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르릉. 아버지 기일 맞아 고향 진해에 가는 길, 이민철 씨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린다.
이민철 씨가 전화를 거는 건 많이 봤는데 이렇게 전화를 받는 건 거의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쉴 새 없이 울리는 이민철 씨 벨소리가 낯설다.
“어제 넘어졌다며. 몸은 좀 괜찮습니까?”, “내가 전화해 볼까?”, “전화했어. 온대.”,
“안된대. 그 형님 오늘은 안 온대.”, “그래.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요.”,
걸려온 전화 전부 오늘도 축제에 함께 가자고 걸려온 지인들의 전화였다.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요.’ 이민철 씨가 자주 ‘내가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할게요’라고 하는 건 들었는데
‘나한테 전화해요’라고 하는 건 또 처음 듣는 것 같다.
이민철 씨 형, 친구들에게는 아주 듬직한 동생이자 친구인가 보다.
“어제 축제 다녀왔습니다.”
“아, 놀러 가셨어요?”
직원은 몰랐다. 이민철 씨는 늘 축제에 가고 싶어 하셨는데 실제로 가는 날은 드물었다.
어제와 같이 늦은 시간은 더욱 그랬다.
다시 생각해 보니 남상면(월평빌라)에 살 때의 밤과 거창읍의 밤은 다르겠다 싶다.
거리도, 시간도, 밝기도.
“경주 선생님 봤습니다. 소고기국밥 사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렸습니다.”,
“휴대폰 가게 사장님도 오셨더라고.”, “미옥이 누나 아버지, 어머니도 오셨던데. 인사드렸습니다.”
‘거창한마음대축제’, 거창에서 열리는 축제 중 가장 큰 축제다.
거창 사람 대부분이 즐기는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 좋아하고 특히 거창에 아는 지인 많은 이민철 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축제라고 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도 이런 축제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참 즐겁겠다 싶다.
“읍에 사니까 좋네요. 축제에 쉽게 갈 수 있고.”
“그렇지. 읍에 사니까 좋지.”
이민철 씨 자취 시작하고 읍에 살길 잘했다고 몇 번 말하셨는데, 이번 축제에서도 참 많이 느끼신 듯하다.
아버지 기일 성묘 마치고 거창으로 돌아가는 길.
차 안은 아직도 이민철 씨를 찾는 벨소리가 가득 울린다.
“그러고 보니 민철이 참 대단하다. 거창 와서 잘 살아서 친한 형님도 많고,
아는 사람도 많고 진짜 대단하다. 그렇지요?”
쉴 새 없이 돌아오라 울리는 벨소리 들으며, 어릴 적 떠나온 고향 보며 이민철 씨가 말한다.
그리고 감회에 젖은 듯 잠시 창밖을 바라보던 이민철 씨가 전화를 받는다.
“알겠어. 나 여기 진해에 아버지 기일 성묘하고 갈게. 저녁에 소고기국밥 한 그릇 합시다.”
2024년 9월 27일 금요일, 박효진
‘주거 지원’ 기록, 오랜만인 것 같아요. 김천 주택에 살면서 이민철 씨가 겪는 여러 변화를 반가운 마음으로 기록하시니 고맙습니다.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에 시선을 두고 쓴다는 건 박효진 선생님이 그 의미를 알고 귀하게 여긴다는 뜻이겠지요. 앞으로 이민철 씨에게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끝을 가정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진호
이민철 씨가 알고 지내는 분들이 참 많죠. 어느 땐가 낯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아는 분을 만났어요. 참 발이 넓구나 싶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의 형편과 사정을 알며 잘 지내는 게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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