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에 피고 지고 한 녀석들 모아 봤습니다.
(엔젤트럼펫)
고등학교 1학년 딸아이가
재워 달라 투정을 부립니다.
가끔(아니 자주) 수다가 필요할때마다
제 팔베게를 요구하는 딸아이 입니다.
많이 피곤한 날이였나 봅니다.
"엄마..대화의 시간이 필요함"
"오키~~알았당"
(내 사랑 모나리자)
딸아이 침대에 누워 팔베게를 해 주었습니다.
재잘대기 시작하는 딸아이...
어제 인체신비전에 다녀오면서
터키 문화 체험을 하고 왔습니다.
하루 일과를 재잘대던 딸아이가
"엄마.. 난 화장품 회사 CEO가 꿈이자 목표인데
내 태몽이 뭐였어?"
태몽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친정집에서 남편과 함께
제가 살던 방에서 수표를 세고 있었는데
밖에서 친정엄마께서
"김서방 뭐하나 돼지가 밖으로 나왔어
얼릉 잡아"
남편이 뛰어 나가 까만 새끼 돼지
한마리를 품에 꼬오옥 앉았습니다.
태몽을 듣던 딸아이가
"내 강아지 할머니 보고싶다"
"그래...엄마도 보고프다..."
(호야)
딸아인
내강아지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추억들을 끄집어 내기 시작합니다.
"할머니가 내 생일때마다
찰쌀 시루떡해서 보내 주셨는데..."
"그래...그랬었지..."
친정 엄마께선 여섯 남매의
손자 손녀들의 생일때마다
손수 쌀가루 빻아 작은 시루에
찰팥 시루떡을 하셔서
고속버스 편으로 보내오셨었습니다.
"에이....내강아지 할아버지가
안계시니까 이젠 고속버스로 못오네..."
(문주란)
"할아버지가 우리들 시골가면
차에 태우고 정읍 구시장에 데리고 가셨쟎아"
"맞다...그랬었지..."
"아따 갸는 누구여?"
"어~~우리 둘째딸네 딸래미..."
"아따~ 고놈 이삐게 생겼네..."
시장 상인들의 칭찬이 이어지면
어깨가 으쓱해지신 내 아버진
"내가 야들 데리고 동네 나가면
어깨에 힘이 팍팍 들어간당께"
그렇게 내 아버진
손주들을 데리고 구시장 한바퀴를 돌면서
자랑하셨습니다.
(할머니 권사님 댁에서 엎어온 군자란)
"엄마...내강아지 할아버지가
우리들 보여 주실려고
동물들도 많이 키우셨쟎아"
"그래 맞다...
소, 돼지, 강아지, 고양이, 토끼,닭, 오리,사슴..."
"쫑민이가 병아리 만든다고
짚 쌓아 놓은곳에
웅크리고 앉아서 계란 품었었쟎아"
"ㅋㅋ 구래 마쟈마쟈~"
"촌에서 야들한테
보여줄수 있는게 요눔들 밖에 더 있냐"
하시면서 동물들때문에
하루도 편히 나들이를 하지 못하시면서도
즐겁고 기쁘게 기르셨던 내 아버지....
(더덕꽃)
"내강아지 할머니 할아버지 한테
뭐 먹고 싶다고 하면 직빵이었는데..."
"그래...그랬었지..."
손주들이 혹은 자식들이
할머니가 해주신 엄마가 해주신
뭐가 먹고 싶어요 라고 말하면
2~3일 뒤엔 여섯남메 집에 골고루
두세박스의 박스들이 고속버스 편에
옮겨져 오곤 했었지...
밑반찬과 고기니 생선
그리고 밭에서 나는 풍성귀들
그리고 쑥이 아주많이 들어가
절편이나 인절미가...
(숯부작 )
따르릉....따르릉....
"여보세요...응...아빠"
부모님의 안부를 묻기도 전에 내 아버지는
손주들 안부부터 물으십니다.
그리곤...
다섯시 버스로 인절미 보낼테니까
여덟시쯤 찾으러 가라 하십니다.
"아가...터미널에 가서 짐 받거든
너 허리아프니까 무거운거 니가 들지 말고
짐꾼사서 차에 실어 달라고 해라"
(여름날 베란다)
아빠...
눈물이 납니다.
그 말한마디 속에......
둘째딸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당신께선 아마도
네 딸네들에게 보내질 box여덟개를
혼자서 다 나르셨을것입니다.
(귀여운 가랑코에)
앙상해진 몸으로...
이젠 쇠잔하여 보기에도 안쓰러울 만큼
여윈 그 몸으로....
속상한 맘에
"다음주면 휴가라서 갈텐데 뭐하러 보내세요 힘들게...."
"그래도 내 강아지가 먹고 싶다는데
얼릉해서 멕여야지..."
(지금은 넘치돍 풍성한 워터코인)
몇칠전 딸아이가 외할머니께 전화로
"할머니..나 할머니가 만들어준 쑥인절미가 먹고 싶어...
