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테를지하고 약간의 밤문화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원래 여행기라는걸 적어본 적이 별루 없는데다
앞에 글을 올릴때 몽골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한번에 다 적을 각오로 글을 썼다가
생각외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양도 많아서 늘어지게 됐습니다.
지루하시지 않으면 좋겠네요...
=============================================================
울란바토르에서 테를지까지는 차로 약 한시간여 걸리는 거리입니다.
시내에서 벗어난 도로의 사정은 도시보다 한결 열악해서 차는 속도를 더 내지도 못하는군요...
도로만 좋으면 2~30분이면 갈 거리 같은데...
울란바토르의 매연에서 어느정도 벗어나니까 드디어 초원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초원이 황토색이네요...
여름철이 지난 관계로 풀들이 색이 누런색이라 넓은 초원이 다 흙밭 같은 느낌이 듭니다...
초원과 바위는 많은데 나무는 상당히 드물더군요...
야트막한 산을 몇개 넘어서니 게르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하는 테를지 국립공원이 보입니다...
아니... 테를지 국립공원이라고 하니까 그런갑다 하는거지 어디서부턴지 잘 알지도 못하겠더군요...
도시를 벗어난 몽골의 기온은 뚝 떨어져 주위의 냇물은 다 얼어 있습니다.
테를지에 도착하자마자 게르에 숙소를 정했습니다.
바위와 풀이 많고 나무는 드문드문 나 있을 뿐이라 상당히 황량한 느낌이더군요...
하루를 묵을 곳이 산과 산 사이...그러니까 골짜기 부분인데 해가 일찍 저문다고는 해도 시간이 4시밖에 되지 않아 우리 일행은 말을 타기로 했습니다.
조랑말보다는 크고 경주마 보다는 작은 몽고말을 끌고 오는데 과연 내가 말을 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주도에서도 말타고 사진한번 안찍어 봤는데...
갈색의 말을 골라서 탔는데 의외로 타는 방법이 어렵진 않더군요...
말도 말을 잘 듣고...ㅎㅎㅎ
처음이라 긴장되는 마음에 천천히 말을 몰았지요...
얘기를 듣자 하니 말을 재촉하는말 '이랴'라는 말을 몽골에선 추(튜?)~라고 하더군요...
슬슬 달래가며 갔는데 이눔에 말이 얼마나 관광객들을 많이 태웠는지 지가 알아서 길을 걸어가더군요...
걷다가 멈춰서 먹이도 먹고, 걷다가 먹이먹고...그러다가 먹이만 먹더군요...ㅠㅠ
'추~' 하니까 다시 걸어가는데 걸어가면서도 먹이는 계속 먹으면서 갑니다.
기분도 상하고 해서 배를 툭 차면서 재촉을 했습니다...
그런데 좀 세게 찼는지 말이 뛰기 시작하더군요...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기분은 상당히 좋습니다....
일행중에 한명은 말타다가 떨여졌습니다...
이른바 낙마...
수퍼맨도 반신불수로 만든 낙마였지만 일행은 거뜬하게 일어나더군요...
좀 긁혔지만 다행이 크게 다친데는 없었습니다...
더 탔으면 했지만 날이 저물어서요...
가로등이라는게 거의 없어 저물면 보이는게 아예 없습니다...
말 타는것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다시 몽골 갈 일 있으면 말은 꼭 다시 탈겁니다...
재미 있어요...
저녁은 몽골 전통음식인 허르헉을 먹었지요...
TV에 종종 나와서 봤던 음식인데 밖에서 만들어서 가지고 들어 왔었지만
어떻게 만드는지는 기억이 나더군요...
양젖 담아두는 통에서 양고기와 감자와 당근을 꺼내 접시에 담아 주던데요...
만드는 법이 양고기 넣고 불에 달군 돌 넣고 양고기 넣고 다시 돌 넣고 해서 한참 익힌거...
머... 기억나는건 이정도라...ㅎㅎ
원래 양고기가 비린내랄지 냄새가 많이 나는편인데 제가 먹은 허르헉은 그런 냄새가 별루 없더군요...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먹는데는 지장이 없었어요...
