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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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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 대학문화신문 싱굿 객원전문기자이며 모병제 도입 등의 국방혁신 문제, 국가과학경영문제, 이공계 기피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사회적 사안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관심문제와 관련된 칼럼집필과 함께 예술적인 픽션과 논픽션 저술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박근혜, 한나라당을 혁명하라'(고이북 전자책-네이버 '곽호성'검색)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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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적을 경영하라 |
[2005/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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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평론가·「박근혜, 한나라당을 혁명하라」저자 곽호성
한나라당 일각에서 「박근혜 대세론」이 들려온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할 때 박근혜 대세론은 어디까지나 한나라당 일각의 바램일 따름이다. 아직 한나라당이 가야 할 길은 멀다.
지금 한나라당의 호조는 한나라당 자체의 변화에도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의 부진에서 기인한 반사이익에 큰 이유가 있다. 지난 2002년 한나라당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국민의 정부 부진에 의한 반사이익에 한나라당이 취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박근혜 대세론에 필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경쟁자를 사랑하라
한때 미국경제가 파탄 일보 직전에 몰렸던 적이 있다. 그때 많은 이들은 ‘경쟁자를 사랑하라’는 격언을 떠올렸다. 왜 경쟁자를 사랑해야 하나. 경쟁자가 없어지면 나태해지고 나태해지는 순간 몰락의 종이 울리기 때문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다시금 나태해지려 하고 있다. 경쟁자의 비틀거림을 보고 박수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경쟁자의 비틀거림을 보고 박수칠 때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뒤를 돌아보지 말고, 옆도 돌아보지 말고 부지런히 앞으로 가야 할 때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만일 경쟁자가 쓰러졌다면 일으켜 세워주고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는 점이다.
참으로 어리둥절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경쟁자가 쓰러져 있으면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처럼 빨리 앞질러 가버리면 될 것이 아닌가.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경쟁구조는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경쟁구조는 육상경기로 비유하면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경주와 같다.
장거리 경주에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 경쟁자가 안 보이면 나태해질 수 있다. 나태해지면 달리는 것이 싫어진다. 주저앉고 싶어진다. 이것이 무서운 것이다. 한번 주저앉으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다. 이 무서운 현실을 알고 있는 자는 왜 경쟁자를 사랑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한 배 탔다
필자는 또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역설을 제기하고자 한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은 사실 한 배를 타고 있다. 지금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게 국민들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왜냐?
국민들의 바램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화살은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게만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 화살은 한나라당에게도 돌아온다. 국정경영의 절반 책임을 한나라당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한나라당에게 높아진 지지율에 취해 있을 것이 아니라 국정 경영의 책임을 다하도록 눈빛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 눈빛을 읽었다면 한나라당은 지금 물에 빠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건져주어야 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국정 부실이 장기화되면 열린우리당과 노 대통령은 대 모험을 감행할 수 밖에 없다. 정국을 결사대결구도로 이끌고 가면 열린우리당과 노 대통령도 타격을 받지만 한나라당 역시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정국을 죽음의 대결구도로 만들어 놓고 열린우리당과 노 대통령이 자폭을 감행하면 어떻게 되나.
정국은 사실상의 제로베이스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적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지지세력과 지금의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이 대결하는 상황의 전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긴장을 늦추지 말고, 국정 혼란에 박수만 치고 있지 말고 국가 경영을 위한 대안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점은 열린우리당과 노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하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여우와 두루미’ 동화를 기억하라
어느 숲에 한 마리 여우가 살았다. 여우는 사냥꾼의 습격을 미리 알기 위해 두루미와 친해지고 싶었다. 두루미는 두루미 알을 노리는 짐승을 경계하기 위해 여우와 친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여우는 두루미를 초대했다. 그러나 여우는 두루미의 식성을 알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여우는 두루미에게 자기가 즐겨먹는 노루고기를 대접했다. 하지만 두루미는 노루고기를 먹을 수 없었다.
다음에는 두루미가 여우를 초대했다. 그러나 두루미는 여우가 먹는 고기를 대접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두루미는 자기가 즐겨먹는 벌레요리를 대접했다. 역시 여우는 벌레요리를 먹을 수 없었다. 어색한 식사초대가 번갈아 있은 후 여우와 두루미는 친해지고 싶었으나 친해질 수 없었다. 서로 멋쩍은 관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노 대통령은 서로 친해져야 할 상황이다. 국정경영을 위해서는 서로 힘을 합쳐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난 문제, 경제난 속에서 서민들을 분노케하는 부동산 문제 등 기타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권 전체가 머리를 맡대고 국정경영의 혜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노 대통령은 서로 한 배를 탄 것이며 서로 가까이 지내야 할 상황이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노 대통령 셋은 서로 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대화의 물꼬를 틀 것인가. 지금 대화의 물꼬는 한나라당이 터야 한다. 대화는 무슨 대화를 나눠야 하나. 국정경영 현안을 토의해야 한다.
국회의원+대통령, 300인의 머리를 합쳐라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국회의원들과 대통령, 300인이 머리를 합치고 토의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들과 대통령이 토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휘하 스태프들의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토의가 생산적으로 진행된다면 우리 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할 수 있으며 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미국 3M의 성공사례를 보라. 3M은 직원들에게 일정 시간을 주고 아이디어를 토의하게 하는 시간을 주었다. 그 결과 3M은 엄청난 아이디어 신상품을 만들어 냈다. 그래서 3M은 오늘날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지금 열린우리당이 살고, 한나라당이 살며, 노 대통령이 살고, 이 나라 국민 모두가 사는 길은 마음을 열고 토의를 하는 것이다. 토의를 해야만 우리가 살 수 있다. 토의를 거부하면 우리 모두는 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한 배를 탄 것이다.
박근혜 대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대통령, 열린우리당 인사들과 토의를 벌여야 한다. 여기서 박 대표의 실력이 드러날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대권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국정경영을 위한 토의에서 실력을 드러내라. 그것이 대통령되는 길인 것이다.
정치권 주변의 인사들은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에게 모두 힘을 합쳐 토의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도,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마음을 열고 자기 정당 인사들에게 모두 머리를 합쳐 토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참여정부의 몰락이 한나라당의 집권을 가져올 것이라고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라.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지난 2002 대선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당시 ‘이회창 대통령’을 모두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참여정부의 몰락을 그냥 내버려두면 민생이 파탄으로 치닫게 된다. 국가분열과 국정혼란이 심화되고 사회평화가 무너진다. 지혜로운 한나라당 지지자들이라면 「적을 경영하라」는 격언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열린우리당과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있어 경계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경영의 대상이기도 한 것이다. 빠른 시일 안으로 정치권 인사들이 토의하여 국정 혼란해결의 실마리를 찾길 바라며 그 대화의 물꼬를 한나라당이 터 주길 기대한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