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 처음 버너 수집하며 낯선 오스트리아산 버너를 보고 조금은 생소했습니다. 어린 시절 내키지 않던 바위 탑도 서며 산악반도 해보고 한산 주최 설악산에서 얼어죽을 뻔도 했던 겨울 등산학교 출신인데 이 버너는 진짜 처음보던 버너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워낙 유명하던 버너였더군요. 당시는 주위 선배들이 죄다 개털(?)들이라 맨 싸구려 빠나들(사실 명품 라이온들이었지만) 만 짊어지고 다녀서 그런 모양입니다. 이래서 사람은 어울리는 환경이 중요합니다(어디서 줏어왔는지 천막천으로 만든 균형도 안집히고 좁은길에서는 비켜주기도 힘들던 무척 큰 기슬링 배낭을 짊어지라 해서 그랬더니 북한산장에서 왠 어르신이 일제때 본게 여태 남아있냐고 하더군요. 지들은 신식 배낭메고서 - 나는 딱 쌀가마 지게지고 따라온 머슴 느낌).
어쨋든 버너도 이곳 저곳 까지고 색깔도 구리고 첫인상은 별로 였지만 명품이라고 설래발치는 고물상 옆집의 바람잽이 때문에 2개를 떨이해 왔습니다. 사실이더군요. 워낙 삼발이형의 기준이 되는 버너라 기능상 결코 떨어지지 않는 아류 국산 짝퉁(휘버스 ?)도 많은 모양입니다.
좋은 점은
1. 우선 펌프(돌려서 고정됨, 이것 모르면 펌프 안빠진다고 집어 던질수 있슴) 와 나비형 마개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두툼한 생선회처럼
2. 분해 조립이 필요없고 긴다란 손잡이에 혹시 거지되면 밥깡통으로 그대로 써도 좋게 우아하게 녹슬고 우그러진 케이스,
3. 뺄 필요없는 삼발이, 안정적인 바닥면
4. 예열종지도 필요없게 만든 연료통(이건 약간 불안하고 보다시피 페인트가 까지는 단점일 수도 있슴), 휘발유/석유 모두 가능(단, 노즐은 교환)
단점은 역시 워낙 재질이 두껍고 튼튼해 무겁고 둥근 모양이라 배낭 정리시 등짝도 아프고 껄끄럽습니다.
아래쪽 화기 전달도 신경쓰이고(그래서 그런지 동생뻘 되는 725는 화기 차단 양철 가로막이 있더군요)
버너를 수집하다보면 본의아니게 중복해서 구입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죄송합니다). 알면서도 희한하게 홀린듯 지갑이 열립니다. 그렇다고 한마리 다시 팔려면 마음속 저항이 일구요.
이거 나머지 한놈 잃어버리거나 고장나면 어떡하지. X발, 별 해괴한 망상이 다 떠오릅니다.
같은 것 3-4개라도 비슷할 것 같아요.
그래도 조만간 정리해야겠습니다(마누라가 보면 죄다 쓰레기 X 2).
물론 상태 좋은 것은 당근 당분간 제가 보지하고(잘 보존하고 간직함)..
첫댓글 ㅋㅋㅋ
그래서 저도 625가 무려5개
725 1개를 갖고 있습니다.
상태 좋은놈 나오면 또 낚아챌 채비를 하고있습니다
으아, 저와 같은 분이 실존하시는 군요. 제가 이상한게 아니었군요. 반갑습니다.
원주 섬강을 가보고싶습니다
한번 오세요. 연락 주시구요.
ㅎㅎㅎ 선배님 안녕하세요?
옛 추억과 더불어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ㅎㅎㅎ
선배님 등산에 대한 소중한 기억들이 담긴 빠나입니다! ㅎㅎㅎ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빠나 한점을 분양 하실 때 제게 우선권을 주실 수 있을까요? ㅎㅎㅎ
팔도에 포에부스 625호를 모으고 있는데 강원댁으로 좀 써보려 합니다! ㅎㅎㅎ
멋진 빠나들과 함께 좋은밤 보내시고요! ㅎㅎㅎ
산적님 기억에 키핑해 놓겠습니다. 일단 지금은 쌓여있는 버너들 점검중이니 장내 정리가 끝나면 그때 진행할까 합니다. 아무리 세컨이지만 기능은 살려놔야 하지 않겠습니까 ? 관심 감사합니다.
@최강사(최병영)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ㅎㅎㅎ
빠나에 대한 애정과 예의가 느껴져 반갑네요! ㅎㅎㅎ
참고로 겉모습은 중요치 않게 생각합니다! ㅎㅎㅎ
저도 625 하나들여볼까 고민중이였는데요 ㅎㅎㅎ
좋은 아이와 인연이 되실 겁니다.
포에부스에 멍들면 대여섯개는 애교이니 있는넘들이라도 잘 닦고 이뻐해주면 말못하는 버너일지라도 밥값에 보답 충분히 하는 넘이 그놈들이라 고조선비기 17쪽 3째줄에서 봤습니다 ~~~
그래서 무생명체 버너지만 좋아한다는 이유하나에 서로 이곳저곳 사시며 이렇게 교감하는 것이겠지요.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