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가까이서 함께 일한 사람이 이용하기 편하고 쉬울 수 있습니다. 한 장소에서 같이 일하지 않았다 해도 같은 업종이라면 그 일의 특성을 알고 있기에 역시 생소한 사람보다 이용하기 쉬울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용당한 사람의 배신감은 매우 클 것입니다. 현실 속에서도 일어날 법한 일이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사회적 신뢰 유지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그런 일을 당하면 그 배신감만큼 복수심이 커집니다. 이야기의 구성 상 흥미 촉발을 위해서 아마도 그런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보는 사람도 감정도 증폭됩니다. 감정이입이 되어 몰입하여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갑부들은 대인관계 폭이 매우 넓습니다. 특히 정치인들과 관공서 관련 인사들과 연줄이 다양합니다. 어쩔 수 없는 연결고리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니 말입니다. 아무리 정의 사회라고 하지만 인간관계를 물리칠 수는 없습니다. 서로가 눈감아주고 감싸주고 후원하고 지원해줍니다. 세상에 아무 도움 없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서로 돕는 일이고 서로 잘 먹고 잘살자는 식입니다. 문제는 남을 해코지하고 자기 이득만 챙기려하는데 있습니다. 함께 잘살자가 아니라 자기네만 잘살자는 것이지요. 자기네 배 불리려고 다른 한쪽에서는 피눈물을 흘려야 한다면 지탄받아 마땅합니다. 더구나 모함하여 인생을 쪽박 차게 만들거나 가정을 풍비박산 나게 만든다면 용서받지 못할 것입니다.
한 사람이 호텔에 들어섭니다. 이미 예약된 사람이기에 프런트에서 친절히 안내합니다. 고층 전망 좋은 방으로 잡아 들어갑니다. 방에 자리 잡는가 싶더니 자기 손을 댄 모든 기구에서 지문을 지웁니다. 그리고 창문을 열고는 창턱으로 나갑니다. 비좁은 창턱에 나가 창에서 조금 옆으로 벗어나 아슬아슬하게 섭니다. 아래가 까마득해 보입니다. 21층. 도로에 있던 한 사람이 사람들에게 손짓으로 위를 가리킵니다. 저 위에 사람이 있어요. 한 사람, 두 사람, 사람들이 쳐다보기 시작합니다. 모두 놀라지요. 자살하려는가? 그렇게들 생각합니다. 누군가 신고합니다. 조금 지나자 경찰차가 달려옵니다. 사람들은 더 많이 주변으로 모입니다. 여기저기 탄식이 나옵니다.
경찰이 방으로 들어와 창문으로 내다보며 설득해보고자 합니다. 그러나 응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경관을 불러달랍니다. 그렇게 하여 전혀 모르던 두 전직 경관이 만납니다. 자살하려는 ‘닉 캐서딘’과 휴직중인 ‘리디아 머셔’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머셔는 얼마 전에 자살하려는 경찰을 막지 못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 트라우마로 휴직 중입니다. 어쩔 수 없이 불려왔습니다. 비슷한 경우를 또 당하고 있는 셈이지요. 어쩌면 보상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계산하여 닉이 부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닉의 정체를 몰랐다가 대화 중에 통보를 받습니다. 또 경찰이야?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도피 중인 죄수의 신분입니다. 단지 결백을 주장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어찌 알 수 있습니까?
다른 한편 닉의 동생 ‘조이’와 그 애인 ‘앤지’가 건너편 건물 깊숙한 곳에서 침투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호텔과 마주한 이 건물 모두 ‘데이빗 잉글랜더’의 소유입니다. 그 건물에는 잉글랜더의 보석금고가 있습니다. 데이빗은 자기가 고용한 경찰들과 짜고 매우 유명한 다이아몬드를 도난당했다고 신고하였습니다. 그 도적으로 닉이 붙잡혀 25년 형을 받았습니다. 닉은 모함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풀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이 협력합니다. 치밀하게 계획을 짜서 시행합니다. 건물 밖에는 경찰이 깔려있고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TV 중계까지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삶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의도적인 자살극입니다.
그런데 머셔는 닉의 말을 믿어야 합니까, 흔히 죄수들의 거짓 결백 주장이라고 무시해야 합니까? 일단 죄인이라 할지라도 목숨을 살리는 것이 우선입니다. 두 사람이 옥신각신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서 믿음과 불신이 오락가락합니다. 일단 경찰 내사과에 사건의 경위와 닉이 말하는 경찰들의 사건 관련 이야기들을 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한편 관련자들은 초조해집니다. 어떻게든 닉을 처리해야 합니다. 조이와 앤지는 일단 다이아몬드를 차지하는데 성공하지만 잉글랜더의 수하에게 붙잡힙니다. 또한 닉은 잉글랜더에게 붙잡힙니다. 잉글랜더는 빼앗긴 다이아몬드를 찾아 건물 밖으로 나가 옥상에 있는 닉에게 야유를 보내며 유유히 도망갑니다. 어찌 될까요?
도난당했다는 다이아몬드는 잉글랜더가 숨겨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도난 신고 후 보험금을 엄청 챙겼습니다. 고급 도둑이지요. 닉이 결국 그것을 붙잡아내고 해피하게 끝납니다.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사회적 법망이 아무런 힘도 도움도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맥이 빠집니다. 그런 경우를 주변에서도 봅니다. 무엇을 믿고 의지하고 맡기고 살아야 하나 두려워집니다. 각자도생이어야 하는가? 영화 ‘맨 온 렛지’(Man on a Ledge)를 보았습니다. 2012년 작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