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2018년부터 작성해 온 글로써, 매년 조금씩 교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예정론' 또는 '하나님의 섭리'로 표현되는 너무나도 잘못된 교리가 교회 안에 가득합니다. 그것은 '운명론' 또는 '남 탓'이라는 한국인들의 정서가 그대로 교회 안으로 들어온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사상이 전 세계에 퍼져 있다는 것을 볼 때, 다만 한국인들만의 정서는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운명론에 지배받는 나라들 중에 선진국이 있는지 말입니다. 인도가 카스트 제도라는 운명론적 신분제도 아래 있었을 때 그곳은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인도인들은 굉장히 머리가 좋은 민족입니다. 타 민족에 비해 뛰어나게 좋습니다. 지금 미국에는 의사나 교수들 중에 인도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도 사람들은 인물도 뛰어 납니다. 갈색 머리와 하얀 피부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예쁘게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검은 머리와 검게 그을린 피부를 선호하는 백인들에게 인도인들은 매우 매력적인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뛰어난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힌두교와 카스트 제도 때문에 스테이크(소)가 여기저기 걸어 다니는데도 매일 매일 수천 명씩 굶어 죽어나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모두 운명론적 사상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복음이었습니다.
출애굽기에 보면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데리고 나올 때,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셨다는 부분이 나옵니다.
(출 4:2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가 애굽으로 돌아가거든 내가 네 손에 준 이적을 바로 앞에서 다 행하라 그러나 내가 그의 마음을 강퍅케 한즉 그가 백성을 놓지 아니하리니
원어인 히브리어 사전을 보면 "그러나 내가 (그의 마음을) 강퍅하게 한즉"이라는 이 부분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강하게 하다’의 뜻을 가진 동사 하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히브리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알 수 없기에 사전만 보고 말씀드립니다.
은혜를 이해하고 하나님의 성품과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원리와 방법을 깨닫고 나서 보면, 그 말은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이 원래 강퍅한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신다는 뜻으로 보이며 바로의 강퍅한 마음을 사용하시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왜냐면 10가지 재앙 이전에도 바로는 강퍅했고 이후에도 강퍅한 모습이 계속되니까요.
하나님은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일부러 강퍅하게 만들어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그런 분이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면 10가지 재앙은 뭣 하러 일으킵니까? 그냥 한 방에 애굽을 싹 쓸어버리고 이스라엘 백성만 쏙 빼오시면 되지요. 또한 바로의 마음이 착하고 순수했다면 애초에 히브리 백성을 그렇게 고생시키지도 않았을 것이고 모세가 와서 우릴 내 보내 달라고 했을 때 ‘그래, 어서가라’ 했겠지요. 바로는 그냥 원래부터 악한 왕이었습니다.
제가 ‘10가지 재앙’이라는 설교 시리즈에서도 나눴지만 10가지 재앙은 각각 바로가 섬겼던 신들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였고 바로에게 '네가 섬기던 신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바로와 애굽 백성에게 가르쳐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10가지 재앙 이후 바로의 얘기가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기에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제가 유추해 보면 그 이후 바로는 자신이 섬겼던 그 모든 신들, 자신이 저질렀던 죄악들에 대해 깨달았을 것이라고 보여 집니다.
이런 방법으로 죄를 심판하시는 것은 십자가 이전의 방법입니다. 죄를 심판해야 그 죄에서 사함을 받던 시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10가지 재앙을 통해 애굽와 바로의 죄는 모두 심판을 받았고 심판 받은 죄는 사함도 받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제사제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나라의 법을 어기고 죄를 지었을 때 벌금을 내거나 형을 살면 그 죄가 사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것이 십자가 이전, 율법 이전에 죄 값을 치르는 방법이었습니다. 율법이 온 이후로는 제사 제도를 통해 애먼 동물들이 그 죄 값을 치렀고 이방인들은 직접 심판을 받는 방법으로 죄 값을 치렀습니다.
언약의 변화에 따라 하나님께서 인간을 다루시는 방법이 달라진 다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한 후에 “은혜”의 시각으로 각각의 사건을 바라보면 10가지 재앙이란 죄 값을 치러 죄 사함을 받는 과정이란 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심판보다는 죄 사함에 더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새 언약의 안경으로 성경 전체를 보면 구약 시대의 악한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바로와 애굽을 향한 그분의 사랑과 은혜, 긍휼을 이런 방법으로 이행하고 계심이 제 눈에는 보입니다. 더 확실한 증거는 바로 아래의 말씀이고요.
(사 19:25) 이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복 주시며 이르시되 내 백성 애굽이여, 내 손으로 지은 앗수르여, 나의 기업 이스라엘이여, 복이 있을지어다 하실 것임이라
할렐루야!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 모든 민족을 구원하시려했던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