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세월이 아니듯 바람도 지가 불고 싶은대로 분다고 했다 안간이 지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어 용그림을 그렸아도 인간이 바람의 방향을 바꿀 방법은 없다 했다 나뭇가지가 남쪽을 향해 가지를 뻗는 것은 살기위한 본능 때문이고 늦게 핀 꽃도 꽃이듯 늙게 시작한 사랑도 사랑은 사랑이랬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어떤 누군가에게는 황금의 연휴 어떤 사람에게는 일상의 연휴 휴식의 연휴 쪽박의 연휴일테지만 메치나 꼴메치나 연휴는 연휴... 습관처럼 핸드폰에 이어폰을 연결해서 귀에 꽂고 마스크를 쓰고 털장갑을 끼고 어둠이 시커멓게 깔린 새벽 출근길을 나선다 긴긴 연휴임에도 아파트 주차장엔 갈곳없는 차들로 빼곡빼곡하다 도로엔 차들이 쌩쌩 달린다 거리엔 나처럼의 사연있는 사람들이 버스정류장에서 서성서성 추위를 떤다 몽니를 부리듯 바람이 획획 지나간다 늘 우린 그저 삶이란 이름으로 어제같은 오늘을 살고 다시 오늘같은 내일을 살고 고단하게 평생을 산다 오늘은 이렇게 살아도 내일은 이렇게는 살지 않을거라면서... 어쩌면 어찌보면 나의 삶도 나의 인생도 나 혼자만의 것이라서 나의 사는 모습도 나의 사는 형태도 나의 사는 형편도 남들은 미치도록 황금연휴인데 넋빠지게 쉬는데 꼴사납게 여행 가는데 호기롭게 고향 가는데 이렇게는 조롱속에 갇힌 새처럼 오도카니 사무실에 앉아서 시간의 무료함과 상념의 잡다함과 침묵의 묵묵함과 지겹도록 아프도록 드잡이하면서도 궁여지책으로 나는 나 자신한테 나는 괜찮다고... 내가 할 수있는 일이 있어서 일을 할 수가 있어서 나의 인생 2막살이라서 긴긴 황금연휴라도 연휴에 일을 해도 그리 못내 억울해 할 것도 속상해 할 것도 아쉬워해 할 것도 배아파해 할 것도 복그릇타령 할 것도 팔자타령 할 것도 신세타령 할 것도 하나도 없다고 복그릇도 내복그릇이고 팔자도 내팔자이고 내가 나이고 나 또한 나라는 자가모순의 최면을 걸면서 곰곰히 앉아서 이글을 쓰고 있는지도... 세상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황금연휴라는데 나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