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 서준혁 ] 이라는 인물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잘- 이라는 단어보다는 그저 남들이 알고 있는 만큼의 서준혁을 알고 있었다는게 맞는 말이다
스무살 내나이 스무살에 대학이라는 곳에서 반짝반짝빛나는 서준혁을 만났다 -
내가 처음 그를 봤을때는 잘생겼다 라는 말을 떠올렸다 그는 확실히 잘생긴 인물이다 지금도 무심코 봤을때의 그의 옆모습이라든지 반쯤 감긴 속눈썹이라든지 하는 그런 모습에 모르게 잘생겻다라는 말을 떠올리곤 한다
그와는 같은 과였지만 서로 얼굴과 이름정도 알고 있는 사이였다 1학년 1학기, 같은 수업을 듣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일부터 곁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앉으려 밖에서 서성이다 그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를 특별하게 생각한다고는 한번도 생각해보거나 느껴지거나 혹은 스스로 느끼거나 하지 않았다
몰랐었다 그 시절에는-
그렇게 빛났었는지 -
서준혁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반짝반짝 였는지 -
내가 그를 바라볼 때 내 두 눈이 얼마나 반짝반짝 였는지 -
그 반짝임이 좋아하는 마음이었는지, 그게 누군가를 가슴에 담는일 이었는지 -
몰랏엇다 그저 너무 반짝반짝, 빛나기만 했었다 -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몇일 전 난 언제나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던 언제나 내 편이던 민현우를 햇살처럼 만났었다
같은 학교였고 역시 같은 과였다
처음 그와 사귄다고 했을때 내 주변 사람들은 그만두라는 것과 축하한다는(오래오래가라는) 두가지 반응으로 나뉘었다
내가 원래 살던곳은 전라도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을 이었고 태어나 한번도 그곳을 떠난적이 없었다
마을사람들은 내가 서울로 대학을 간다는 말에 마을잔치까지 열어줄 정도였으니 그곳의 규모가 어느 정도 였을지 짐작이 갈 것이다
난 사실 그곳이 싫었다 지겨웠다 숨이 막힐 것 같이 깜깜했다
처음엔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에게도 타지에서의 생활은 만만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혼자 사는 로망을 꿈꾸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진짜 로망 일뿐이다 처음 몇 달간은 잘 버티나 했지만 역시나, 이 지긋지긋한 고질병 같은 외로움은 끝이 없다
외로움 , 언제나 이것이 문제이다 -
현우와는 채 두 달도되기 전에 헤어졌다
사람마음이란 , 외로움은 어느새 귀찮음이 되어갔고 모든 일이 꼬인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의 어린 행동과 연인이라는 구속이 날 숨 막히게 햇다 그 작은 마을처럼 -
내가 끝냈다 그리고 울었다 그를 좋아하지 않은게 아니었으므로 그냥 눈물이 났다 -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아직 젊을 적 신내림을 받아 점을 보게 됐다던 할머니는 이따금 내게 말씀하시곤 했었다
[ 넌 사주에 사람이 없어 ,, 고독하고 고독한 생이야 하지만 걱정마라 할머니는 언제나 니 곁에 있을게다 ! ]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는 반짝반짝 빛나는 하나의 별이 되었으니, 이제 난 정말 고독하다 -
완전하게, 완벽하게 고독해져 버렷다
가족, 친구, 그런 것 들 과는 별개로 정말 이제 나는 고독해져 버린 것이라 생각했다
2학기가 시작되고 민현우 그와의 일로 많은 것 들이 틀어져 버렸다 소문이란 허위로 포장되고 그럴듯한 것들로 배달까지 되어 버린다 아주 안전하게 -
[ 남자는 어려 어쩔 수 없지 근데 넌 쫌 심하다 사람들 왜 그런데!! ]
늘 내 푸념을 들어주는 여진이, 이 친구는 오히려 나보다 화가 나있다
욕이라,, 욕을 많이 들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진실이라면 난 아마 백만년은 거뜬하게 살아 낼거란 생각이 들어서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이상하게도 나는 욕을 많이 듣는 편이다 어쩌면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너 인물값 한다고 생각해 ]
같은과 언니는 웃으겟 소리를 한다지만, 정말이지 장난이라면 모를까 난 내가 예쁘다거나 그런 비슷한 생각도 한 적이 없다 그런말을 들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늘 허둥지둥이다 내 자랑은 아니지만 만나자고 하는 남자들이 늘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 때문에 현우는 늘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무얼 하는지 누구와 있는지 확인하곤 했었다
자유, 답답했다 나는,, 이제, 뭐.. 다 지난일이다-
중간고사 기간 이었다 1학기 때 보단 좋은 성적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던 그때, 관련된 책을 찾기 위해 도서관 책장의 사이사이를 누빌 때 였다 찾는 책이 꼭대기 칸에 꽂혀 있었다 주변에 딱히 부탁할 사람도 없었고 할 수 없이 나는 두꺼운 책들을 몇 권 뽑아 쓰러지지 않게 세워 책 위로 올라섰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힘들게 균형을 잡으면서 힘겹게 책을 잡는 순간 균형을 잃었고 넘어지면서 꽂혀있던 몇 권의 책을 반대편으로 떨어뜨려버렸다
- 아-아 !!
