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희 안경을 새로 맞추기 위해 30년지기 친구가 운영하는
홍대입구로 출동했어요.
마침 그 곳 지하철역 가까이에 있는 영화관에서 아이들은 보고 싶다던 영화도 한 편씩 즐겼지요.
안경점에 가니
아무래도 이쁘고 세련된 것들이 우리동네 보다는
훨씬 더 많더군요.
게다가 가격에서 띵~~~한 방 맞았는데
우리동네 안경점들에 대해 배신감 마져 심히 사무치더라구요.
건희는 동네에서 미리 봐두었던 모델 있었는지
와, 싸다. 며 바로 찜하더군요.
공항철도 덕에 교통도 편리해져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니 이젠 시간,거리에 대한 부담 없이 친구네를 이용하기로 했지요.
나름 애향심 깊다고 자부하던 지역주민인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어쩔수 없네요.
안경이 만들어지는 동안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 한 곳을 찾았어요.
`콩불'이라고
20여분을 입구에 서서 대기 하고서야 우리 차례가 오고.
1인당 오천원씩이라기에 큰 기대 안했는데
와우!
우리 옆 테이블에 앉았던 세친구는 양이 적을지도 모를거라며 4인분 시키던데
우리 다 먹고 나오도록 낑낑거리며 서로 미루는 꼴을 보다 왔는데
다 먹고 갔을려나?
대식가인 건희,준희도 저까지 삼인분만으로도 충분하더군요.
매운맛이 깔끔한 것이 제법 맛있었어요.
버스정류장도 털실로 짠 겉옷을 멋지게 차려입은 것이
참으로 앙증맞고 예뻐보이더군요.
안경을 찾아 나오고 영화를 봤던 쇼핑센터에서 필요한 것들 구매하고
길거리서 핫도그 하나씩 물고 귀가를 서두르는데
어쩐일로 큰 맘 먹은 아빠가 데릴러 오겠다고 연락왔네요.
다른 때 같았으면 방방 뛰며 좋아라했을텐데,
공항철도에 꽂힌 준희가 됐다고, 그냥 가겠다고, 단칼에 거절하네요.
빠르고 조용하고 깨끗하다는 준희의 공항철도 예찬론이
한동안 귀가 닳도록 계속될듯 싶네요.
엄마, 우리 앞으로 서울 갈 때는 꼭 공항철도만 이용하자구요!
2011년 마지막날.
아이들과 또 하나의 행복한 추억일지, 재산목록에 추가합니다.
첫댓글 새해복많이 받으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