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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사진제공 뉴시스) |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 회장 마윈)그룹이 내달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알리바바가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와 맞먹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알리바바의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규모가 최대 243억 달라(한화 24조 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투자자들은 알리바바의 상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알리바바에 대해 진단해봤다.
IPO 규모 최대 243억 달러 이를 것으로 전망 세계적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결정적 배경 ‘혁신’
땅덩어리가 넓은 만큼 13억 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다. 그만큼 잠재적인 소비층이 어마어마하다는 얘기다. 현재 미국과 함께 G2에 위치할 만큼 중국의 정치력, 경제력, 군사력 등 그 위상은 실로 대단하다. 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국의 국가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기업 중 하나로 알리바바를 꼽을 수 있다.
사상 최대의 규모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유명 언론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IPO규모가 최대 24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08년 비자가 IPO를 통해 조달한 196억 달러(19조 9200억 원)을 넘는 사상 최대의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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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뉴시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리바바가 이번 주에 IPO에 착수하고 다음주 18일~19일(현지시간) 상장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현지 언론 등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800여 명의 투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알리바바의 첫 IPO로드쇼가 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알리바바의 IPO 로드쇼에는 ‘월가의 슈퍼마리오’라 불리는 마리오 가벨리, 월가의 금융인 스티븐 래트너 등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투자회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마윈 회장은 “15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서 200만 달러를 모으려고 했으나 30여 명의 벤처투자자들로부터 거절당했던 경험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미국에서 그때보다 더 많은 자금을 모집하고 싶다”며 알리바바의 상장 기대감을 내비쳤다.
IPO에 앞서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우리에게 고객이 가장 중요한 1순위이며, 직원이 2순위, 주주가 3순위”라며 “알리바바가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객을 위한 영구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주주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바로 직원”이라면서 “근면함, 즐거움, 열정, 재능이 없는 직원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으며 고객의 만족 없이는 주주 또한 만족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알리바바는 지난 5일 갱신한 투자설명서에서 주당 60~66달러의 공모가로 3억 6800만 주를 뉴욕 증시에 상장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최대 1630억 달러(168조 5700억 원)로 예측되어 지는데 이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1600억 달러)이나 한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176조 9000억 원)와 맞먹는 규모이다.
알리바바는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보스톤, 볼티모어, 샌프란시스코, LA 등 미국 주요 도시와 홍콩, 싱가폴, 런던에서도 이와 같은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투자설명회 마지막 날인 18일 공모가를 산정해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며 상장될 주식은 ‘BABA'라는 종목코드로 등록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재일우[千載一遇]
알리바바가 뉴욕 증시에 상장됨으로써 전 세계 증권전문가와 투자자,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알리바바는 어떻게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알리바바의 성장에는 그룹을 이끌고 있는 마윈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윈은 1964년 중국 저장성 항저우(浙江杭州)에서 태어났다. 그는 키가 크지도 않고 외적으로 잘생기지도 않았으며 학벌 또한 좋지 못했다. 그러나 마윈은 미국 하버드 대학교를 열 번 지원했다가 모두 떨어졌으며 취업도 30번이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질 만큼 마윈은 처음부터 잘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던 그가 1995년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인터넷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다. 당시 마윈에게 인터넷은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이후 마윈은 중국으로 돌아와 중국 첫 상업정보 사이트를 개설한다. 사이트를 개설하지 2년 후인 1997년 그는 중국대외경제무역부에 가입해 정부사이트와 중국 상품의 인터넷 교류 분야 개발을 담당하는 공무원 생활을 했었다.
이후 마윈은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항주로 돌아가 1999년 알리바바 사이트를 창설하고 전자상거래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당시 마윈은 동료 18명과 20평 아파트에서 같이 지낼 만큼 가난했다고 알려졌다.
마윈은 창업한지 1년 후 2000년 소포트뱅크 손정의 회장을 만나 2000만 달러(약 2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마윈이 손 회장에게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마윈이 중국대외경제무역부에 취직하면서 야후 창업자 제리 양의 만리장성 가이드를 맡아 인연을 맺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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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후 창립자 제리 양(사진제공 뉴시스) |
당시 마윈은 제리 양에게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설명했으며 제리 양은 이에 대해 흥미를 보이고 이후 손 회장에게 마윈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마윈에게 “당신은 영웅이 될 것이다.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창안했기 때문”이라고 극찬하며 과감히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승승장구[乘勝長驅] <왜>
손 회장의 투자를 기반으로 마윈은 온라인 오픈마켓 설립하면서 당시 시장 1위였던 이베이(e-Bay)를 뒤 쫓기 시작한다. 당시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던 이베이 등은 주로 대기업을 상대로 기업 간 거래 (B2B)를 진행했다. 하지만 마윈은 중소기업 중심의 B2B 전자상거래를 주요 대상으로 삼으며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거나 엄청 싸게 받으며 중소기업에 특화된 전략을 펼쳤다. 이는 중국의 전체 기업 중 85%가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특성 때문이었다.
또한 10억 명이 넘는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개인 사이의 거래(C2C)도 기업 간 거래에 접목했고 2003년에는 개인끼리 거래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를 개설하면서 알리바바의 기업회원과 타오바오의 개인회원 정보를 결합했다.
