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들과 함께 벡스코역에서 만나 장산을 올랐다.
우동 재래시장과 동사무소(주민센터)를 거쳐 성불사 계곡에서 내려오는
하천 우측에 마련된 데크길을 따라 걸었다. 열시반인데도 습도가 높아
땀이 비오듯 흘러 내렸다.
성불사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 전망대가 있는 8각정에서 잠시 쉬었다.
산대장인 여백선생이 거제시장에서 샀다는 복숭을 배낭에서 꺼내었다.
본래는 참석 희망자가 8명이었는데 한 명이 스케줄이 바뀌었다며 뒤늦게
합류를 하게 되어 먹거리에 차질이 생겼다.
'콩 한 개도 나누어 먹는다'는 말과 같이 먹는 것으로 인해 의리가 상하기 쉽다.
누군 주고 누군 안 줄 수 없어 칼로 쪼개기를 시도했지만 복숭은 속씨식물이라
과육 속에 단단한 씨껍질이 들어 있어 칼날이 더 이상 지나갈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손으로 반쯤 나누려고 했지만 과육이 물러 엉망이 되고 말았다.
다시 길을 재촉하여 숲속 오솔길을 걸었다.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이 그리 시원할
수가 없었다. 12시경 너들 바위 부근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아 각자 준비해 온
먹거리를 꺼냈다. 미국서 온 친구는 감자를 삶아 오고 치즈를 준비했다. 조빠는
계란 담당이라 참가자 숫자대로 계란을 삶아왔다. 구리 선생은 고구마를 구워오고
수석 친구는 충무김밥을 준비해 왔다. 떡진선생은 기린맥주를 세깡 준비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한 후 예전대로라면 동쪽으로 횡보한 후 옥녀봉 아랫 고개에서
대청공원쪽으로 하산을 하여 장산역으로 빠지는 데 오늘은 다른 길로 한번 가보자는
산대장의 제안에 모두 묵묵히 따랐다. 그래서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와 다시 임도를 타고
재송동방향으로 걸었다. 한참 가니 체육시설이 나오고 옆으론 계곡수가 졸졸 흘러내렸다.
인근엔 '돌서렁이 뭐길래'라는 향토사학자의 장산 이름의 유래를 밝히는 안내표지판이
서 있었다. 임도에서 재송동으로 내려가는 길로 접어 드니 연리목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두나무가 한데 붙은 팽나무가 서 있었다. 연리지나 연리목은 본래 두 나무의 가지(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것을 말하는 데 여기에 선 연리목이란 나무는 합쳐진 것이 아니라 붙은 것으로
엄밀히는 연리목이 아니라고 본다.(진짜 연리지는 10639,8597.549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