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가정에서 버린 쓰레기의 양은 446kg이며, 이 중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는 102kg(22.9%)으로 전체 중 4분의 1에 해당된다고 한다. 이는 500ml 용량의 생수병 1개(12g)로 환산하면 무려 8,500개나 되는 규모다. 이를 입증하듯 우리나라는 현재 플라스틱 소비 국가 중 세계 3위에 올라 있다.
기후변화와 미세플라스틱 등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상황, 더 이상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수치들이다. 앞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최대한 플라스틱 소비를 자제하고, 분리수거와 플라스틱 감축에 앞장서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11월 7일 서울시청에서는 ‘플라스틱 제로, 새로운 나의 도시’를 주제로 ‘2024 서울국제기후환경포럼’ 행사가 열렸다. 유튜브로도 생중계 되었던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미래 도시를 위한 플라스틱 문제 해결 청사진’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 1과 ‘플라스틱 사용중단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제로 한 세션 2가 열렸다.
국내외 전문가 강연도 이어졌다. <인류세 : 인간의 시대> 저자 최평순 EBS PD는 ‘인류세 시대의 플라스틱’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는데, 폐그물과 바다 쓰레기에 걸려 폐사한 동물 사진 등이 울컥한 마음을 넘어 부끄러운 마음을 느끼게 했다. 또, 마땅히 흙을 먹고 살아야 할 갯지렁이가 플라스틱을 먹으며 살아가고 있는 영상을 볼 때는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행사장에는 플라스틱 오염 관련 사진공모전에 당선된 20여 점의 작품 전시가 함께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모았고, 사진에는 플라스틱과 동물들이 등장하는 사진들이 유독 많았다.
올 한 해 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서울시 사업 중 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도 소개되었다. 우선 7월부터 시행된 개인컵 사용자들을 위한 ‘서울페이 개인컵 사용 포인트제’도 그 중 하나다. 참여매장에서 개인컵으로 음료를 구매할 때, 서울페이로 결제하면 400원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2026년 1회용 플라스틱 종합대책을 통해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10% 감축해 연간 약 13만 톤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목표도 소개되었다. 그 일환으로 서울시는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많은 관중이 몰리는 야구장과 병원에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올해 야구 경기 인기가 더욱 높았는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60만 개 이상 사용되며 일회용품 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회용기 사용 병원도 초반 서울시립병원에서 삼성서울병원 같은 민간병원으로 이어져 11월 보라매병원 참여 등 그 수가 더욱 늘고 있다.
모범적인 해외 사례도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그 중 순도 높은 플라스틱 제품을 다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요즘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도 생수병을 가져오면 자치구 쓰레기봉투 등으로 바꿔주는 사업이 있다. 필자도 일상 속에 생기는 깨끗한 생수병들은 따로 모아 이런 경로를 통해 알차게 쓰테크도 하며 재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기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시에서는 현재 15개 자치구에서 다회용기로 배달음식 주문이 가능하다. 또한, 뚝섬한강공원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한다면 다회용기를 보다 쉽게 반납할 수 있도록 지난 9월 말부터 새롭게 설치된 다회용기 전용 반납함도 참고하면 좋겠다. 일회용품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게 되는 배달음식 이용 시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동참하면 생각보다 많은 양의 쓰레기를 함께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024 서울국제기후환경포럼’에서 만난 최평순 EBS PD는 “일상 속 개인 컵을 쓰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장바구니와 손수건을 사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일상생활 속 소소한 실천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게 시민들이 먼저 나서야 더 많은 시의 정책과 사업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시작됩니다”라고 울림 있는 말을 전했다.
앞으로 나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솔선해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는 현재 재활용 67% 수치를 2026년까지 79%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