엄마가 백화점서 사줬는데 맛이없어"
외 손녀딸 그 한마디에 친정 부모님은
분주한 이틀을 보내셨을것입니다.
(덴드로움)
남편이 퇴근하면서 box 두개를 들고 옵니다.
신김치 싫어하는 남편위해
갓 버무린 열무김치 한통
복날이라고
직접 기르신 닭 깨끗이 손질해서 한마리
할머니가 만들어준 갈비가 맛있다는 손녀 위해
잘게 칼집넣어 양념한 갈비 한통
아마도 어제 새벽 손주들 입에 들어가는거 보시려고
내 아버지는 허름한 자동차를 몰고
영광 법성포를 다녀 오셨나 봅니다.
굵직한굴비들이 한마리씩 랩으로 싸여져 있고
상추며 실파 아욱...각종 푸성귀들...
그리고...
떡집에서 막 해온 인절미를
콩고물 묻히지 않고
녹여서 한번 먹을만큼씩 잘라서
랩으로 씌워서 꽁꽁 얼린 인절미 조각 7개와 콩고물...
떡집에서 막 해온 그 뜨거운 인절미
행여 가는 도중에 상할까봐
굳기전에 작게 잘라 급냉 시키느라
그 뜨거운 열기 한몸에 다 받으셨을 내 어머니...
(지난 봄 사랑을 독차지 한 귀부인)
하나하나 꺼내 놓으면서
또다시 눈물이 납니다.
예전엔 이런 느낌없이 그냥 보내주신거니까
감사히 먹겠습니다라는 생각뿐이였는데...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내 아버지가..내 어머니가...
어떤 모습으로 무슨 생각하시면서
하나하나를 준비하셨을까 하는 맘에
울컥 눈물부터 쏟아집니다.
(엘리베이터 앞의 손님 맞이용 산호수)
네 딸들에게 조금도 치우침없이
똑같이 보내시느라고
부모님은 이틀을 준비하여 터미널로
자식들을 향해 달려 가셨을것입니다.
그리고 내 아버진 네 딸들에게
"허리 아프니까 니가 직접들지말고
짐꾼사서 자동차까지 옮겨 달라고 해라"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긴기아난...넘 풍성해져서 2월이 기대되네요)
아버지....아니 지금까지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철부지 처럼...아빠...라고만 했는데...
아빠...내 아빠...사랑합니다.
아빠의 넓으신 사랑 감히 측량할수 없지만
언제나 가슴으로 느낄수 있답니다.
(온시디움...올해 6년차입니다)
아빠가 주신 사랑이 어디 이것뿐일런지요.
시간이 흐를수록
저희들에게 쏟아주신 그 사랑들이
가슴속에 싸이고 싸여
그 아름다운 사랑이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자리 메김하고 있습니다.
(팔손이..꽃사 출신이지요 아마도 5~6년 된듯)
아빠, 감사해요.
저희 가슴속에 언제나 따뜻한 사랑 심어주셔서...
주름진 눈가에 이슬방울 맻힌 눈길로
자식들 바라봐주시는 아빠....
언제나 당신은
저희들의 산이고, 들이고, 바다이고, 우주이십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2003년 7월 어느날 글중에서...)
(수선화)
"엄마 그거 생각나..
우리들 나물 반찬 잘 안 먹는다고
할아버지가 소세지 사오셨는데
우리 잘 먹는 햄이 아니고
옛날 소세지 사오셨다고
할머니 한테 혼나셔서 다시 장봐 오신거..."
"그래..마저..그때 할아버지 많이 혼나셨지.."
(만인의 연인 제라늄)
딸아이와 저는 한시간이 넘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추억했습니다.
(천리향...이제 좀만 기다리면 다시 보겠지요 한창 꽃피울
준비중이네요)
목이 메어 옵니다.
미칠듯이 그리워 집니다.
행여 딸아이에게 들킬까
숨죽여 오열합니다.
"어째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첫해만 꿈에 한번 오시고
한번도 안오시니...."
꿈에라도 자주 좀 오시지...
아빠...왜 그리 무심하세요
살아 생전 여섯 남매 위해서
그리도 헌신 하셨는데...
(싸랑시런븐 덕구리난)
아빠가 하늘 나라 가신지
이제 다섯해가 되어가는데
일상에 쫓기다 보니
그리움마저 가슴 한켠에
묻어 두었었나봅니다.
(냄푠 꼬시가 받은 녀석인데..덴드로움과로 알고 있음)
이밤 물 밀듯 밀려오는 그리움에...
복받쳐 오는 그리움에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당치 못하고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딸아이와 저는 잠을 잊은채
부둥켜 앉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생일 선물 삼종 셑)
잠을 이룰수가 없습니다.
설 명절이 다가와서 일까요
가슴 한켠에 묻어 두었다고만 생각했던
그리움이란 놈들이 솟구치는
감정의 물결들을 억제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움이란 눔...그 눔 참...
감당하기 어려운 밤입니다...
(2012년 1월 21일을 맞으며....)
(올핸 벌써 수확 했네요 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