그리고 허르헉에 곁들여 먹는 양배추 절임 같은거...이름을 모르겠네요...것두 허르헉이랑 잘 어울렸는데...
제가 음식을 별로 가리는 편은 아니지만 첨 접하는 음식을 거리낌 없이 먹을 정도의 식성이 아님에도 허르헉을 잘 먹을수 있었던 것은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사가지고 온 김치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ㅎㅎㅎ
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역시 사가지고 온 몽골 보드카를 마셨는데 독한 소주같은 느낌이었지요...
39도... 저는 술을 잘 하지 못합니다...소주 반병정도면 적당하고 한병이면 과한 정도의 주량인데
보드카를 허르헉과 함께 반병정도를 마셨습니다.
한병이 700ml니까 소주 한병 이상을 마신거죠...
그랬는데 술이 취하질 않네요...아니..취하긴 하는데 기분좋을 정도로만 있어요...
양고기때문인지 좋은 공기때문인지 술이 좋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운 저녁을 보낸뒤 식당으로 쓰이는 게르에서 나오는데 눈이 와 있었는데요...
뭉쳐도 뭉쳐지지 않는눈... 소금 같은 눈이 쌓여있는걸 보고 겨울에 눈이 암만 와도 스키타기는 어렵겠다 싶더군요..
숙소로 돌아왔는데 어느새 아주머니가 난로에 불을 지펴놓고 갔군요...
게르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다들 아시겠지만 바깥에 드러난 가죽 안으로 두꺼운 양모가 깔려 있는걸 아는분은 아시겠지만,
직접 보시지 않은분은 잘 모르시겠지요...
저도 직접 보고 알았는데 벌써 알고 계셨으면 할 수 없고... ^^
그 양모 덕에 안쪽과 바깥의 단열이 너무 잘 되어서 게르안은 찜질방이 되더군요...
원래 몽골 사람은 밤까지 불을 땐 후 불이 꺼지면 그 남은 온기로 다음날 새벽까지 그대로 잠을 잔다고 하는데
주인 아주머니는 새벽에도 일어나 불을 새로 지펴 주셨습니다...
그 친절때문에 너무 더워서 잠도 제대로 못잤습니다. ㅎㅎㅎ
밤에 더워서 게르 밖으로 나왔드니 하늘에 은하수가 펼쳐져 있네요...
그렇게 가깝게 그렇게 많은 별들을 한꺼번에 직접 본적이 없었는데 한동안 추위도 잊고 하늘만 봤습니다.
주위에 조명이 없으니 더 잘 보이더군요...
한참동안 별 보면서 문을 열어두고 열기를 빼고 나서야 겨우 잠들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으로 계란탕 같은것과 호떡같이 넙적한 빵을 먹었는데 비몽사몽간 먹는 바람에 이름을 묻는걸 깜빡했어요...
그래도 먹을거 먹고 나니까 정신이 들고 씻어야 겠다는 생각에 공용 샤워장으로 갔습니다.
더운물이 안나오더군요...
엊저녁엔 더운물이 나왔는데 그걸 생각하고 머릴 감으려고 물을 틀었는데 얼음물이 쏟아지네요...
겨우겨우 씻긴 했는데 머리가 터질것처럼 조여드는 느낌입니다...
얼음 녹은물에 머리 담그면 아마 이런 기분일겁니다...
숙소에서 짐을 대충 꾸리고 거북바위 등이 있는 테를지를 좀 더 둘러 보면서 테를지의 관광은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여름에 테를지를 방문하면 파란 초원을 배경으로 정말 멋있는 배경이 있을것 같았는데 좀 아쉽습니다...
테를지에서 울란바토르로 돌아와서 칭기스 호텔에 숙소를 정했죠...
몽골에서 제일 좋다는 호텔이라는데 실내온도 조절기는 고장나 있고 실내등 안켜지는것도 많고 티비는 채널도 안돌아가고...
다행이 더운물은 나오더군요...
씻은 후 식사를 하고선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술집으로 향했죠...
물론 몽골아가씨들이 있는 술집이었는데 주인은 한국사람입니다.
