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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평, 세상은 요지경
아침 조선일보를 읽고 세상 살맛을 잃었다. 국가간 전쟁과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국가 지도자의 노력이나 제반 여건에 따라 나라마다 정도차는 있다.
엇그제 이번달부터 우리집 대출금리가 또 오른 문자를 보니, TV에 떠드는 것과 별개로 전반적 금리인하는 커녕 이쪽저쪽 가지고 장난질하는...우리나라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그래서 이젠 거의 모든걸 믿지 않기로 작정을 했다. 화장실 갈때만 급했지, 다녀오면 내가 언제 그랬느냐? 하는게 정치인들이다. 허리굵고, 똥무더기 굵다고 잘하는도 아니다.
집앞 복권방에 사람들이 느근건 그만큼 살기가 힘들다는 것일게다. 왜 저런걸 살까? 생각하던 나도 이젠 그들을 이해한다. 세상 믿을데가 없구나...
지금 우리의 상황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각자가 체험하고 다르게 느낄 것이다.
문제는 미래의 자원인 출생율도 중요하지만, 벌어지는 빈부격차, 늘어나는 절대빈곤이 문제다.
요즘도 오래전에 살았던 도시의 출마희망자들에게서 멧세지를 받는다. 그들이 내가 어느곳에 살고있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는 사이된지 이미 오래다.
이렇듯 정치라는게, 모두를 아는척, 세상을 고루 평정할듯 설쳐대지만, 막상 그 자리에 앉고나면 어떻게 가진 자리냐?는 듯 권력과 자신의 주변이 더 가까이 보이는 것 같다.
각설하고, 아침신문을 보고 우리의 현실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이 지독한 불경기 속에서 어는 누구는 모자란 새벽잠을 설쳐가며 3시 50분 첫버스를 타고나가 생업에 시달리고, 또 다른 부류들은 예약개시 1분도 안되 마감이 되어버리는 한끼 수십만원 음식을 챙겨 먹는단다.
비단 음식뿐이겠는가? 호화주택에 고급외제차, 럭셔리한 가구와 수백만원 외국산 옷가지, 기타 사치품들...보지 않아도 그림이 그려진다.
누가 이런 사회를 만들어 놓았을까? 그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서민들마져 따라가지 못하면서 과소비가 부러워 흉내내지 않았던가?
나는 평소 걱정되는게 출산율보다는 체제문제에 있었다. 정치적 이념 대립이 아니라, 경제가 어려워지면 그땐 배고픈 사람들에게 국가체제가 뭔 상관이 있을까?하는 생각...
가난으로 차별받고 설움받은 그들에게 국가가 중요하다는 말이 먹히겠는가?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그들이 말할 것이다.
"세금도 니들이 다내고, 군대도 니들이 다가라. 나는 지킬 재산도 없고, 보호받을 신분도 못된다. 배고픈데 밥주는 놈이 상전이다. 가진 니들이 지켜!"라고 하지 않으려나?
유권자에게 동일한 한표가 주어졌다는데는 위안이 간다. 그러나 그표가 누구에게 향할지는 가진자들이 하기에 달렸다.
평화로운 시대엔 좋은게 좋아 보여도 내 배가 고프면 세상 뒤집어 지는 것도 구경거리로 삼는다.
걱정스럽지만, 내가 할 걱정을 넘어섰다. 아침 신문을 읽고 침침한 눈으로 격하게 자판을 두들겨 보았다.
(나도 때론 공자님 가운데 토막같이 밋밋하고, 달달한 단어를 줏어다 쓰지만, 아래 같은 세상사는 이야기를 읽는게 철드는데는 지름길이란 생각이 든다. 읽어봐 주세요.ㅎㅎ)
● 청소부·경비원… 3시 50분, 8146번 버스가 새벽을 깨우며 달린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강남구 논현동까지 운행하는 ‘8146번’ 버스는 매일 새벽 3시 50분에 첫차가 출발한다. 서울에서 가장 일찍 움직이는 출근 버스다. 5분 간격으로 3대가 출발하는데, 손님들은 이 3대를 묶어 ‘첫차’라고 부른다. 손님은 서울 강남 빌딩에서 청소부나 경비원으로 일하는 50~60대가 많다. 이른 시간이지만 자리가 없어 강남까지 1시간 20분쯤 선 채로 가기도 한다.
19일 오전 3시 50분 상계동 차고지에서 출발을 준비 중인 8146번 버스에 승객이 하나둘씩 올라탔다. 두 정거장쯤 지나 오현서(62)씨가 탔다. 첫차로 출근하는 그는 군자역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청소 일을 한다. 오씨는 과거 경기 구리시의 재래시장에서 농산물 유통을 하던 사장님이었다. 그는 “항상 새벽같이 나가야 하니까 스스로가 불쌍하고 짠하고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지만, 그래도 몸 안 아프고 일할 수 있어서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매일 새벽 8146번 버스를 타는 손님들은 서로 얼굴을 안다. 어디에서 타고, 어디에서 내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서로 안다.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서로 인사도 한다.
