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220
명심보감-009
선과 악
동봉
다만 마음속에 옳음만 있다면
앞으로 가야 할 길 묻지를 말고
다만 본분에 의지할 수 있다면
앞으로 가야 할 길 묻지를 말라
만약에 가야 할 길 진정 바라면
앞으로 가야 할 길 망치지 말라
원문原文
단존심리정但存心裏正
불용문전정不用問前程
단능의본분但能依本分
전정불용문前程不用問
약요유전정若要有前程
막주몰전정莫做沒前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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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前程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다
앞길은 전도前途고 전로前路다
과거는 이미 흘러간 시간이다
흘러간 시간에 잘못한 일을
나중에 고칠 수는 없다
혹 잘못이 있다면 참회하고
다시는 죄짓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은 죄 크기에 맞게 참회하고
다시 짓지 않겠다는 맹세가
상대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게 한다
앞 전前 자와 길 정程 자에 뜻이 있다
전前은 앞 전, 자를 전으로 새기며
정程은 한도 정, 길 정으로 새긴다
전은 이미 흐른 시간을 뜻하고
정은 장차 갈 길의 뜻이다
시간을 따라 과거로 가고
또는 미래를 내다보며 달린다
전前에는 과거와 미래가 있으나
공간에서 바라보는 앞뒤도 있다
정이란 앞으로 장차 걸어갈 길이며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삶의 세계다
앞 전前 자는 2가지 이상의 뜻이 모여
이루어졌기에 회의문자會意文字다
전前 자는 앞, 먼저, 앞서다 외에
여러 가지 뜻을 담은 글자다
전前 자는 달 월月, 칼 도刂와
머리 모양䒑이 서로 결합하였다
전前 자의 금문金文은 발 지止 자와
배 주舟가 서로 결합한 전歬 자로
독특하고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배가 앞으로 간다’는 뜻이다
이를 형성문자形聲文字라고도 한다
2가지 이상의 뜻이 만나 된 글자라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은
칼, 베다, 자르다의 부수와
소릿값을 지닌 앞 전歬 자의
열린 뱃줄, 탈 것舟, 발 지止에서
사람의 발 모양으로 그려졌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회의문자로서 한도 정/길 정程 자는
한도, 측량이란 뜻을 가진 글자다
길 정程 자를 놓고 들여다보면
벼 화禾와 드릴 정呈의 결합이다
드릴 정呈 자는 허리를 숙인壬 채로
공손하게 말口을 건네는 모습이다
부수, 벼화禾가 벼를 뜻한다면
소릿값 드릴 정呈 자는 저울이다
곡물禾의 양과 함께 부피를 재고
나아가 무게를 재는 저울의 뜻이다
그와 같이 등에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허리를 숙인 정呈 자를 응용하여
벼의 무게를 뜻하게 되었다
벼 무게와 쌀 무게는 좀 다르다 한다
도정하기 전 쌀을 벼禾라 이름하고
도정한 뒤의 벼를 쌀米이라 한다
벼 50kg을 쌀로 도정했을 때
쌀의 무게는 40kg이 된다는데
들은 이야기라 자세히는 잘 모른다
벼禾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곧은 줄기木가 살짝 숙인丿모습은
여물수록 더 겸손함을 뜻한다
게다가 얘기를 입口에 맡기는壬 일은
그만큼 서로 인정한다呈는 뜻이다
곡물의 무게는 법정 규정에 따라
반드시 그에 맞게 측정되며
동시에 그 값이 정해진다
따라서 한도 정/길 정程 자는
헤아림과 측량測量의 뜻으로서
오랫동안 도량형으로 지탱해 왔다
도랑형度量衡은 명사에서 보듯
길이, 부피, 무게 등을 헤아림이다
그것이 나중에 법칙이나 규정과 같은
다양한 의미로 파생되기에 이른다
마음가짐이 올곧고
가야 할 길이 정해진다면
애써 갈 길을 물을 필요가 없고
의지할 본분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가야 할 길을 망치는 일은 말아야겠지
그러므로 밝은明 마음心이야말로
보배寶 거울鑑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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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사이족 그는 오른손이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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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2023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