무섭게 이베이를 추격하던 마윈의 알리바바는 결국 2003년 말 이베이를 중국시장에서 철수시켰다. 당시 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 80%대를 유지하던 이베이는 알리바바의 맹공으로 시상점유율 3%대로 추락하는 쓴맛을 보며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마윈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더 공격적으로 알리바바를 이끌며 승승장구했다. 알리바바는 2007년 중국 전자상거래 점유율 80%를 달성한 뒤 지금까지 7년 동안 1위를 내주지 않았다. 2012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알리바바그룹의 전체 거래액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오픈마켓 타오바오와 텐마오의 2012년 총 거래액만을 합하면 173조 원이나 된다. 이는 미국의 아마존(611억 달러)과 이베이(141억 달러)의 전체 거래액을 합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 타임즈는 “알리바바의 현재의 성공은 아마 겨우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며 “중국 인구 13억 명 중 인터넷 사용자로 추산되는 수치가 6억 명이기 때문에 더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알리바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약 3조원이고 순이익만 1조 3542억 원에 이르렀으며 지난해 매출은 250조 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마윈은 지난해부터 모바일 관련 기업의 지분을 잇달아 인수했다. 이에 업계관계자들은 마윈이 모바일 환경에서도 소비자들이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수에 나섰다고 전망하고 있다.
제리 양과 손정의 회장‥마 회장의 최대 조력자 영향력 확대 우려, 국내 업체 대비책 준비해야
적지 않은 대가
이처럼 알리바바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마윈 회장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창업 당시 제리 양과 손 회장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알리바바는 존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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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사진제공 뉴시스) |
손 회장의 안목이 적중한 대가는 결코 적지 않다. 알리바바가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최대 1630억 달러로 추정되어지는데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지분 34.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61억 달러(58조 원)에 달하는 수치이다. 즉, 손 회장이 투자한 2000만 달러가 561억 달러로 불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실리콘밸리 기준으로도 예외적인 수익률”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요령 있는 투자자 중 한명이라는 손 회장의 명성을 한층 빛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크로스퍼시픽 캐피탈은 “손 회장은 아시아의 워렌 버핏”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손 회장은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와 떨어질 수 없는 핵심적인 회사”라며 알리바바의 상장 이후에도 지분을 매각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알리페이 한국 진출?
이처럼 알리바바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집중시킬 만큼 성장한 기업이다. 이러한 알리바바가 한국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전자결제를 맡고 있는 ‘알리페이’는 지난 7월 18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한-중 간의 결제거래 서비스 확대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120여개의 업체들이 참석하면서 알리페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이미 온라인 쇼핑몰에서부터 이니시스 등 결제업체, 대한항공 등 항공권 구매사이트까지 400여 곳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알리페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페이가 한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국내 온라인 결제의 문제점 때문이다. 국내 전자결제 시장은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라는 시대착오적인 제도에 가로막혀 제자리 걸음중이다. 중국 등 해외에서 대히트를 친 별 그대의 천송이 코트를 해외 현지 고객들이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고 싶어도 마땅한 결제창구가 없어 눈앞에서 해외 소비자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알리페이의 전자결제 방식은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으며 알리페이가 제휴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결제까지 끝낼 수 있다는 것. 아울러 한국 업체가 알리페이와 제휴할 경우 한국 업체는 알리페이에 수수료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한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
또한 알리바바는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이 자국 내에서 소비되어 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 18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마윈을 접견하고 한국과 중국의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콘텐츠 협력 방안은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마윈은 “한국의 중소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한국 청년을 초청하여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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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하는 마 회장(사진제공 뉴시스) |
이에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한국 청년에게 매우 유익한 것으로 관계부처를 통해 협력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더불어 박 대통령은 한국 벤처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알리바바의 네트워크 활용을 적극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고 마윈은 네트워크 지원을 약속하면서 양국 간에 전자상거래를 위해 효율적인 물류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 5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대(對) 중국 교역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 회의에서 정부는 그동안 심사가 까다로워 입점이 쉽지 않았던 알리바바와 별도의 심사 없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협의를 완료 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6월에 개설한 국내 제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 ‘Kmall24’에 상품을 등록하기만 하면 해당 상품이 알리바바에 자동 연계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Kmall24 홈페이지에 상품을 등록하면 Tmall과 연동되어 자동으로 상품이 등록되는 방식이라는 것.
이 때문에 개별 중소기업이 알리바바에 상품을 등록하기 위해 1년 이상의 까다로운 심사와 노력을 들이는 불편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우려 섞인 목소리?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알리바바의 영향력 확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 쇼핑몰을 중심으로 해외직구(직접구매)가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현상은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문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상륙하게 되면 국내 오픈마켓은 물론 유통업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의 주장은 현재 국내 오픈마켓이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과 일맥상통한다. 국내 오픈마켓은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기반의 결제시스템이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4~12%에 달하는 판매수수료로 인해 같은 제품이라도 국내 오픈 마켓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아 시장 장악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의 경우 지난해 성사된 거래 건수는 113억 건에 달했다. 이는 결제도 쉽고 판매하는 아이템 선정이 뛰어나며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것이다. 아울러 알리바바그룹의 오픈마켓 플랫폼은 판매수수료가 아예 없거나 매우 낮다. 타오바오는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광고비로만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Tmall은 5%의 판매수수료만 받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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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바바 홈페이지 화면 |
마윈은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정확히 꿰뚫어 지금의 알리바바를 만들어 냈다. 알리바바그룹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상륙하게 되면 가장 저렴한 가격 차별화가 확실시 될 것이며 또한 단독 상품이나 독점 라이센스 상품 등으로 상품 차별화가 되는 경쟁력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국내 유통업체와 오픈마켓은 이에 대한 대응과 대비책을 늦지 않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