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일 2025-03-19 09:18:48 수정일 2025-03-19 09:18:48 발행일 2025-03-23 제 3434호 23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심각한 호흡기 질환으로 로마 제멜리병원에 입원한지 벌써 한 달째다. 다행스럽게도 교황청은 다소간 건강을 회복한 교황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3월 16일 공개했다. 그간 교황은 여러 차례 호흡 곤란을 겪으며 고비를 맞아 우리를 안타깝게 했다. 여전히 상당 기간의 치료를 요하지만 큰 위기는 넘은 듯하여 반가운 마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교황 선출 12주년을 맞았다. 교황은 지난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에 선출돼 수많은 도전에 직면한 가톨릭교회의 면모를 일신해 왔다.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언제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면서, 교회가 완고함에서 벗어나 자비와 사랑을 향하게 이끌었다. 불의에 단호하면서도 공감 어린 유머를 잃지 않는 소박한 모습의 교황에 모든 이들이 매료됐다.
교황은 특별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참되게 시노드적인 교회로의 변모를 이끌고 있다. 비록 어떤 이들은 여전히 돌처럼 굳은 마음으로 변화에 저항하고 있지만 그러한 논란마저도 시노드 교회의 특징임을 우리는 깨닫고 있다. 동시에 그는 세상의 가난한 이들에게 항상 가장 먼저 눈길을 돌리고 교회와 세상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교황의 건강 악화로 인해 일각에서는 사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물론 교황은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결단처럼,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로 교황직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에는 사임의 길을 열어두었다.
하지만 여전히 교회와 세상은 그의 헌신을 필요로 한다. 주님의 섭리가 마침내 온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이끌 것임을 믿으며, 종들의 종인 교황을 위한 기도,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에 더욱 힘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