짧지만 크지 않은 목소리, 낮지만 깔끔하고 나근나근,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그다 ! 서준혁, 그였다 -
1,2초 사이가 지났을까 난 잠깐 멍해진 상태였다가 얼른 책장 뒤로 뛰어갔다 머리를 한손으로 감싼체 조금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가 있다
- 괜찮아요 ? 아,, 정말 미안해요 책을 빼는데 손이 안 닿아서요 ..괜찮아요?
- 난 괜찮아요 ~ 어디 다친데 없어요? ^ ^
웃었다 - 웃음소리, 웃는 모습.. 어디서부턴가 빛이 난다
잠깐 잊고 있던 그 빛이 , 그가 반짝이기 시작 한다
- 아 , 전 괜찮아요 정말 미안해요
그는 큰 키로 떨어진 책을 다시 원래 자리에 꽂아 놓는다
친절한 사람, 그 사람은 친절한사람은 내가 아는 그이다
시험이 끝나고 얼마 후 엠티를 가게 됐고 우연히 그와 나는 같은 차, 앞뒤로 앉게되었고 사람들에게 쌓여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게 전부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만이라도 난 만족했는데
아마 그곳에서, 거기서 끝이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와 나는,
엠티의 마지막 날 우리들은 그냥 돌아감에 서운해 했고 결국 마음 맞는 몇몇이 빠져나와 자전거를 타러 가기로 했다
나는 자전거를 타지 못했기에 그냥 돌아가려고 햇지만 그가 남는다고 했기 때문에 그래서 결국은 나도 남았다
여진이와 2인용 자전거를 타기로 하고 내가 여진이의 뒷자석에 탓지만 그 친구나 나나 너무 부실거리는 탓에, 게다가 옆에서 씽씽- 대며 달리는 차들이 위협적 이었다 결국엔 여진이와 그가 자리를 바꾸었고 그가 나와 함께 2인용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두근거림-
처음으로 자전거를 못타길 정말 잘했다고, 괜히 실없는 생각까지 하곤,
그는 어릴적부터 이사를 많이 해 왔고 누나가 있으며 운동을 잘한다
그는 에이비형이고 보기보다 깍듯한 면이 있었고 의외로 쑥쓰러움도 많이 타는 그런 성격 이었다
그를 알게 되서 이렇게라도 시작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내내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서준혁 , 그의 웃음소리 웃는모습 그리고 그의등이 , 믿음직스러운 그의 등이 .
자꾸만 내 안에서 반짝반짝 환하게 빛나고 있다 -
엠티이후로 나는 점점 내 두 눈이 그를 쫒고 있음을 인정하게 돼버렸다
기정사실이 돼버렸다고 해야 하나 아프기가 싫다 그로 인해서 늘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그냥 간직만 하고 싶었다 소중하게 바라보기만 해도 이쁘게 그렇게 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그와 내가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은 이렇게 점점 또렷해지기만 하는데 사람들은 점점 흐릿해지기 만했다
나는 현우와 끝냈지만, 현우는 그것이 아니었고 언제나 사람들은 남의 말을 즐기는 것을 즐겼으니까
[사람들이 귀 막고 눈 가리고 입을 막고 살았으면 좋겠어]
내가 준혁이에게 갖고 있는 마음은 누구에게든 말하지 않았다
말하고 나면 정말 그때부터는 주체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학교사람들은 준혁이나 나를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하나의 흥밋거리로 밖엔 보지 않았다
- 한서윤! 너 서준혁 좋아한다며 ?
- 무슨소리야?
