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곶감 만들기
상강이 지나 감을 깎아 곶감 만드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망우헌 !
요몇일 감을 하나하나 손으로 깎아 처마 밑에 매달고 있습니다. 잘 익은 감을 따서 껍질을 벗기고, 꽂감걸이에 감을 걸어 차례차례 매달다 보니 어느새 처마 밑이 주황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처음에는 듬성듬성하던 감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고, 비어 있던 처마 밑이 점점 풍성해 지는 모습을 바라다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집니다.
칼로 감꼭지 부분을 도려내고 감자깎는 칼로 정성을 다해 감을 깎습니다만 혼자서 1.500 여개의 감을 깎다보니 감깍기 달인대회에 나가도 될정도로 익숙해 집니다. ㅎ
처음에는 듬성듬성하던 감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고, 비어 있던 처마 밑이 점점 풍성해 지는 모습을 바라다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집니다.
따뜻한 거피한잔을 내려 툇마루에 걸터앉아 처마에 매달린 감들이 가을 바람에 가만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가을의 한복판에 앉아 있슴을 저절로 알게됩니다.
조금 전까지 손으로 깎아 매달았던 감들이 눈앞에 주렁주렁 걸려 있는 모습을 바라보니 괜스레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아직 매달아야 할 감도 남아 있고, 곶감이 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오늘 하루 내가 해낸 일이 눈앞에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 말입니다.
감 하나를 깎을 때마다 하나씩 늘어나는 주황빛 풍경 !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조금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어디론가 떠나지 않아도,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툇마루에 앉아 가을의 변화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넉넉해지니까요.
늘 쫓기듯 살아왔던 도시에서는 늘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이루고, 더 바쁘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대부분 입니다.
그런데 시골에 내려와 계절을 따라 살아보니 행복의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더군요. 봄에는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는 땀 흘려 가꾸고, 가을에는 열매를 거두고, 겨울에는 그것을 먹으며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자연의 흐름에 맞춰 살아가는 일에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즐거움이 있거든요.
오늘 깎아 매단 감도 그렇습니다.
며칠, 몇 주가 지나면서 감의 색이 변하고 수분이 빠져나가면 쫀득하고 달콤한 곶감이 될 것입니다. 겨울날 따뜻한 차 한 잔을 곁에 놓고 직접 만든 곶감을 꺼내 먹는 모습을 상상하는 즐거움은 생각만해도 신나는 일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 손으로 거둔 열매를 정성껏 다듬고, 하루하루 달라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다가올 계절을 기다리는 것 !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대단한 성과가 없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내 속도대로 하며 하루를 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늘하게됩니다.
오늘도 툇마루에 앉아 내가 깎아 매달아 놓은 처마 밑 곶감들을 바라봅다. 어제보다 감이 더 많이 매달렸고, 비어 있던 자리가 조금씩 채워져 갑니다. 아직 두콘티나 깎을 감이 남아있지만 처마밑을 하나하나 채워가는 그 작은 변화가 이렇게 흐뭇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습니다.
이런 게 소확행 아닐까?
거창한 행복을 찾아 헤매기보다, 눈앞에 있는 작은 기쁨을 알아보는 것.
주황빛 감이 하나둘 늘어나는 처마 밑 풍경을 바라보며, 고란산 주위로 노랗게 단풍이 물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다보는것만으로도 오늘도 참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종산>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4458174460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그 꼼꼼함이 눈에 선합니다.
어찌 저리 많은것을 …
하나하나 하시는것 보면 정말 전문가 이상 이십니다.
음악만 아니 오디오만이 아니고 농사에서도 전문가 이십니다.
대단 하십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좋은 곳감 만들어 즐거운 겨울 지내시기 바라겠습니다.
38횡×40종=1,520
처마밑에 달린 곶감
일조점호.끝.!
맛기가 바짝 들었습니다
이렇게 길러내신 종산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처마아래 곶감들이 시골의 정취를 배가시킵니다.
저 많은 감을 깎으시느라 힘드셨겠어요.
저는 작년요맘때 몇개 깎아서 걸었더니 날씨가 따숴서인지 물러서 쏟아져불더라구요.
올해는 좀 더 추워지면 깎으려고합니다.
예술작품입니다.
쳐다만봐도 흐믓하시다는 글
공감합니다.
망우헌에 노오란 곳감꽃이 피였습니다...^^
우와 대단하십니다
감 커텐으로 한결고가가 멋져보입니다
저희도 전업농으로 농사짖던,태추단감 그리고 감하나가 500그램까지나가는 감풍단감 어제부로 설거지까지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합니다
구경들하시게 사진한컷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