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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아랫목 벽에 걸려있는 편액
을미년 정월의 오후 ㅡ 뒷편 누마루 안
설핏 저녁으로 기울어 가려는 차랑한 겨울볕이 동지를 지나니 어김없이 볕 속 그득~ 히 봄을 머금은채 일곱밤만 지나면 첫 절기 立春이라고 제스스로 더없이 그윽타 !!!
툇마루안에도 햇살은 들앉아 명상중인겐지 고요하고
대청마루안 부엌으로 드는 문 위 ㅡ 낮 등도 덩달아 고요하고
창호문 옆 벽면 기품있게 민화가 그려져 있는 안방 창호문 안으로 스며든 볕이 마치 달빛 비추인듯 은은하여
그냥 가만 ㅡ 꽃잎위에 나비 한마리 내려앉듯 가만히 앉아 빛과 어스름의 조화속으로 살며시 드가 보기도,,,
대청마루 뒷편 서쪽 툇마루
유리 문밖으로 놓여있는 담장안 ㅡ 뒷 뜰 정원역시 깊고 깊었다.
수런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멀어도 예서제서 들려오는 이야기소리 소리들이 보이고
그래도 아이들 까르륵 웃음소리 너울파도처럼 너울 너울져 흐르면 담장이며 축대를 이룬 돌들마저 활짝벙근 개나리 꽃잎인양 목젖이 보이도록 파안대소할텐데,,, 사위는 고요하여
그 옛날 이른 저녁밥 짓던 연기는 오래전의 꿈이되고 서북간 담장너머 해랑대를 지나 선두평을 휘돌다 종내 산허리 감싸도는 鎭江歸雲 되었던가
아하~ 솟을대문 지나 안채로 들기전 우편 저 사각의 순백으로 나툰 無說無聞 無說經이 된게구나.
그래선가 행랑채 한 켠 더러는 뻐그러지고 뒹굴면서도 나날이 마법의 시간을 타고놀며 띄워져가고 있는 메주덩이들마저 커단 된장 항아리 담기기도 전 어느 새 뉘의 상위로 올라볼까나 두런거리고,,,
안채쪽 담장에 여봐란듯 앉아있는 사자성어 ㅡ 行不無得 !!!
어느새 수액을 퍼 올리는 나무들의 연초록 신록 그리고 갖가지 꽃동산을 이뤄내는
그 푸르름 머금은 겨울 나목들을 바라보는 겨울볕의 눈빛은 ㅡ 그 얼마나 자애롭고도 찬란한가
그 찬란한 오색빛 햇살속에 실눈뜨고 바라보ㅡ는 콧잔등위 !!!
뜰안도 안마당은 물론 마당까지도 흙 흙마당인 고택 우일각 !
안마당의 발자국들 ㅡ 이젠 안마당은 커녕 대문밖 마당조차 흙마당 보기가 금쪽보다 더 귀하디 귀한일이 된 시절을 지나는 중이라니 오호 통제라 !
온수리 99칸 고택
우일각(羽日閣) 2500 여평의 대지 위에 지어진 아흔 아홉칸 민간 대저택 ! 약 100년 정도 된 이 집은 김영백 어른께서 지으신 조선 전통양식의 기와집!!!
한 때는 나들길 3코스 구간이기도 하였으며 간간이 들어가 누마루에 드가 차도 마시던 고택인데 나들길은 살짝 비껴 걷게되어 이젠 바람따라 인연 되는 날에나 가게되는 아쉬움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의 바램은 하늘에 닿지 않아 지금은 그저 저 존재함만으로도 감사하며 바라볼 뿐 ,,, 강화읍내 홍대감댁 99칸집은 화재로 인해 빌라로 탈바꿈한지 오래고 ㅡ 누가 다시 저렇게 99칸 아니 이젠 100칸도 지을 수 있을텐데 강화도에 제2 제3의 99칸집을 지어 다음세대로 세대로 이어줄런지~ ~~ ???
아무래도 을미년 입춘지나 경복궁 교태전에 들어 무언가를 하기보다 안하기 두어시간 넉넉이 머물다 와얄까보다. 같이갈 길벗님 혹 누 있을라나??
한국의 아름다운 섬 강화도 심도기행 화남길위에서 단기 4348 을미년 정월 스므아흐레 신새벽 춤추는 풍류의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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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을미년 올해는
우리 모두 서로에게 숲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 ~ 서로에게 숲이 되도록 그 맘 새길께요. ^*
行不無得
99칸은 거져 지어진게 아니라는 교훈이겠죠?
볼거리로 보지않고 마음으로 새겨보는 야춤님!
행불무득 완전 게으른 제겐 ㅡ 무엇하고 있는게냐? 퍼뜩 정신차려랏 !!!
벽력같은 호령이었어요 샘
머잖아 다시 한번 가야하는데
시간 편안하시면 같이 가셔요. 글잖아도 게서 샘 생각 많이 났니더.
뜬금없이 대뜸 전화넣어 무작정 가시자고 하진 못하고.. 야생의 춤 올림 ^ㅎ^~~
@야생의춤 그냥 서 있는 것만으로 동참하는
싱거운 제게 행운을 주시는군요.
@모란꽃 님!
가까운 곳 계시니 가기전 날 미리 시간편안하신지 타진할께요.
우리것에 대한
깊은 애정지니신 시각으로 보시는 모습은 어떤지 듣고싶기도 하거든요. 저두
미처 헤이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잘 새겨주시리라는 철썩같은 믿음도 있구요. ㅎ
오잉?
언제... 온수리에 야춤님이 속건축하셨나?
감사합니다. 강화의 진짜배기를 이리저리 들춰주셔서^^
푸훗~ !
그러게요. 강화도의 진짜배기들중 하나임엔 틀림이 없다는... 잘 지내시죠?
샘 바그다드 한번 가죠? 나들길 쪼매 돌아치다 ,,, *^ㅡ^*
@야생의춤 조쵸~ 바그다드 쪽창으로 보는 평야지를 바라보며 따따부따~ ^^
@도요새 님!
그 쪽창밖은 완전 푸른 보리밭 !
그나저나 설원은 꿈속에서 만나야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