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별로 ‘의사 면허’를 따로 발급할까?
2019-01-17
▶ 타주 진료 때는 별도 라이센싱...수수료-수속 시간 ‘막대’
▶ ‘짭짤한’ 수입-의과대 유지 등 ‘밥그릇
지키기’가 원인
캐나다는 전국 어디서나 의사 부족에 시달린다. 상당수 캐나다인들은 패밀리 닥터조차 없어서 아침 일찍부터 클리닉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왜 캐나다는 이렇게 의사 부족으로 환자들의 진료를 어렵게 할까?
각 주별 대학 및 의료 규제 기관들의 ‘제 밥 그릇 지키기’ 요인이 크다는 의견이 높다. 실제로 캐나다 의사들은 타 주에서 진료를
하려면 다시 의사 면허를 신청하고 많은 수수료와 상당히 긴 수속 기간을 거쳐야 라이센스를 받을 수 있다.
한 예로 노바 스코샤, 사스카추완, 노스웨스트
준주와 온타리오주에서 의사로 일했던 M씨는 2005년 이래
가정의학과 공중보건의로 일해 왔지만, 타 주 이동 후 새 의료 면허증을 얻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과정을 다시 거쳐야 했다.
캐나다에서 의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정식 라이센스 신청을 위해 충족해야 할 표준 요건이 있는데 현재
13개 주와 준주에서 각각 별도의 라이센스 요건과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온타리오 주에서 의사 라이센스 신청 시에 의과 대학 성적증명서 등 42개의 신청
서류와 수천 달러의 수수료를 요구한다.
또 노바스코샤 의과 대학은 연간 수업료로 1950 달러,
7월1일 이후에는 975 달러의 연체료를 내야
한다. 임시 라이센스 비용은 850 달러, 자격증 검토에 550 달러의 수수료, 서류 수수료로 450 달러, 학위
사본 75 달러, 의사협회 회원 확인증은 40 달러, 대리 의사는 월 250 달러의 수수료가 있다. 다른 주도 비슷한 수수료를 내야 하며
대학과 병원은 서류에 대한 별도 수수료를 부과한다.
M씨는 적절치 않은 일을 저지른 소수의 의사들을 격리하기 위해 라이센싱이 엄격할 필요는 있지만 왜 주별로 서로 다른 라이센스를 요구하는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녀만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캐나다 의사협회,
캐나다 수련의. 캐나다 의대생 연맹을 포함해서 점점 더 많은 의료 단체들이 전국 라이센싱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사 훈련 및 과정은 캐나다의 17개 의과대학과 수련의 프로그램에서 모두 비슷하며 환자들도
눈에 띄게 다르지 않다.
국내 의사 면허 통합을 요구하는 관계자들은 주별 별도의 면허 요구가 특히 농촌과 외지에서 의사들의 휴가 또는 노후 시 의사 충원을
어렵게 만들며 때로 아예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엄격한 라이센싱 규칙은 타주와의 공동수술도 막고 있다. 예를 들어 밴쿠버의 정형의는 환자의
절박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전고관절 대치술(hip replacement)를 하기 위해 세인트 존에 쉽게
갈 수 없다.
의사들은 “이같은 주별 의사 면허 요구의 분절화된 시스템은 의사들에게는 골칫거리를 만들지
않을지 몰라도 환자 치료에는 실질적 장벽이 되고 있다. 취득이 아주 어려운 현재의 재라이센싱 규정은
노동력 이동에 대한 불공평한 제한이며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로 한 의사는 토론토에서 공중 보건 수련의로, 알버타주에서 가정의로서 일하기 위해 온타리오주와
알버타주 두 개의 의사 라이센스를 보유해야 했다.
다른 많은 의사들처럼 클리닉과 병원에서 종종 주말과 휴일에 대리 의사로 일하는 그는 “대리
의사는 의사가 간절히 필요한 농촌과 외곽 지역에 중요한 의사 모집 수단이다”고 말했다.
캐나다 수련의 협회 조사에 따르면 수련의 중 18.5%는 다른 주에서 대리 의사로 일할
계획이 있으나 52%는 추가 라이센스를 얻는데 귀찮은 상황이나 비용이 없어야 그렇게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 의사는 과거 BC주 농촌에서 일시적으로 가정의로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라이센싱
수속에 여러 달이 걸리고 추가 비용 문제로 포기했다.
그는 “BC주에서는 라이센스 1700 달러의
비용과 범죄기록 조회 및 다른 잡다한 많은 서류를 요구했다”며 “당시에 800명의 환자가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규칙들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물었다.
그러나 캐나다 의료규제연맹(FMRAC)의 린다 잉크펜 회장은 “그런 규제는 법에 규정된 것처럼 의료행위에 대한 주의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바뀔 수 없다. 전국 라이센싱이 얼마나 필요한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반면 의사들은 “단지 각 주별로 별도의 의사 라이센싱 제도를 유지함으로써 대학은 자신들의
근거지와 자신들의 수입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잉그펜 회장은 “FMRAC는 지난 2017년
발표된 캐나다 자유무역 협정에 의해 촉구된 것처럼 주별 장벽 제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의사
라이센싱 신청 절차는 이제 각 주에서 많이 유사해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FMRAC는 현재 넥서스 카드와 유사한 일종의 신뢰받는 의사 라이센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타
주에서 임시로 일하려는 의사에게 급행 처리를 해주는 것이다.
의사들은 이 방법이 수련의 단체들이 원하는 보조 대리의사 라이센스에는 많이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규제
당국의 명령은 공중을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점을 충분히 지지한다. 그러나 우리는 단일 라이센스가 그런 점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밴쿠버조선일보_김혜경 기자>
https://www.vanchosun.com/news/main/frame.php?main=1&boardId=17&sbdtype=&bdId=64601&cpage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