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식구)란 밥식자와 입구자가 합쳐진 말로 밥이 들어가는 구멍이란 뜻이다.
국어사전에는,'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 또는 '한 조직에
속하여 함께 일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머슴도 식구인가? 머슴은 보통 아랫채에 따로 살면서 식사때도 따로
떨어져서 식사를 하므로 자기 식구에는 넣지 않는다. 반면에 멀리 떨어져 사는
자식은 함께 식사를 하지 못해도 식구라고 한다.
오늘은 주말이라서 따로 떨어져 사는 아들네 식구들이 찾아와 저녁을 같이 하는
날이다. 둘째 손자가 백일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이제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조금 있으면 바닥에서 배밀이를 시작할 모양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바닥에 바로 눕혀
놓으면 곧 바로 뒤집어서 머리가 무거운 탓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곤 하였다.
집사람은 아침부터 출근하면서 청소당번인 내게 오늘 손자가 오니 거실과 방바닥에 미세
먼지가 많으니 청소를 깨끗이 해두라고 엄명을 내리고 갔다. 그렇찮아도 나의 일과는
청소가 주 임무다.청소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다. 쓰레기까지 비워야 한다. 쓰레기도 분류를
해서 내다버려야 한다. 생수나 음료수 페트병은 상표까지 제거해야 되니 귀찮기도 하다.
요즘 아파트에도 개를 키우는 세대가 늘어 우리 라인에도 엘리베이트에 개를 데리고 타는
젊은 여성을 자주 만난다. 그들은 개를 식구로 간주한다. 남에게 이야기 할 때도 '우리 애'라고
소개한다. '개딸'인지 '개줌마'인지 알 수가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몇번 봤다고 개가 죽으면
개 장례식에 오라고 초청장이 올지도 모른다.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는 세상이다.
한 집에서 밥을 함께 먹으면 식구라고 했는데 꼭 밥을 먹어야 식구인가? 베란다에 있는 화분은
어떤가? 제대에 물을 주지 않으면 말라 죽는다. 화분에 물 주는 일도 내몫이다. 물을 정성껏 주면
때가 되었을 때 예쁜 꽃을 피운다. 햇볕도 쐬도록 해 주어야 한다. 정기적으로 화분의 흙도 갈아
주어야 한다. 꽃이 필때 벌 나비가 없으니 수분도 해주지만 씨앗으로 영굴지 않고 떨어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