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에서 댄스, 록의 폭발력까지 두루 갖춰
탁월한 리듬감, 예술적 어택, 알찬 소리, 다양한 음색 표현력
노래 부를때 힘을 조절하는 것은 테크닉이다.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본능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간다. 이 부분에서 잘 연마된 기교가 필요하다. 힘을 넣을 때와 기교를 부릴 때 그리고 본능적 감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때 등 다양한 것들을 동시에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노래는 좋은 멜로디를 타고 가사가 그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므로 무엇보다도 발음의 정확성이 요구된다. 그렇다고 발음에만 너무 집착하면 소리 결의 흐름을 건드려 부자연스러운 진행이 된다. 따라서 소리의 라인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가운데 발음이 그것을 유연하게 타는 형국이 되어야 한다. 물론 여기엔 호흡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조지 마이클은 이러한 것에 잘 부합하는 보컬리스트다.
80년대 초반 왬(Wham)에서 ‘Wake Me Up Before You Go-Go'와 ‘Careless Whisper’를 부를 때만 하더라도 그가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왬이 아이돌 지향의 팝을 한다는 편견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이때부터 조지 마이클의 노래솜씨는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명 보컬로서 존재감을 크게 보여주기 시작한 것은 솔로활동을 하면서다. 일련의 솔로앨범을 통해 더욱 진일보한 창법과 음악세계를 들려주자 그때서야 음악계는 조지 마이클의 가창력에 ‘탄복’하기 시작했다.
조지 마이클은 부드럽고 달콤한 팝에서 강한 비트와 리드미컬한 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잘 소화한다. 거기에 소울풀한 감성을 내포하고 있어 소리의 깊이를 더해준다.
87년의 솔로데뷔작 [Faith]는 그의 가창력이 잘 드러난 역작으로 대중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앨범을 공개할 당시 조지 마이클은 불과 24세였다. 신체적 전성기의 최고 수준에 오르던 시절인 만큼 노래에서 강한 에너지와 알찬 소리 구사, 예술적인 어택 연출은 물론 정확한 발음에 이르기까지 노래 고수로서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서구인은 언어 특징이나 신체적 조건상 자연스럽게 비성이 나오는데, 조지 마이클의 경우 더욱 정교하고 내실 있는 비성을 구사한다. 고음을 쓸 때 이러한 비성의 탁월함을 들을 수 있다. 비성을 능란하게 구사해 소리의 색감 역시 다양하다. 마치 무지개와 같은 형형색색의 이미지가 그의 노래에서 자연스럽고 고급스럽게 연출된다. 특히 감미로운 음색은 여타 보컬리스트들에 비해 돋보인다. 명곡 ‘Last Christmas’도 그중 하나다.
빼어난 리듬감도 칭찬할만하다. 빈틈없이 딱딱 끊어지는 절도 있는 비트를 힘차게 타다가도 그루브를 요하는 부분에선 ‘쫄깃쫄깃한’ 리듬감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살아있는 어택으로 소리의 명확도와 역동성을 더한다. 그러다보니 소리의 라인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와중에도 멜로디와 발음이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가 되어 흘러나오는 것이다.
탄탄한 발성을 기반으로 내실 있는 소리구사, 그리고 무엇보다 느낌을 잘 담아 노래하는 보컬리스트, 그가 바로 조지 마이클인 것이다.
새 앨범 발매와 맞춰 조지 마이클 관련 칼럼을 본 ‘가창신공’ 코너에 다루려 했건만, 이렇게 빨리 속세와 인연을 끊을 줄이야.
많은 명곡을 남기고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새해는 ‘비보’없이 즐겁고 반가운 뉴스만 보도하는 한해였으면 한다.
조성진 기자 / 스포츠한국
첫댓글 아, 조지마이클도 저 세상으로 갔군요.. 개인적으론 'One more try'를 좋아합니다..
가성, 진성이 섞인 블루스(발라드) 곡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