상계동을 출발한 버스가 20분쯤 지나 중계역을 지날 무렵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앞문까지 손님이 가득 차 뒷문으로 한두 명이 내려야 앞문으로 한두 명이 탈 수 있을 정도였다. 매일 출근길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을 본 승객은 “가방 이리 주세요” “여기다 놓아요” 하며 다른 승객의 가방을 받아줬다.
다른 시내버스의 첫차를 운전하는 기사들도 8146번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노원구 하계동 차고지까지 가는 버스 운전기사 최회만(66)씨는 새벽 4시 30분 첫 출발 하는 버스를 운행한다. 최씨는 “미리 가서 차도 빼 놓고, 돈 통도 점검해야 한다”며 “예전에는 출근 시간을 맞출 수 있는 교통편이 없어 자가용을 타고 다녔는데, 작년부터 8146번이 생겨 참 좋다”고 했다.
매일 새벽 3시 50분 노원구 상계동에서 출발하는 '8146번 버스'. 서울에서 가장 빨리 출근하는 시민들이 탄다. 19일 새벽 버스는 수락산을 지나 중계역쯤 가니 붐비기 시작했다. 영동대교 북단쯤에선 승객을 더 태울 수 없을 만큼 꽉 찼고, 한강을 건너 삼성동, 봉은사 등 강남 빌딩 숲을 지나자 버스는 순식간에 텅 비었다.
8146번 버스의 첫차 출발 시각이 새벽 3시 50분으로 당겨진 것은 작년 1월 16일부터다. 원래는 새벽 4시 5분에 출발하는 146번 버스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새벽 만원 버스’ 체험을 하려고 146번 버스를 탔는데, “첫차 시각을 앞당겨 달라”는 승객들 요구가 쏟아졌다. “어차피 일찍 가야 하는데 5분이라도 빨리 가야 믹스 커피 한 잔 마시고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사람도, “첫차 출발 시각을 15분 당기면 버스 3대가 더 다니게 되니 자리에 좀 앉아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때부터 출발 시각을 당기고, ‘맞춤형 노선’을 구분하는 8자를 붙여 8146을 만들었다.
8146번 버스에서 만난 김모(65)씨는 “전에는 버스가 너무 붐벼서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친 적도 있었고, 뛰어서 버스를 잡아 타거나 밀고 들어가야 겨우 타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 한결 여유로워졌다”며 웃었다. 또 다른 승객은 “출발 시각이 15분 당겨지니 차가 덜 막혀 출근에 걸리는 시간이 30분가량 줄었다”며 “회사에 일찍 도착해 동료들과 커피 한 잔 나눠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버스가 영동대교 북단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4시 50분쯤. 이때부터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승객들 틈에 끼여 인사를 못 나눴던 이들이 “언제 거기 있었어?” “처음부터 서서 온 거야?” 하며 내리는 문 앞에서 인사를 나눴다.
오전 5시 10분쯤 회차 지점인 강남구 신논현역에 다다르자, 승객 대부분이 앞다퉈 버스에서 내렸다. 승객들은 “벌써 금요일이네. 언니, 월요일에 봐”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는 각자 일터로 향했다. 5년째 신논현역 근처 빌딩에서 청소 일을 하는 박창분(67)씨는 “첫차 타는 사람들은 다 강한 사람들이에요”라며 “자식들이 아무리 성공해도 용돈을 그만큼씩 많이 주겠습니까. 힘들기는 한데 제가 직접 벌어서 지내니까 떳떳하고 좋아요” 하고 웃었다.
8146번 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 윤종수(64)씨는 “내 출근 시간이 더 빨라졌지만 가족보다도 자주 보는 승객들이 시간 당겨졌다고 좋아하는 걸 보니 나도 좋다”며 “커피나 귤, 유자차 같은 걸 쥐여주는 승객도 있고, 늘 타던 손님이 안 타면 ‘어디 편찮은가?’ 걱정도 된다. 올해도 손님들 모두가 건강하게 버스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 수십만원 식당 1분 안돼 예약 끝... 과시욕이 만든 과소비 사회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한 해산물 뷔페 레스토랑. 오후 6시가 넘어서자 100여 석이 모두 만석이다. ‘몇 달 전 예약해도 자리가 없다’고 알려진 곳이다. 1인당 저녁 식사 가격은 200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매일 다르게 돈을 받는다. 12일 환율로 계산하면 1인당 26만원 수준, 두 사람이 오면 저녁 한 끼에만 52만원이 넘는데도 빈 좌석이 없는 것이다.
고물가와 경기 불황으로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대한민국은 ‘과시 소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대당 평균 가격이 3억원에 달하는 벤틀리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810대로 일본(727대)을 앞섰다. 명품 중에서도 수억원씩 하는 콘스탄틴·오데마 피게·프레드 같은 초고가 시계·보석 판매 증가세가 가파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국가별 명품 소비 지출액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1인당 325달러(약 43만원)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정부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4%에서 2.2%로 낮추며 민간 소비 위축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초고가 소비 시장의 모습은 다르다.
