요...
제아들도
늦게 시작해
막내나이
아직 여친도
없네요.ㅎㅎ
알아서 하겠죠?!
너무 늦기전에 해야
도움도 줄텐데....❤️🙏
물질이 다는
아니니까요...
건강 지켜야
좀더 보겠죠.ㅎㅎ
그러니까요, 물질이 다는 아닌데, 좀 일찍들 갔어야 친정 엄마 덕을 볼 텐데..
전 작년 뇌출혈 이후 이젠 매사에 몸 조심이 우선이라서,
사실 우리 딸들 시집 가서 애 낳으면 봐줄 수도 없거든요.
수샨님 아드님은, 엄마를 보면 그 자녀를 알 수 있으니 무조건 멋진 청년인 것으로 확신합니다. ^^
좋은 소식 기다리며 우리 자녀들 열심히 도우십시다요.
수샨님 항상 많이 감사드립니다. ^^
어머님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
건강 하십시요 .
추소리님 이렇게 댓글로 종종 저 격려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제가 카페에 투자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터라서, 한 개의 방에만 집중합니다.
늘 삶방에만 머물렀었는데 요즘은 노래 부르는 재미에 빠져서 팝힐방에서만 글을 씁니다.
삶방도 당연히 여전히 사랑해요. ^^
추소리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달항아리님 마음이
제마음 입니다..
울딸도 결혼 적령기
지났는데 먼타국에서
홀로 지내니 언제쯤에나
손주를 안겨 줄런지
모르겠구요..
그나마 다행은 남친이 있어
요번 캐나다 가서 만나보니
성실하고 성품이 착한데 아직
학생이라 몇년은 더
기다려야 할것 같더군요..
달님께서 따님들 위해
기도 열심히 하니 꼭 좋은
소식 있을거 같아요~^^
보라 언니의 그 예쁜 딸내미의 마음을 가져간 그 청년은 복이 터졌군요. ㅎㅎ
이번에 여친 어머니의 미모를 접하고 또 감탄했겠네요.
먼 캐나다에서 야무지게 앞길 열어가고 있는, 재능과 미모를 함께 갖춘 따님을 축복하고 응원합니다!
전에 잠깐 올리셨던 따님 사진에 깜놀했던 기억이 또렷해요.
모전여전 확실합니다. ㅎㅎ
늘 따뜻하신 보라 언니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