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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깁니다. 두 차례에 걸쳐 보름간 보고 느꼈던 것들을 나름대로 정리해 나가다보니..ㅎㅎ
그래도 클릭하시면 복 받을겁니다.^^
끝부분만 옮깁니다..
2011년 9월3일, 그들은 막았다.
강정으로 오가는 버스부터 막았다.
강정천마저 막았다.
한 시민이 무언의 시위로 건넜다.
경찰들이 달려들자 강정천이 해군거냐며 시민들이 일제히 고함을 쳐 연행을 막았다.
구럼비 대신 마련한 체육공원 가는 길.
깃대는 시위용품이라며 압수,
심지어 길놀이를 이끌던 구럼비탈을 받치는 대나무도 시위용품이라며 밀고 당기는 사이, 기여 하나가 꺾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뜻만은 꺾을 수가 없다.
그날 신기하게도 풍등은 바람을 타고, 우리의 맘을 헤아린다다는 듯, 정확하게 중덕해안 구럼비를 향했다.
그러나 깨어졌다. 구럼비는 산산조각 났다.
지금도 환청처럼 들린다. 굴착기로 구럼비 가슴을 찍는 소리 소리, 그리고 보인다. 발파작업으로 뿌옇게 피어오른 비산가루가 버섯구름처럼 보인다. 오탁방지막 설치도 끝나지 않았는데 구럼비 숨통을 끊은 것이다. 분명 불법인줄 알면서도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10월 5일 강정포구에서 우연히 보게 된 오탁방지막 설치업자는 앞으로 한 달 정도 더 걸릴 거라고 했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당장 공사를 중단해야 할 이유는 속속 드러나는 반면, 계속 해야 할 이유는 하나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은 패는 하나, 이미 멈출 수가 없을 정도로 공정이 진행되었다는 걸 내세우는 거다. 꼼수도 모자라 생떼를 부리겠다는 거다. 이게 제주 해군기지의 현 주소다.
내가 찍을 수 없는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한다.
수천 수만 조각인듯 보이나 한 덩어리로 꿈틀대던 생명의 바위 구럼비가, 마치 채석장처럼 변해버렸다.
이게 사실일까? 무슨 합성사진이 아닐까?
사실이라면 학살이다. 대학살!!
자랑스런 해군과 재벌 토건족 삼성,대림의 합작품이다.
공모자도 있다. 방관자다. 알고도 방관하는 자, 특히 힘있는 방관자. 그들에게 원망의 화살을 쏘지 않을 수 없다.
강정을 알게 되면서 가장 아쉬웠던 대목이다.
아마 제주올레의 이름으로 올레 방사탑을 쌓기 시작했다면,
중덕 삼거리 구럼비 가는 길이 올레7코스 인증도장을 받는 곳이 되었다면, 일찌감치 직설화법으로 갔다면, 아무리 뒷배가 든든해도 눈치를 봤을 것이다. 아름다움을 따라가는 꾼들을 감히 종북주의자로 매도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대학살만은 막았을 것이다.
물론 "아름다운 제주올레 7코스 강정의 구럼비 바다는 영원히 지켜져야 한다."라는 올레꾼 3,745명 선언이 나오고, ‘주민들이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사단법인 올레)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고맙지만, 그러나 이는 문자 그대로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사단법인의 품격에는 맞을지 모르지만 올레꾼의 자격은 아니다.
구럼비바다를 잃으면 범섬을 앞마당으로 하는 법환포구도 잃게된다.
7코스는 물론 세계자연유산의 섬 제주도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름다움과 함께 평화가 사라지는 마당에, 해군과 충돌을 피하면서 운전할 수 있는 유격거리를 확보한다는 것은 단언한다. 불가능하다.
이제 제주올레 7코스는 없다. 죽었다. 그러나 제주올레 평화코스는 있다. 살아있다. 적어도 이 정도 도발은 해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세대는 무기가 아니라 이를 갈아엎을 호미가 필요하다. 평화로 일구는 땅, 평화꽃이 피어나는 제주도를 보고 자라나는 한반도의 아이들은 언젠가, '중립의 초례청' 위에 서게 될 것이다. 전쟁 냄새 고약한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기 위해 어찌 강정을 축복하지 않으랴. 나는 오늘도 내일도 강정으로 간다. 평화로 간다.
7코스 대신 평화코스 발인으로, 나꼼수에게 강정마을 구럼비바위를 보낸다. 실컷 도발하시라.
부록- 강정 평화8경으로 본 제주 7올레길
http://blog.daum.net/mangch-com/5985378
첫댓글 해군1818부대장? ㅋㅋ욕을 바가지로 얻어쳐먹을려고 부대이름을 그렇게...조심해야겠네, 발포한다는데~~~
참말 꼼꼼하게 보시는군요 그걸 판독해내시다니..ㅎㅎ
그나저나 미안네요. 그래도 앞서 포스팅한 글(안철수와 함께..)은 기본이나마 했는데, 이번엔 같이 올린 '강정 평화8경'도 그렇고 조회수 추천수 모두 전멸이네요..이런 적이 없었는데 워낙 오랜만에 글을 쓰다보니까 고정방문객이 사라진 탓이 아닐까 싶네요, 가능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었는데 안타깝습니다. 추천 못하도록 해군이 방해공작을 했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