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팀에서 얼리액세스에 들어간 게임인데.. 기존 판타지/로그라이크 부류 던젼크롤링입니다만.
게임의 모토가... "현실은 시궁창"... 그냥 기존 판타지/RPG물에서 사람들이 보통 기대하게 되는 '재미요소'를 모두
다 뒤틀어버려서 아주 심장과 혈압에 안 좋은 쪽으로 꼬아놓았는데... 이게 은근히 중독성이 있긴 있네요. 하지만
몹을 쓸고 목적을 이루는 통쾌함 따위는 전혀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토나오게 암울한 현실 뿐...
어차피 로그라이크 비스무리한 계통이기 때문에 스토리고 뭐고 별로 중요한건 아니라서 굳이 얘기하자면..
어떤 사람이 자신의 선조들의 잊혀진 영지에서 보물을 찾기 위해 사방에서 모험자를 구해요...
... 근데 모험자들이 도착한 작은 장원은... 그냥 시궁창이에요...
... 그리고 모험자들은 부와 명예를 손에 쥐기 위해 영지 곳곳의 지하던젼으로 기어들어가는데...
... 돈이 안 벌려요..
... 캐릭터 레벨 업이 느려요...
... 캐릭터들이 레벨업 해도 기본 능력치가 딱히 강해지지 않아요...
... 몹이 쎄요...
... 쟈코에 보스에 따로 있는 것도 아니라, 걍 몹은 다 쎄요....
... 맞으면 아파요...
... 힐링포션 따위 존재하지 않아요...
... 힐 마법은 한정된 캐릭터만 쓰는데, 이게 다른 겜에서처럼 "얍! 원상복구다!"가 불가능해요...
... 힐링을 해도 쥐똥대가리만큼만 되서 그야말로 죽음만 겨우 모면하게 해주는 정도 뿐이에요..
... 힘들게 몹을 때려잡아도 별로 득 되는 것도 없어요...
... 던젼에 쓸어모을 아이템도 없어요...
... 어쩌다 까는 상자나 보물함의 절반 이상이 함정이에요...
... 열어보기 전까지는 함정인지 아닌지 몰라요...
... 어쩌다 아주 운이 겹쳐서 잔뜩 아이템을 모으는 때도 있는데.. 그런데 플레이어들 배낭이 무한하지 않아요...
... 필수용품인 식량이나 횃불을 버릴 수는 없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보물을 버려야 해요 T_T
... 횃불이 타버려서 던젼이 어두워지면 안 그래도 무서운 몹들 공격력 명중력 죄다 뻥튀기가 되어요;;
... 그리고 아주 오라지게 짜증나는게...
... 이 게임의 모험자들은 히어로, 영웅이 아니라 그냥 인간이에요..
... 그러다 보니 시커먼 던젼 속에서 그야말로 심장이 쫄깃해지는 상황에서 죄다 겁을 집어먹어요...
... 희망과 용기는 아주 조금씩, 천천히 차오르는데, 절망과 두려움은 매 순간 찾아와요...
... 그러다보면 던젼 조금 진행하다가 아주 조금만 운이 나쁘거나 실수를 하면 파티 전원이 멘붕에 빠져요..
... 그냥 아주 코스믹 호러에요..
...그러다보니 캐릭터들이 그냥 뻥뻥 죽어나가요.. 마을 묘지가 온통 죽은 모험가들 묘비로 가득해요...
...그렇게 파티원들 죽어나가면, 마차를 타고 아무 것도 모르는 풋풋한 모험가들이 마을로 찾아와요
...그들이 "어서 모험을 떠나죠!" 하는 소리 할 때마다 아주 복창이 터져요...
... 그래도 수 많은 희생 위에 가끔 가다 계속 살아남아 강해지는 캐릭이 있긴 있어요...
