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담개발원 이사, 황수경 박사 /bbs]
어느 절에 강의를 갔을 때 아주 얼굴이 환한 보살님 한 분이
사진을 한 장 보여 주면서 "교수님, 이 사람이 누군지 아시겠어요?" 하시는데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서 "잘 모르겠는데요.. 누구신가요?" 했더니
막 웃으시면서 "제가 이 사진을 안 버리고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저예요."
아무리 봐도 다른 사람 같은데.. 자신의 9년 전 얼굴이래요.
그러면 지금보다 젊어야 하겠죠? 그런데 지금이 훨씬 나아요. 못 알아볼 정도예요.
9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 하면..
그분은 정말 하도 괴로워서 스스로 가려고 했던 거예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하루종일 같이 사는데.. 하도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셔서
좀 심하게 말하면 언어폭력처럼 하루종일, 매일 당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1년, 2년, 3년.. 듣기 싫은 말을 계속 들어야 하고..
그렇다고 뭐.. 장남인데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서.. '내가 없어지는 수밖에 없구나~'
무척 고통스러우면 순간 그런 생각이 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해답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절에나 한 번 가보자 해서
무슨 인연이 있었는지.. 절에 가서 법당에서 법문을 듣고 있는데
스님이 자꾸 인연법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모든 것은 당신이 지은 대로 나오고 있으니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다 내 탓이고, 내가 주인이 돼서 바꿔야 한다."
그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나셨대요.
나는 태어나서 잘못 산 게 없는데.. 누구한테 그런 말을 들을 일이 아니고..
친정에서도 그런 소린 안 들어봤는데 이게 왜 내 탓이란 말인가!
너무 화가 나서 법회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다가 스님한테 가서 막 그랬대요.
"그걸 왜 내 탓이라고 하십니까? 시어머니 탓이지.
저는 제 할 도리 다 했고, 저는 그렇게 산 적이 없습니다."
그랬더니 스님께서 설명을 하시다가..
"보살님, 그럼 어떤 시어머니였으면 좋겠습니까?"
"당연히 남들처럼 좋은 시어머니가 좋죠. 잘 해주고, 챙겨 주고.."
"그런 시어머니가 계시면 어떻게 하실 것 같습니까?"
"그러면 매일매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죠."
"아, 그러세요? 아주 감사한 시어머니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물론이죠. 제가 아주 살 수가 없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랬더니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본인이 원하는 것은 '감사한 시어머니'이니까
당신 탓인지 아닌지 3개월 정도 내 말 대로 해 보고 봅시다..
해보고 당신 탓이 아니면 내 말을 취소하겠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해 봐야죠.
당신이 원하는 시어머니는 '감사한 시어머니'이니까
오늘부터 이제 시어머니 볼 때마다 감사하다고 해 봐라..
그 겉모습에는 도저히 감사할 수가 없지만,
그 속에 인연줄이 있으니까 거기에다 감사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분이 스님말씀 대로 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너무너무 입이 안 떨어지고 하는데..
정말 죽기살기로 억지로 했다고 합니다. 억지로..
그렇게 1주일, 2주일, 한 달, 두 달..
그냥 생각만 해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자기도 덜 괴롭고..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시어머니께서
아침에 나오자마자 뭐라 하시던 게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는 거예요.
제가 그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처음에는 그렇게 우울증과 분노로 얼굴이 안 좋았는데
그렇게 하다보니 시어머니 폭언이 어느 순간 없어지기 시작하고
그래서 자기도 좋고.. 남편도 너무너무 좋아하고.. 애들도 좋아하고..
그렇게 그분은 오히려 9년 전보다도 더 젊어 보일 정도로 좋아지게 바뀐 거였습니다.
이것은 무슨 신비한 일이 아니고, 그냥 한 생각 바꾼 거예요.
드라마로 말하면 대사가 안 맞잖아요?
남이 나한테 잘못 하는데 '감사합니다'가..
그런데 저쪽 대사는 어떻게 하든지간에 내 대사는 계속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각본을 바꾸니까 거기에 맞게 남이 바뀌게 되는 것이죠.
비유를 하자면 그런 거예요.
이것이 바로 일체유심조입니다.
또 어떤 보살님은 남편이 '원수'였대요.
정말 누가 봐도 원수같은 짓만 하고..
그래서 '남편=원수'라고 생각하고
현관문 소리만 나도 '아이고, 저 원수가 들어오는구나~'
당연히 그런 마음으로 30년 이상을 살았는데
불법을 만나고 '아,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구나~'
그래서 억지로 바꿨대요.
문소리가 나면 남편을 향해 "감사합니다, 부처님~"
그렇게 정말 힘들지만 억지로라도 자꾸 했더니
그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남편도 점차 바뀌더랍니다.
이런 것을 무슨 신비한 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내가 주인이 돼서 바꾸는 과정입니다.
이런 예는 정말 많이 있습니다.
☞ 미운 시어머니 죽이는.. 참 좋은 방법
첫댓글 네~정말 저에게 소중한 말씀이네요~ 당장 가족들을 긍정의 마음과 감사함으로 바꾸어 대해야겠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
감사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 내가 주인이 되어 사는 삶이라는 것이 많이 와닿습니다. 마치 그런 것을 성취한 것처럼 사는 삶이어서 감사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