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일정 시작된 4월2일 전까지 주요언론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 등 진보개혁세력이 지지율에서 한민자 친미수구연합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이 서울 31곳, 경인 42곳, 충청 17곳, 호남 28곳, 영남 6곳, 강원제주 2곳 등 116개 지역구에서 절대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34곳에서 당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합지역은 62곳이다. 민주노동당의 우세지역은 창원(을), 울산 북구 두 곳이고 선전지역은 5곳이다.
현재까지의 지지율대로라면 천재지변이 없는 한 진보개혁세력은 지역구에서 최소 120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에서는 열린우리당이 30석 내외, 민주노동당이 5∼6석 이상을 확보하여 진보개혁세력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진보개혁적 17대 민주국회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만약 열린우리당이 우세지역 34곳에서 모두 이기고 경합지역 중 63곳 중 1/3인 20곳 정도 승리하고 민주노동당이 비례대표와 지역구에서 좀더 선전한다면 진보개혁세력이 개헌선인 2/3의석을 차지하는 압도적 승리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 진보개혁세력이 압승하고 한민자연합이 100석 이하로 추락한다면 한국의 정치질서는 근본적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이제 진보개혁세력의 총선목표는 '승리'(과반수의석 확보)에서 '압승'(개헌의석 확보)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진보개혁세력은 압승은 이번 총선에서 실현가능한 목표이며, 실현해야할 목표이다.
기회는 두 번 오지 않는다.
지금 우물쭈물하면 한민자연합에 회생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진보개혁세력은 범국민적 민주개혁의 열기를 발판으로 이번 총선에서 수구부패세력을 완전히 몰락시켜야 한다.
민주노동당의 성공적 국회진출(두자리 수 의석 확보), 진보개혁세력의 압승(개헌의석 확보)과 한민련의 몰락(100석 이하). 이것은 이번 총선에서 진보진영 쟁취해야 할 양대 목표이다.
이 두 가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이제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과의 정치연합을 진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탄핵정국 초기 다소 주춤했던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최근 회복국면에서 상승국면으로 돌아섰다. 특히 정당투표에서 민주노동당 바람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초기 부진을 잠재운 민주노동당의 선전은 급변하는 정세에 따른 당 지도부의 현명한 전략적 결단이 주효한 결과이다. 한민자를 집중공략하면서 유일한 대안정당으로 민주노동당을 부각시키는 전략이 진보개혁적 표심을 민주노동당으로 돌려세우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3일 정당명부 번호 12번을 홍보하기 위한 슬로건으로 "1번과 2번이 망친 나라 12번이 살리겠습니다"을 내놓았는데 이 역시 현재 유권자의 심리를 관통하는 적절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변화는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의 대결구도를 민주 대 반민주의 대결구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좋건 싫건 간에 지금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의 대결구도를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을 한 축으로 하는 진보개혁세력과 친미수구부패 한민자연합의 대결구도로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탄핵정국 초기 민주노동당이 이번 총선의 대결구도를 진보대 보수의 대결구도로 규정하고 보수정치권 일반을 겨냥한 '보수정치심판론'을 내놓았을 때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지도부가 이 같은 유권자의 심리를 정확히 읽고 '보수정치심판론'을 '수구3당심판론', '진보야당대안론'으로 전환한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였고, 이 같은 전환이 민주노동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총선일인 4월15일까지 현재의 전략을 유지하면서 진보개혁적 유권자층과 반한민자·비열린우리당 유권자층을 흡수하면서 진보개혁 대 수구부패의 구도를 더욱 심화발전시켜 총선에서의 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열린우리당과의 정치연합은 진보개혁 대 수구부패의 대결구도를 더욱 심화발전시키고 민주노동당의 국회진출을 더욱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총선전략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노동당의 당선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는 권영길 대표가 출마하는 창원을[KBS 3월25-31일 조사 권영길42.6%, 이주영(한)22%, 박무용(우)18.3%]과 조승수 후보가 출마하는 울산북구[상동 조승수 32.2%, 이수동(우)24.6%, 윤두환(한)19.%] 2곳으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이 두 자리 수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는 지역은 김창현 후보가 출마하는 울산 동구[상동 정몽준(통합21) 49.8%, 김창현 12.5%, 김원배(우)11.4%], 나양주 후보가 출마하는 거제[상동 장상훈(우)30.2%, 김기춘(한)23.1%, 나양주 16.7%], 최재기 후보가 출마하는 창원갑[상동 공민배(우) 43.4%, 권경석(한)16.2%, 최재기 14.6%], 정형주 후보가 출마하는 성남 중원[상동 이상락(우)44.7%, 신상진(한)10.5%, 정형주10.4%] 등 4곳으로 나타났고 김석준 후보가 출마한 부산 금정도 10%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성공적으로 국회에 진출(두자리수 의석)하기 위해서는 정당투표와 유세지역 2곳, 선전지역 5곳의 당락여부가 중요하다.
