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기온이 여름철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지만 아침엔 완연한 가을분위기.
특히나 오늘 아침은 이번 가을 들어서 가장 선선하고 쾌적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지난 추석연휴 전후부터 습관처럼 가고 있는 산책코스가 있는데 하가지구 휴먼빌아파트 주변을 기준으로 전주천 양쪽 산책로를 끼고 돌아오는 것.
얼마뒤에 이사가서 살아야 할 곳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음이 거기로 가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사실 휴먼빌을 향한 짝사랑은 집을 알아보기 훨씬 전부터 계속되었는데 마음이 가는 곳에 몸도 간다더니 결국 그렇게 되었다.
천변산책로와 평지처럼 건널 수 있는 화강암 징검다리, 단지주변의 숲길...그리고 기상대가 들어서 있는 가련산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구색을 갖춘 코스이기 때문에 말리녀석도 너무 좋아라 하고...
동물농장 출연도 일주일 남짓 앞으로 다가 왔는데 아빠가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마음이나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다보니 이렇게 30분 내외의 둘러보기 산책으로 틈을 메운다.
오늘 아침엔 산책로에서 후배 용문이를 만났는데 그 친구도 워낙 개를 좋아하는지라 지금도 포인터를 두마리 키우고 있는데 천변에 데리고 나왔다가 일어난 여러 일들을 이야기 하며 함께 웃는다.
말리 같이 초소형 강아지에게도 위협을 느끼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하물며 대형견이야...
다음주에 요녀석이 10km마라톤에 참가한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며...세상에 이런일이...!
기온이 뚝 떨어진 덕에 말리녀석의 움직임은 확연히 달라졌다.
예전에 한창 물이 올랐을때와 같이 활기차게 달리고 힘이 넘친다.
역시나 기온이...
휴먼빌 단지를 내부로 한바퀴 돌고 상가리 마을길을 지나 기상대 관측소가 있는 가련산 봉우리까지 올라가 사방을 둘러본다.
북쪽으론 미륵산이 또렷이 들어오고 서쪽엔 황방산과 모악산...전주와 그 주변에 있는 모든 산과 산맥들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 보이는 이곳이 바로 세상의 중심처럼 느껴진다.
고3때 금암동 시립도서관이 있는 뒷산을 올라가 아침을 맞았을 때와 같은 그런 기분.
그러고보니 30년이 넘은 옛 이야기인데 달리기에 관한한 한결같이 누리고 산 건 분명하구나!
오늘은 조금 길게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엔 속도를 올려서 달려봤는데 역시나 말리 쌩쌩하고 활기차다.
40분간의 나들이와 조깅 덕에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