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을 지킬 수 없다. 환상을 깨라”…국방부 전 부차관보 충격 발언
KBS는 5월 18일 트럼프가 집권하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것으로 꼽히는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전 부차관보와의 대담을 공개했다. 2021 레이건 국방 포럼 패널에 참석한 엘브리지 콜비 전 차관보(왼쪽)와 데이비드 버거 해병대 사령관. (The Marathon Initiative)
콜비 전 부차관보의 주장에는 우리 국민이 들으면 깜짝 놀랄만한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미국은 한국을 지켜줄 수 없다. 우선, 콜비 전 부차관보는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줄 수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주겠지만 북한으로부터 지켜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이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한)미군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국이 북한에 대한 방어, 특히 재래식 군사력 단계에서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수 있는 게 이 수준이라고 (솔직히) 말해야 한다”라며 미국이 중국은 몰라도 북한까지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중국은 막아도 북한은 막지 못한다는 말은 미국이 볼 때 중국보다 북한이 더 막기 어려운 상대라는 뜻일까? 그런데 콜비 전 차관보가 말하는 ‘중국의 한국 공격’은 실제로 일어날 일이 거의 없다. 있다면 대만에 전쟁이 일어나 주한미군이 개입하려고 할 때 이를 차단하기 위해 주한미군 기지나 사드 기지를 공격하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엄밀히 말해 중국이 한국을 공격한 게 아니라 미국을 공격한 것이다. 즉, 콜비 전 차관보는 주한미군을 포함해 미국은 철저히 자기만 지킬 뿐 한국을 지키지는 않겠다고 말한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군사력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 큰 충돌에 휘말릴 만한 여유가 없다”, “그들은 매우 위험하다”라면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자살협정이 아니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북한과 전면전을 벌일 만한 군사적 자원이 없다. 나는 미국이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어리석은 일이니까”라고 했다. 또 “미국이 북한의 모든 핵무기가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 걸 실제 차단할 수 있을 거라고 보긴 어렵다”라면서 “미국은 미국의 이익과 구조 때문에 한국을 보호하는 거다. 그 이익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도시 여러 개를 잃어야 한다고 미국 국민을 설득하긴 어려울 거다”라고 했다.
그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벌일 군사력이 없으며,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과의 전쟁을 피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해도 주한미군은 개입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최근 이와 같은 논조를 계속 언론에 내보내고 있다. 한국은 물론 북한에도 미국의 뜻을 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설사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도 미군은 개입하지 않을 테니 북한도 미국을 공격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윤석열 정부가 계속 북한을 자극하게 부추기고 있다.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 자기 영향력을 키울 수 있고 무기도 팔 수 있어서 좋겠지만 만에 하나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그때 가서는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나는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