이런 ‘과시 소비’는 일부 계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평범한 소비자들도 이를 따라 하느라 허리가 휜다. 작년 10월 한 통신사의 아이폰15 사전 예약에선 기본형 대신 1대당 150만원이 훌쩍 넘는 고급 모델 비율이 80%를 기록했다. 이런 ‘과시 소비’ 때문에 일부는 빚을 지고, 이런 소비를 감당하느라 출산을 꺼리는 등 사회적 문제까지 되고 있다. 숙명여대 서용구 교수는 “자신의 소득에 맞게 구매를 하는 ‘평균적 소비 행태’가 사라지고, 극단을 넘는 초극단 소비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모임 등을 할 때 중산층도 종종 찾는 호텔 뷔페 가격도 치솟고 있다. 서울신라호텔과 롯데호텔 등의 뷔페 저녁 가격은 18만~19만원으로 거의 20만원에 육박한다. 딸기로 만든 디저트를 먹는 딸기 뷔페는 1인당 입장료가 11만원을 넘는다.
지난 10월 서울 강남 신사동 한 전시회. 전 세계에서 71병만 생산된다는 발베니 위스키 60년 두 병이 공개됐다. 한 병당 가격은 3억3000만원. 1시간도 안 돼 두 병 모두 팔렸다. 이 제품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이들만 300여 명이었다. 전시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요즘 일부 유명 ‘스시 오마카세(주방장이 알아서 음식을 내는 방식)’ 식당은 특정 날짜와 시간에 예약을 받지만, 1분도 안 돼 예약이 끝난다. 이런 치열한 예약 전쟁을 대학교 수강 신청에 빗대 ‘스강(스시+수강) 신청’이라고 불린다. 유명 한우고깃집 예약은 ‘우강신청’이라고 불린다. 워낙 예약이 어렵다 보니, 예약권이 5만원 등으로 인터넷에서 거래되고, 이마저도 인터넷에 올라오는 대로 팔린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자들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지만, 극초고가(極超高價) 상품일수록 더 잘 팔리는 역설은 계속되고 있다. 비쌀수록 가기 힘들고, 가기 어려울수록 그 식당은 더 유명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초고가 식당일수록 빈자리가 없고, 수억원대 수입 자동차의 판매율은 30%가량씩 급증한다
◇과시 소비 공화국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뮤지컬 티켓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현재 공연 중인 ‘오페라의 유령’ VIP 좌석 가격은 19만원. 그동안 뮤지컬계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5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주말 좌석은 구하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식당 고기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수원의 한 유명 고깃집은 1인분 가격이 10만2000원에 이른다. 서울 광화문에 새로 문을 연 한 고깃집은 10만원 미만 메뉴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이곳 주인 B씨는 “대부분 법인 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에 가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비쌀수록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초고가 제품 판매를 마케팅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국내 편의점도 100만원이 넘는 위스키, 고가 와인을 판매한다. 국내 매출 1위 편의점인 GS25는 지난해 4400만원짜리 ‘고든앤맥페일 플래티넘 주빌리 글렌그란트1952′와 2000만원이 넘는 ‘롱몬 1996′ 등을 포함해 100만원 이상 고가 위스키를 400여병 팔았다. 신세계백화점에선 2023년 와인 매출이 전년과 비슷했지만, 100만원대 고가 와인만 취급하는 ‘버건디앤’ 매장의 매출은 50% 넘게 증가했다. 명품 중에서도 초고가 제품의 매출 증가율이 더 가파르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국내 명품 시장 가운데 프레드, 까르띠에 같은 초고가 보석·시계는 작년 한 해 5억원 넘는 제품이 수십개 이상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가 과시욕 자극
초고가 명품 수요 증가는 세계적 현상이지만, 한국에선 특히 두드러진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선물·접대 때 취향보다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명품을 과시하는 것에 부정적이다’라고 대답한 한국인은 22%로 일본(45%), 중국(38%)에 비해 16%포인트 이상 낮았다. 전 세계 17국을 대상으로 ‘삶에서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해 발표하는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도 ‘물질적 풍요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을 제외한 14국은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요소로 ‘가족’을 꼽았고, ‘직업적 성취’가 둘째 요소라고 답했다. 미국 CNBC 방송은 “한국의 명품 소비 증가는 사회적 신분 상승 욕구와 과시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국가보다 높은 소셜 미디어 이용률도 ‘과시 소비’의 원인으로 꼽힌다.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신을 뽐내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한 그릇에 10만원 넘는 호텔의 ‘빙수’를 시켜놓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되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DMC미디어의 ‘소셜 미디어 시장 및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소셜 미디어 이용률은 89.3%로 아랍에미리트(99%)에 이어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세계 평균(53.6%)의 약 1.7배로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