... 근데, 매 번 모험 갖다가 돌아올 때 마다 PTSD 에 걸려서 와요
... 그러다보니 조금 강해진 캐릭터는 반대급부로 그 강함을 죄다 깎아먹는 정신병이 우글우글 걸려있어요
... 그거 하나 하나 치료하려면 또 돈이 엄청 깨져요
... 그러다 보니 아무리 모험이 진행되고 아무리 강해져도 돈이 늘 없어요...
... 그래도 수 십명 죽어 나갈 때 한 둘 유망한 캐릭터로 크고, 정신병도 잘 치료해서 건강한 모험자가 가끔 나와요
... 그래서, 생각에는 "이런 놈들 모아서 던젼 돌면 슬슬 돈이 모이겠지".. 라고 생각했는데요..
... 그런데 그렇게 레벨 오르고 강해진 모험자는 -_-; 쉬운 던젼 도는 것을 거부해요..
... 그러다보니 자기 레벨에 맞는 던젼에 들어가면, 역시 지옥이에요...
... 그리고 아무리 강하게, 잘 키운 캐릭터라고 해도...
... 결국에는 죽어서 시체로 돌아오거나
... 레벨이 오를 수록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정신병자에 폐인이 되서 마을을 떠나거나..
... 둘 중 하나의 운명일 뿐이에요..
... 마조히즘을 자극하는 중독성이 있는 게임인 듯.
첫댓글 와 이거 진짜 매력적이네요. 당연히 한글은 아니겠죠...--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지극히 형이하적인 대사들과, 짧은 문장길이, 글자의 벽이 느껴지지않는 텍스트의 양, 거기에 가장 중요한 인기와 분야의 돌풍력을 생각하면 유저 패치가 금방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거싫엉ㅠ
딥다크한 현실
어... 이거 매력적이네요 얼마죠?
$19.99
이 겜 가장 멘붕한게 패널티 붙은거 병원치료 8개 가량 다해놓으니 (소모한게 8턴) 키우는건 +알파 근데 던전돌고 어느순간 그 캐릭이 사라져있더군요.
죽은 적이 없으니 마을을 떠난거 같은데 하나보고 키우는게 아무 소용 없는 겜... ㅠㅠ
현재도 정말 재밌는데 아직 얼리 액세스라 어디까지 발전할지 궁금합니다.
주인공 자신을 대충 1차 대전 모병 담당 장교 정도라고 이입하면 멘탈 관리가 괜찮아지겠네요. 아무 것도 모르는 신병들이 "조국을 지키고 싶습니다!"라고 외치면서 철도역에 도착하면 무기 군복 방독면 편제해서 전쟁터로 보내고, 셸 쇼크 빠져도 그딴 거 알 바 아니고 계속 참호 돌격시키면 언젠간 죽을 거고, 그럼 그 다음 맨파워가 후방에서 또 도착하겠죠.
quill18이나 Northernlion, Marbozir, Arumba 같은 거의 모든 유튜브의 전략게임 플레이어들이 플레이를 올릴 때부터, 아 이 게임 장난아닌가보다.. 했는데 아주 대박이었군요 ㄷㄷ...
가격이 센데다 영문이라 지르기가 애매...
재미있어 보이기는 하는데 얼리 엑세스 게임이라 아직 사는걸 보류 중이죠.
하면서 짜증나고 화딱지나서 "버럭!" 하고서는 ALT+F4 로 끝내버렸는데.. 그런데 다음 날이면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하게 되는.. 그런 종류의 게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종류의 게임이네요. 사실 영웅이 어디있습니까. 다 인간이죠.
원래 RPG는 레벨1과 레벨50의 능력차이가 50%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가뭄의 담비군요.
저레벨 던젼에 안간다니. 돈벌줄 모르는 발칙한 놈이네요.
찾아보니 예전에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었던 게임이군요
정말 리뷰가 재밌네요...ㅎㅎ
오 게임이 괜찮겠네요
번역은 하루만에 끝낼수있는데 한글폰트가 출력안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