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덴마크도 러시아가 요구한 천연가스 대금의 루블화 결제를 끝내 거부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은 31일부터 네덜란드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에너지 기업 '가스테라'(GasTerra)는 30일 러시아의 루블화 결제 요구를 거부했으며 가스프롬 측으로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가스테라는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일부 회원국 기업들과는 달리 4월치 가스 대금을 기존 계약서대로 루블화가 아닌 유로화로 결제할 것이라고 고집했다. 이미 폴란드와 불가리아, 핀란드가 러시아 요구를 거절한 뒤 가스 공급이 끊긴 상태다.
가스프롬 엑스포르트, 31일 네덜란드 '가스테라'로의 가스 공급 중단/얀덱스 캡처
EU 27개국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러시아산 석유의 단계적 금수 조치를 담은 제 6차 대러 제재안 논의를 시작했는데, 헝가리의 끈질긴 반대로 수정안 채택 등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EU 회원국들이 또 가스 대금의 루블화 결제를 놓고 '수락'과 '거부' 국가로 갈라지고 있어 EU의 대러 단일대오 구축에 비상등이 켜졌다.
가즈프롬 측(가스프롬 엑스포트)은 이날 성명을 내고 "31일부터 루블화로 결제가 이뤄질 때까지 네덜란드로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며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10월 1일까지 약 20억 입방미터(㎥) 가스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측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두 배로 늘려 러시아측의 가스 공급 중단에 대비했다고 주장했다.
이웃의 덴마크도 러시아의 루블화 결제 요구를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의 4월치 대금납부 기한은 31일이다. 따라서 내달 1일부터 덴마크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측도 가스공급 중단에 대비한 플랜을 준비 중이며, 덴마크와 독일의 가스 저장 시설이 채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프롬방크/사진출처:트윗 @ABC_GROUP
러시아는 지난 4월 비우호적인 국가(한국 미국 일본 EU 등 48개국)를 대상으로 가스 대금의 루블화 결제를 요구했다. 가스 수입 업체는 가스프롬의 자회사인 가스프롬방크에 외화와 루블화 계좌를 각각 열고 기존 계약서대로 외화로 납부하면, 자동적으로 루블화로 환전돼 루블화 계좌로 입금되면서 결제가 끝난다는 게 러시아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일부 국가들은 이 납부 시스템 수용을 거부해왔다.
◇ 우크라 두줄 뉴스 -30일
-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에게 간단한 절차를 통해 독일 비자및 거주 허가를 허가할 것이라고 낸시 페더 독일 내무장관이 밝혔다. 또 “러시아 언론인들에게 독일에서 독립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 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은 “그런(반대하는)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빨리 독일로 가게 하라"고 SNS에 썼다.
- 브리짓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가 임지인 키예프(키이우)에 부임했다. 미 상원은 지난 19일 브링크의 주우크라이나 대사 임명을 승인했다.
- 런던 ICE 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3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17달러를 넘어섰다.
- 현대차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공장에 자동차 전기 배선 부품류를 공급해온 한국 자동차 부품회사 '유라'가 현대차 현지 공장과 마찬가지로 6월 30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엔 대표단이 이스탄불에서 3자 회담을 갖도록 제안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그에게 "서방의 대러 제재가 해제될 경우, 러시아가 상당량의 비료와 식량을 수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사망한 프랑스 TV 종군기자/사진출처:텔레그램 @mash
- '제 2의 마리우폴'로 알려진 격전지 '세베로도네츠크' 인근에서 프랑스 TV채널 'BFM TV'의 종군 언론인 프레데릭 르클레르 임호프가 사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임호프 기자의 취재 중 사망 사실을 확인했으며, 카트린느 콜로나 외무장관은 사망 경위 조사를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피란민을 취재하던 임호프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사망했으며, 피란 작전도 중단됐다"고 전했다.