정당투표에서 민주노동당이 10%를 획득할 경우 5.6석, 15%를 획득할 경우 8.4석으로 6∼9석의 확보가 가능하다. 민주노동당이 정당득표에서 15%를 획득한다면 현재의 우세 지역구 두 곳의 당선으로 11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부동층이 10%대로 현저히 감소한 현 상황에서 남은 기간동안 민주노동당이 정당투표 15%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10% 내외가 민주노동당의 실현가능한 정당득표율로 점쳐진다. 민주노동당이 10%의 정당득표를 획득할 경우 비례대표는 6∼7석 정도가 된다.
우세인 두 곳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8석에서 9석 정도가 현재 민주노동당이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의석수이다.
물론 이 같은 성과도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민자 수구3당이 급속한 몰락의 길로 접어든 현 국면에서 민주노동당은 더 높은 목표를 쟁취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성공적으로 국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선전지역 5곳의 당락여부가 관건적이다. 선전지역 5곳에서 얼마나 많은 후보를 당선시키는가가 민주노동당의 성공적 국회진출을 가늠짓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선전지역 중 울산 동구에서만 2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3곳에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이어 3위에 머무르고 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동구의 경우도 현재 1위인 정몽준과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어 당선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같은 판세를 열흘 사이에 뒤집기는 매우 힘들다.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지금 열린우리당과의 정치연합을 진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현재 민주노동당 후보가 출마하는 지역 중 열린우리당과 한민자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지역은 서울의 종로·중구·서대문 갑·강남 갑, 인천의 서구-강화 을, 경기의 과천-의왕·부산의 동래, 부산진갑, 해운대-기장을, 울산의 중구, 경남 마산 갑, 경북의 포항 남-울릉· 경산-청도, 충남의 논산-계룡-금산·당진, 강원의 춘천·원주·동해-삼척 등 20여 곳이다.
민주노동당이 이 20개 지역 중 일부를 양보하고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 우세지역 2곳과 선전지역 5곳 중 일부를 양보하는 '부분적 후보단일화'가 실현될 경우 민주노동당은 지역구 당선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으며, 열린우리당도 경합지역에서의 승산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영남지역에서의 진보개혁세력의 연합은 더욱 절박하다.
영남지역은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이다. 영남지역의 결과가 진보개혁세력의 압승과 한나라당의 몰락 여부를 가늠 짓게 될 것이다. 영남지역에서도 특히 부산경남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혼전지역이다. 민주노동당,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모두 부산경남지역에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현재 구도가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한나라당이 어부지리를 얻는 지역구가 부산경남지역에서 속출하게 될 것이다.
진보개혁세력 누구도 바라지 않는 상황, 즉 한나라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이 지역에서 진보개혁연합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노동당의 7개 전략지역구 중 일부를 양보하고 민주노동당은 20 여 개 경합지역 중 일부를 열린우리당에 양보하여 '부분적 후보단일화'를 실현함으로써 진보개혁후보의 당선가능성을 극대화하고 한나라당의 당선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즉 민주노동당의 당선가능성이 높은 경남 창원갑·을·거제. 울산 북구·동구, 경기 성남 중원, 부산 금정 등 민주노동당의 7개 전략지역구 중 일부를 열린우리당이 양보하고 20여 개 경합지역구 중 일부를 민주노동당이 양보하는 '부분적 정치연합'은 진보개혁세력이 모두 승리하는 상생의 전략이 될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진보개혁연합은 한민자의 당선을 저지하고 진보와 개혁 양측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만큼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부분적 선거연합'을 진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제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운명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척하는 것이다. 총선의 성패는 진보개혁세력이 어떠한 전략과 전술로 임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진보개혁세력의 승리와 친미수구 한민자연합의 몰락을 확정적이다.
그러나 몰락의 시간표는 정해져 있지 않다. 역사의 시간표는 백지이다. 그 백지를 채울 수 있는 펜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