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막걸리는 전주에다 물을 적당히 타서 체에 걸러서 마시는 술이다.
전주는 누룩 찌꺼기가 그대로 남아 있어 아무리 독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걸러지 않고 마시기에는 거북한 술이다. 전주에다 물을 탈 때 적당히 타야 하는 데
너무 많이 타면 싱겁고, 물을 적게 타면 뻑뻑하기도 하지만 농도가 진해 금세 술에 취한다.
어머니는 농주를 참 잘 담으셨다. 꼬드밥에다 누룩을 빻아 가루로 내어 잘 섞은 다음
술독에 넣고 미지근한 물을 부어셨다. 술약 이스트를 넣고 입구를 종이로 싸맨 다음 구돌막에
놓고 담요로 술독을 싸매셨다. 한 이틀쯤 지나면 술독에서 술이 복닥복닥 괴는 소리가 났다.
술이 괴기시작하면 숟가락으로 떠서 맛을 보기도 하고 논 매는 일을 하시는 아버지 중참으로
한 주전자 걸러주시면 논두렁길을 들고 가다가 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대고 빨아 마시기도 하였다.
물타기란 보통 술에 물을 타서 농도를 묽게 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투자에서는 주가가 하강할 때
높은 가격에 산 주가에 더 싼 값에 산 주가로 평균단가를 낮추는 행위를 물타기라 한다.
반면에 술 타기란 어떤 종목의 주가가 오를 때 높은 가격에 사서 더 높은 가격에 매도를 하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올라가면 내려가야 하듯이 계속 오를 수는 없으므로 언젠가는 내려간다.
그 시점을 예상하지 못하면 고점에 물려서 꼼짝달삭도 못하게 됨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편 '술타기'란 말이 나온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술에 관련된 속담으로는 '술에 물탄듯'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언어나 행동이 조리있지 못하고 흐릿한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술타기'란 술에다
다시 술을 탄다는 의미다. '물에 물 타듯, 술에 술 타듯'이란 말은 그게 그거란 말이 아닌가? 말하자면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뜻인데 '술타기' 행위자는 뭔가 노리는 목적이 있다.
가수 김호중은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치는 등 행위로
지난달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검찰송치 당시 위드마크
(Widmark:체중과 마신 술의 양 등을 토대로 혈중알콜농도를 역산하는 공식)_분석 결과와 김씨의 사고
당일 행적 등을 바탕으로 김씨의 음주운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움주운전 혐의는 제외했다.현행법상 혈중알콜농도 측정에서 정확한 음주수치가 특정돼야 음주
운전 혐의로 처벌할 수 있는데 김씨가 사고작후 음주측정을 회피해 사고시점의 정확한 혈중알콜농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호중씨 사건이후 실제 교통사고를 낸 뒤 음주측정없이 도망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피의자가 사고현장을
벗어나 추가 음주를 하는 소위 '술타기'를 하는 사례도 늘어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