바가지 걱정이 있긴했지만 결국 갈 수 밖에 없었는데요...
몽골 밤문화에 대한 궁금함이 컷던 탓입니다.
일행중 한명이 그러더군요... 어느 나라든 밤문화를 경험하지 않으면 반쪽자리 문화를 보고 온 것이라고...
적극 호응하면서 즐거운 밤 시간을 가졌습니다...
몽골 아가씨들의 외모는 우리나라 사람과 구분이 안가는 스타일도 있고 카자흐스탄이나 우크라이나쪽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도 있는데요...다들 공통적으로 체형은 서양인 체형이라 스타일은 매우 좋습니다.
일단 주식이 육류 위주다 보니까 그런 경향이 있는것 같더군요...
다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 영어나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그다지 말이 필요없는게 밤 문화라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술집에서 옆에 앉아있는 아가씨한테 물었죠
'한국어 할 줄 알아요?'
그러니까
'몰라요'라고 대답하더군요...
한국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옆에 아가씨도 한국사람을 많이 접해본듯 했습니다...
비용은 인당 200달러...
양주 2인당 1병(조니워커 1리터)과 맥주 열병정도에 안주 몇개...그리고 이차비와 새로 잡을 숙소비용을 모두 포함해서...
처음엔 200달러라고 하니까 우리돈으로 약 24만원이니까 엄청 싸게 느껴지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차 없이 술만 마셔도 그 정돈 되니까요...
그래서 기분좋게 밤을 보낸 뒤 그 다음날 저녁에 참새 방앗간이라고 또 밤에 나오게 되었는데요...ㅎㅎ
우리와 따로 떨어져 전날 밤을 보낸 사람은 나이트를 갔더군요...
거기서 부킹을 하고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어제 부킹한 아가씨가 오늘은 그 친구들을 부른답니다...
몽골사람들의 외모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사고방식은 오히려 러시아 사람과 흡사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러시아말을 할 줄 알고 러시아 사람들을 가깝게 여깁니다...
그리고 중국을 싫어하죠...
고로 몽골도 원나잇 스탠드 문화가 일반적이라 나이트 간 사람들은 저렴하고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더군요...
게다가 한류열풍으로 한국사람에 대한 인식은 좋은편이라 더욱 부킹이 쉽다고 합니다...
태국같은 동남아 술집 아가씨들은 왠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는데(물론 이쁜 아가씨들은 많았지만)몽골에 아가씨들은 말만 안하면 그런느낌이 전혀 없더군요...부킹아가씨의 친구들은 대학생이라는데 영어도 꽤 잘하네요...
이렇게 그날 쓴 비용이 50달러...
6만원여...
그중에 30달러가 새로 잡은 숙소의 비용이고 나머지가 술값였어요...
물론 아가씨에게 돈을 줄 이유는 없었구요...
돈을 주고 밤을 보낸 아가씨나 그렇지 않은 아가씨나 상당히 적극적이었고 감당하기가 좀 힘든감도 있었는데요
그래도 못 잊을 추억 남기기엔 충분했습니다...
ㅎㅎ 다른분 밤문화 얘기는 적어 놓은걸 보면 호기심이 동하고 직접 보는것처럼 눈에 선한데 제글은 제가 읽어도 국어책입니다요 그려...
그래도 몽골은 진짜 재미 있습니다...
같이 간 일행들 같이 느끼는 감정이라 다른 분이 오셔도 크게 다르지 않을겁니다...
다시 가고싶은 생각도 물론 듭니다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내년을 기약합니다..
음...
주의 하실건...
티슈가 없습니다...
화장지는 조금씩 있긴한데 없는데도 있더군요...
미리 준비해 주시면 좋습니다...
생필품이 좀 부족해요...있긴한데 비싼지 가게에는 파는데 숙소에선 접하기가 힘들더군요...
그리고 칭기스 호텔이나 동급 호텔엔 물론 있지만 조그만 데는 샤워시설이 없어요...거참 불편하더군요...세면대 하나가 고작이니...
평소 잘 씻지 않지만 씻을데가 없으니까 또 씻고 싶더군요...청개구린가봅니다 ㅎㅎ
이상으로 몽골에서 짧은시간 격은 경험을 글로 옮겨 봤습니다.