- 알만한 애들은 다 알아~ 니가 준혁이 좋아한다며~
솔직히,, 현우만 안됐지 뭐~ 뭐 다 지난 일이긴 하지만 ^ ^
사람의 입이란 독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은 나를 향해 얘기하고 있었고
아마 그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현우와 함께 갔던 전망 좋던 커피숍, 함께 본 영화와 함께 먹었던 맛있던 음식들,
그래,, 나는 계속 현우에게 미안해 하고 있었어
헤어지자고 말 한 그 순간부터 한순간도 잊지 않고 계속해서 미안해 하고 있었어
다 알고있었다
내가 준혁이를 좋아하고 있다는걸 현우도 다 알고 있었다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현우는 그런 내색하지 않았다
헤어진 지 벌써 두달 ,,, 좋아하고 있다고 느낀지 어느새 두달 -
스스로 난 나쁜 사람이다 - 라고 외치고 있다 내가 얼마나 나빠질수 있을지 그건 나도 모른다 스스로 나빠지고 있다는 것도 타인에 의한 것이지 나는 빠져있는 그런 문제라고 생각 한다
현우는 지금까지 술에 취해 전화하고 찾아오고 울어버리고 -
날 점점 나쁜 사람으로 점점 미안하게 만들고 있음에 지쳐가고 있다
제발 이제 그만두라고 몇 번이나 말해도 현우는 그 당시에만 알고 있는 사실이고 또 다시 망각하고 만다 난 사실, 조금씩 현우가 무서워진다
- 사람 좋아하는게 니 맘대로 되는것도 아니고 ,, 현우가 쫌 어리긴 어리다.,
- 나도 알아 내가 준혁이 좋아하면 안되는거 아는데, 현우한테 할 짓 아니란 것 도 아는데 , 휴,,,,,,,,,,,,,,,,,,,,,,,,,,,,나 있잖아 , 진짜로 준혁이를 많이 좋아하고 있나봐,,
- 신경쓰지마, 준혁이도 너한테 관심있다더라 ..
여진이의 말이 , 준혁이가 나에게 관심있다는 말은 그래 나도 알고 있다
그렇게 많이, 자주 연락하고 사귀는 사이와는 다른 설레임을 서로에게서 느끼고 있는데
하지만 그게 그와 나의 차이이다
그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을 지금 난 그를 좋아하고 있다 그가 날 좋아하기 시작할 때 쯤 난 그를 진짜 많이 좋아하거나 혹은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글프거나 섭섭하지는 않다 사람 마음이란 게 같을 순 없다고 생각하니까
지금까지 연애를 하면서 난 누군가에게 상담 받는 일은 해본적이 없다 난 늘 상담해주는 쪽 이었다 확실히 이런 적은 처음 이었다 무작정 설레여 하기에는 벅차기만 한 마음이 꼭 물파스를 바른 듯한 그런 쏴한 느낌이다 -
소문이란게 퍼지면서 사실 , 준혁이에 대한 안 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다
[여자가많다, 여자를 갖고논다 우리학교에만 벌써 여럿이다 ]
그럴수도 있다 준혁이는 단순하게 즐기려는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준혁이는 나에게 빛이나는 존재다 준혁이를 믿는다 그가 나에게 하는말 그것들을 믿는다
상관없다 난 그냥 그가 좋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다
좋아한다 안좋아한다 좋아한다 안좋아한다 좋아한다
바보같이 어릴적에나 했을법한 꽃잎점도 해본다
고백을 해볼까, 고민한건 여진이의 말을 들은 몇일 전 부터 였다
꼭 고백을 안해도 그는 알고 있다 다른과 사람들도 알고 있는 내가 그를 좋아한다 -
라는 것을 당사자인 그가 모를 리가 없을 뿐 아니라 그 동안 나와 그가 나눴던 얘기들로 충분히 그는 알고 있다
- 서윤아,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너 그냥 준혁이 좋아하는거 그만두면 안돼?..
- 너까지 왜 그래,,
- 니가 상처받을까봐 그래 !
- .. 나 누구 이렇게 까지 생각하는거 처음이야 누구 전화기다리면서 밤 샌것도 처음이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벅차서 눈물 난 적도 처음이야 여진아, 너 알잖아,, 나 그냥 거절해도 상관없어 사람들이 준혁이 얘기하는게 다 맞는말이어도 그냥 말하고싶어서 그래 안하면 정말 평생 후회할거 같아서,,
- 알고 있어,,, 그런거있지 애들한테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그런 마음,, 나 그런거 아니야 좋아한다는거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그게 어떤건지 나 잘 모르겠어 그냥 생각나 하루종일 준혁이가 내 머릿속에서 살아있어 점점 퍼지고 퍼져서 폐에도 준혁이가있고 간에도있고 장에도 있고 이제 심장에까지 가서 세포하나하나에까지 준혁이가 있어,,, 여진아, 나 정말이야 내가 나쁜거 다 알아 현우한테 못할짓 한거 알아 현우가 나 얼마나 예뻐해 줬는지도 알아 그래서 나도 그만두려고 했었는데, 그게,,,잘안되는걸 어떻게해...
-..서윤아...
준혁이 말이야 나도 얼마전에 알아서 계속 고민했는데 , 아무래도 너한테 말해주는게 좋을거같아 그래도 니가 서준혁이 아니면 죽어도 안되겟으면 내가 해주는말 듣고도 상관없다면,,, 그땐 니가 하고싶은데로 해 , 난 언제나 니편이야 서윤아... 알지 ?
첫댓글 재미있습니다^^ 건필하시구요. 담편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