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6대 잔고(殘高) 그리고 어느 노(老) 교수의 인생편지]
삶이 끝날 때 후회나 미련이 적을수록 인생을 잘 살았다 말할 수 있다. 그러려면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고 또한 나이가 들수록 그 동안 살아온 삶을 반추해 어떤 잔고가 얼마나 남았는지 돌아보는 과정도 필요하다.
인생의 잔고 중에는 남길수록 좋은 것이 있는가 하면, 떠나기 전에 깨끗이 비워야 하는 것도 있다. 그 중에 남겨야할 것 3가지와 반드시 비워야할 것 3가지를 합해 인생의 '6대 잔고(殘高)'라 부르며, 다음과 같습니다.
0 남겨야할 것 세 가지
첫째 : 가족에게는 그리움을 남겨야 한다.! 그리움은 곧 보고 싶은 마음을 말하므로 생전에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 자연스럽게 우러 나오는 감정이다. 즉, 나에 대한 그리움이 클수록 잘 살았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둘째 : 친구에게는 웃음을 남겨야 한다.! 나를 기억하는 친구들이 나를 떠올릴 때, 항상 즐거울 수 있다면 나는 죽어서도 그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셋째 : 세상에는 감동을 남겨야한다.! 죽어서도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들이 많은데, 만약 죽은 후에 자신이 그걸 본다면 그만큼 비참한 일도 없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았던 세상살이를 마치면서, 감동 하나 쯤 남기고 떠나는 것은 세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할 수 있다.
0 비워야할 것 세 가지
첫째는 마음의 빚이다.! 나로 인해 눈물을 흘린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용서를 구해 마음의 빚을 깨끗이 비우고 떠나야한다. 그래야만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마음의 응어리다.! 내게 상처를 준 사람들 중에는 죽을 때까지 용서할 수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 세상까지 그 응어리를 가져간다면 가는 길이 편할 리가 없다. 그것은 마음에 뜨거운 불덩이를 안고 먼 길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갈 때는 마음에 쌓아둔 응어리의 잔고를 모두 비우고, 마음을 최대한 가볍게 해야 여정이 즐거운 법이다.
셋째는 정(情)이다.! 친구에게는 우정(友情)의 잔고를, 반쪽에겐 애정(愛情)의 잔고를 남김없이 모두 주고 또한 세상에겐 인정(人情)의 잔고를 바닥까지 긁어 아낌없이 나눠줘야 죽을 때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다.
🍒 어느 노(老) 교수의 인생편지 🍒
친구 한 사람 잃고 나니, 남은 당신들께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소.! 어제는 지나갔으니 그만이고, 내일은 올지 안 올지 모를 일, 부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고 아끼는 어리석은 짓이란 이젠 하지 말기오.! 오늘도 금방 지나간다오.! 돈도 마찬가지요. 은행에 저금한 돈, 심지어는 내 지갑에 든 돈도 쓰지 않으면 내 돈이 아니란 말이오.! 그저 휴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오.
뭘 걱정 해...? 지갑이란 비워야 한다오. 비워야 또 돈이 들어 오지. 차 있는 그릇에 무얼 더 담을 수 있겠소...? 그릇이란 비워 있을 때 쓸모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오.!
뭘 또 더 참아야 하리까.! 이젠 더 아낄 시간이 없다오.! 먹고 싶은 거 있거들랑 가격표 보지 말고 걸들린 듯이 사먹고, 가고 싶은데 있거들랑 원근 따지지 말고, 바람난 것처럼 가고, 사고 싶은 거 있거들랑 명품 하품 가릴것 없이 당장 사시오.!
앞으론 다시 그렇게 못한다오. 다시 할 시간이 없단 말이오.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 있거들랑 당장 전화로 불러내 국수라도 걸치면서, 하고 싶던 이야기 마음껏 하시오.! 그 사람, 살아서 다시는 못 만날지 모른다오. 한 때는 밉고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던 당신의 배우자, 친구, 그 사람 분명 언젠가 당신 곁을 떠날거요. 그렇지 않은 사람 이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오.!
떠나고 나면 아차하고 후회하는 한 가지, "사랑한다"는 말, 그 말 한마디 못한 거, 그 가슴 저려내는 아픔, 당하지 않은 사람 절대 모를거요.!
엎질러진 물, 어이 다시 담겠소? 지금 당장 양말 한 짝이라도 사서 손에 쥐어주고 고맙다 고 하시오! 그 쉬운 그것도 다시는 곧 못하게 된다니까. 그리고 모든 것을 수용하시오. 어떤 불평도 짜증도 다 받아 드리시오.!
우주 만물이란 서로 다 다른 것, 그 사람인들 어찌 나하고 같으리까...?
처음 부터 달랐 지만, 그걸 알고도 그렁저렁 지금까지 같이 산 거 아니오...?
그동안 그만큼이나 같아졌으면 되었지.! 뭘 또 더 이상 같아지란 말이오.?
이젠 그대로 멋대로 두시오.!
나는 내 그림자를 잃던 날...! 내일부턴 지구도 돌지 않고 태양도 뜨지 않을 줄 알았다오.!
그러기를 벌서 10년이 넘었지만, 나는 매주 산소에 가서 그가 가장 좋아하던 커피잔에 커피를 타 놓고 차디찬 돌에 입을 맞추고 돌아온다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겨우 이 짓밖에 없다오. 어리석다고, 부질없다고, 미친 짓이라고 욕해도, 난 어쩔 수 없다오. 제발 나같이 되지 마시오.!
이것이 곧 당신들의 모습이니, "살아있을 때"라는 공자도 못한 천하의 명언을 부디 실천하기 바라오.!
지금 당장 넌지시 손이라도 잡고, 뺨을 비비면서 귓속말로 “고맙다”고 하시오.!
안하던 짓 한다고 뿌리치거들랑, “허허”하고 너털웃음으로 크게 웃어 주시오.!
이것이 당신들께 하고픈 나의 소박하고 간곡한 권고이니, 절대로 흘려듣지 말고 언제 끝나 버릴지 모르는, 그러나 분명 끝나버릴 남은 세월, 부디 즐겁게 사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