아직도 마음은 몽골에 있습니다...
보기에 화려하고 웅장한 나라는 아닙니다만 하루하루 지낼수록 재미있는 뭔가가 있는 나라입니다.
내년 여름휴가를 꼭 몽골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제가 계산을 안해서...식비는 한국음식을 먹는다는 가정하에 한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현지 음식가격 역시 계산을 제가 안해서 ㅠㅠ...나이트 술값은 먁주마다 다르지만 대략 10달러 미만입니다...쇼두 해요 ^^ 사우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낮에는 말을타도 되고 시내에 있다면 박물관람이나
쇼핑을 해도 되지만 워낙 사회기반시설이 열악한 관계로 별루 할 일은 없습니다. 생필품은 우리나라보다 비싸요... 거기도 어지간한 공산품은 다 수입이고 구하기 어렵지 않지만 흔하지도 않습니다. 참고로 현지 가이드는 한달 생활비가 약 3~50만원정도랍니다...집값을 제외하고서...
spoon님 답변 정말로 감사x하늘만큼입니다 이번21일은 5박6일 필리핀 갔다오고요 12월 중순쯤에 울란바트로에 함가볼 생각입니다 물론 정보 많이 수집해서요 아시아권은 그런대로 많이 가보았는데 몽골은 처음입니다. 재가 12월달에 한번 가보고요 꼬옥 여행담 올려드릴께요다시한번 정보에 대하여 감사감사
첫댓글 good.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
질문입니다) 1.환전은 달러가 좋은지요 그리구 환전소는 많은지요 2.1일 숙박비및 식대비는 어느정도인지요 3.나이트 클럽 술값은 얼마정도인지요 4.몽골에도 사우나?가 있는지요 5.낮시간에는 무엇을 해야하는지요 6.생필품가격이 어느정도인지요( 우리나라돈으로) 너무나도 알고싶읍니다.답변부탁드립니다.
오~ 질문이로군요^^ 현지화는 투그릭으로 한화와 1대1이지만 환전이 되지 않습니다...(한국에서나 몽골에서나)달러로 바꿔서 현지에서 바꾸셔야 합니다... 물론 고액권이 유리하고 환전은 공항과 쇼핑센터 은행등에서 가능한데 적당히 있습니다... 숙박비는 칭기스 호텔이 약 6~70달러 정도 했던거 같고 게르의 숙박비는
제가 계산을 안해서...식비는 한국음식을 먹는다는 가정하에 한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현지 음식가격 역시 계산을 제가 안해서 ㅠㅠ...나이트 술값은 먁주마다 다르지만 대략 10달러 미만입니다...쇼두 해요 ^^ 사우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낮에는 말을타도 되고 시내에 있다면 박물관람이나
쇼핑을 해도 되지만 워낙 사회기반시설이 열악한 관계로 별루 할 일은 없습니다. 생필품은 우리나라보다 비싸요... 거기도 어지간한 공산품은 다 수입이고 구하기 어렵지 않지만 흔하지도 않습니다. 참고로 현지 가이드는 한달 생활비가 약 3~50만원정도랍니다...집값을 제외하고서...
초행인 관계로 대답이 부족합니다. 정보의 수집도 상당히 편협된 시각에서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감안하세요... 다음에 제가 또 가든지 고무신님이 갔다 오시면 좀더 정확한 정보가 나오겠지요 ... 감사합니다.
spoon님 답변 정말로 감사x하늘만큼입니다 이번21일은 5박6일 필리핀 갔다오고요 12월 중순쯤에 울란바트로에 함가볼 생각입니다 물론 정보 많이 수집해서요 아시아권은 그런대로 많이 가보았는데 몽골은 처음입니다. 재가 12월달에 한번 가보고요 꼬옥 여행담 올려드릴께요다시한번 정보에 대하여 감사감사
좋은하루되시고요 행복하시구요 건강하세요
별말씀을...빨리 보셨네요... 12월 중순이면 영하 2~30도랍니다... 월동준비 하셔서 가세요^^
다시 감사감사 x 하늘땅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