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한 코로나와중에
큰아이 결혼식을 마치고
며칠 쉬며 급한 농사준비를 마치자마자
제일 먼저
시력을 잃어가시는
노교수님을 뵈러 남도로 떠났다
1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무리한 장기운전을 보필한다고
조수석에 앉은 나는
피로감이 오기전에
졸음이 오기전에
필요한 따듯한 음료와
보조식을 계속 공급한다
언제부턴가 고속도로를 피하고
자동차전용도로를 찾아다니는데
차안에서 일이 났다
교수님댁에서 떠나기직전
포트에서 펄펄 끓는 물을 공급받았는데
실수로 보온병을 놓치고
뜨거운물을 쏟았다
한손에는 컵
무릎위에는 휴대폰이 놓여있었고
순간적으로 휴대폰을 발아래로 떨구고나서야
보온병을 세웠다
휴대폰이 뭐길래 ㅠ
그 뜨거움이란!
넘 뜨거웠다
지나고나니
치마위로 쏟아진 물부터
해결했어야 했었던 거다
그 잠깐 1,2초사이에
무릎과 허벅지사이 안쪽 연한
피부일부는 확실한 1도화상이었고
직각으로 뜨거운 물이 흘러내린 자취대로
화상자국이 남았다
처음 쏟긴 부위 1도 화상이 문제
정신이 드니 열감으로 계속 쓰렸다
열감을 식혀야하는데
달리는 차 속에서 할 수있는 일은 없었다
마침 차안에 수세미수액으로
만든 손소독제와
수세미화장수 두병이 있어
그 두 병을 다 쓰면서
화기를 식혔다
수세미수액으로 화장수를
만들어쓴지 15년
결국 내가 제일 큰 수혜자가 되었다
코로나덕분에
알콜 70% 손소독제까지 만들어
차안에 비치해 둔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게다가 금요일저녁
달리는 차안에서
운전하는 옆지기 동요하지않게
스프레이해가며
열감을 식히고 또 뿌리고
돌아오는 3시간의 사투
열감은 빠진듯 안빠진듯
그 고생을 했는데
병원엔 가고싶지않았다
또 민감한 부위라
더이상 나자신을 혹사하기싫었고
감염예방 항생제 소염제를 먹기는 더욱 싫었다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알로에 잎을 부치면 참 빠른회복을 기대할 수있었을텐데
오래 키운 알로에를
옆지기가 금년겨울에 얼려버렸다
골짜기에서 할수있는 일은 뻔하다
소독하고 화상전용 반창고 듀오덤을 번갈아쓰며
40년된 구급상자에서
멸균된 거즈 붕대를
꺼내
쓰리엠 테이프로 고정하고
밭일 돌작업 다해냈다
일할땐 몰랐는데
밤에 잠들기전 통증이 느껴지고
걱정도 몰려왔다
일등공신은 역시 듀오덤
듀오덤은 상비약중의 상비약이다
너무 오랜기간 붙여두니
마를새없이 진물이 계속되나싶어
소독약대신
어성초가루를 진물위에 뿌린 후
털어내고 그위에 듀오덤을 새로 부쳐보았다
그뒤로 얼얼하고 쓰린기운
땡기는 느낌이 가셨다
아무튼 연고는 한번도 바르지않았다
1도화상은 진피까지 화상을 입어
새 살이 차올라오는 동안 감염이 걱정이었고
예상대로
주변피부만큼
돋아나는게 오래오래걸렸다
나이탓도 있겠지
어제 처음으로 거의 한달만에
전신목욕을 했다
마지막 깊은 딱지가 저절로 떨어지는 게
며칠 더걸릴것같았는데
더이상 참을수 없었기에
병원을 내집 드나들듯 하는
세태도 싫고
약부작용으로 내 대장의 유익균이 싹 죽는 듯한 그 느낌이
정말 싫었다
ㅠ 스스로 인간승리라 푼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어제는 그간 과로로
보철한 치아주변 치주염이 생긴듯
치아가 우리해져서
생벌 한통을 주문하자했더니
옆지기가 벌을 두어마리 잡아왔다
꽃샘추위 냉해로 보리수꽃이 다 얼고
날아다니는 벌이 통 안보이던데
어디서 잡아왔을까
벌침덕분에
오늘아침은 입속도 평온하고
마지막 듀오덤반창고는 떼어내도 될듯
병원시스템을 이용할수없는 사태가 오면
도움이될까해서 기록해둔다ㆍ
병원서 심각한 암투병을 하고 있는 별이님 가족
그녀의 뜰에서 옮겨온
황매화가
꼭 오늘은 필 듯한데
만개한 야광빛 황매화너머로
기적같은 퇴원소식을 기대하며
아직 추운
아침
카페 게시글
자연치유/상상 공부방
화상치료 6주
智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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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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