- 우크라이나의 민주 이니셔티브 재단의 여론조사 결과, 우크라이나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은 영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6%가 영국을 지목했으며, 폴란드(65%)와 미국(63%)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2월에만 해도 우크라이나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톱(Top) 3'는 미국(38%)과 폴란드(35%), 독일(28%)이었다.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처음으로 키예프를 떠나 최전선 현장을 둘러본 하르코프(하르키우)에서 해임한 지역 보안국장 '로만 두딘'이 자신에 대한 해임 사유를 용납할 수 없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공격 첫날부터 도시를 보호하기보다는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벨고로드 접경지역에 우크라이나 표지석을 세운 우크라이나군/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캡처
그는 자신의 해임에 불만을 품고 폭로전에 나섰다. 러시아 벨고로드 접경지역에 우크라이나 표지석을 세우는 영상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위해" 7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어거지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 것. 이 영상은 우크라이나군이 하리코프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했다는 증거로 해석되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영상에 나온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영웅'으로 치하한 바 있다.
- 인도는 러시아 군사작전 개시일인 2월 24일부터 지난 5월 30일까지 3,400만 배럴의 러시아산 우랄 원유를 공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나 많은 양으로, 크게 할인된 가격(배럴당 30달러 이상)에 공급됐다고 한다.
- 세르비아는 가스프롬과 맺은 새 계약에 따라 1,000입방미터(㎥)당 약 400달러로 가스를 공급받게 됐다고 밝혔다. 가스값의 최근 폭등 추세를 감안하면, 아주 싼 가격이다.
- 미국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로켓시스템 지원을 준비중이냐"는 질문에 그같이 답변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측에 사정거리 165km 이상인 다연장로켓 시스템(MLRS)인 M270의 제공을 요청해 왔다. 앞서 CNN과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M270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다연장 로켓 M270/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 알렉세이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바이든 미 대통령의 다연장 로켓 지원 거부 발언에 대해 "우리는 사거리 300Km의 고정밀 미사일이 아니라 사거리 70Km의 미사일(스머치, 허리케인과 비슷한 미사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 농민들이 지난해 수확한 곡물을 러시아로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헤르손주 군민(군사및 민간) 합동정부 고위 인사가 말했다. 그는 "농민들이 곡물을 러시아 업자들에게 파는 것"이라며 강제 송출이 아님을 강조했다.
- 미 예일대학의 예일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거의 1,000개의 외국 기업이 2022년 2월 말 이후 러시아에서 사업을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접었다.
- 러시아에서 수입 제품과 유사한 국산 제품을 검색하는 포털 https://произведенов.рф이 오픈했다. 소비자들은 이 포털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마음껏 액세스하고, 요구 사항을 달거나, 제품의 옵션을 선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찾을 수 있다"고 포털 관계자는 말했다.
- 러시아는 6월 1일부터 2개월 동안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외부로의 철 스크랩 수출에 쿼터(할당량)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의 가격 인상을 막고 국내 기업에 원자재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수출 관세도 3배나 오른다.
-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세 번째 시도만에 출국에 성공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빌뉴스에서 열리는 NATO 회원국 의회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멜리토폴에서 폭발한 자동차 잔해/리아노보스티 텔레그램 캡처
- 러시아군이 장악한 자로포제주(州) 멜리토폴 중심가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 주민들에게 인도적 구호 물품을 나눠주던 자원봉사자 2명이 부상했다. 폭발 지점은 멜리토폴 시청사가 위치한 '승리광장'에서 멀지 않은 것으로, 폭발물에 의한 자동차 폭발로 알려졌다.
-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장악한 뒤 항구에 처음 입항한 선박은 선적을 완료했다, 두번째 선박은 선적이 끝나는 대로 6월 2~3일로 출항할 계획이라고 항구 관계자는 말했다.
- 러시아 국민의 거의 4분의 3(72%)이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영여론조사기관 브치옴(VTsIOM)이 밝혔다.
- 러시아 중앙은행은 국제예탁기관에 의해 차단된 외국 증권의 거래를 제한했다. 이에따라 일부 해외 증권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래소'에서 소량 거래됐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투자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에 대한 서방측 언론 보도를 반박했다. 그는 "제 정신인 사람들이 푸틴 대통령에게서 어떤 질병이나 질병의 징후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