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3회 월악산(月岳山/1,097m) 2024. 11. 22(금)
* 참가자 : 조성식, 황영옥, 이진호, 백귀순, 서종희, 박치용, 이은주, 정철효, 김복남, 장영일, 김종식(11명)
* 코 스 : 덕주사 주차장(10:50)-덕주사 마애불(휴식)-헬기장 점심-송계삼거리-영봉-송계삼거리-동창교로 하산-하산 완료(16:50)
* 거 리 : 9.2km / 6시간 소요
월악산-문경새재 일정은 이진호님의 팔순을 기념하는 특별 산행으로 기획되었다. 팔순 주인공께서 금일봉을 쾌척하신 덕분에 1박2일의 일정에 온천과 맛집까지 호사스런 산행을 만끽할 예정. 두어달전부터 회원들의 스케줄을 조정하여 11명 전원이 참석하니, 출발부터 꽉찬 분위기이다.
첫날은 월악산 산행. 산세 험준하여‘악(岳)’산일 터, 역시나 덕주사를 지나자마자 길은 가팔라진다. 커다란 바위덩어리들이 암벽을 이루며 누워있는 급경사 지대를 눈으로 보면서 돌계단과 나무 계단, 철계단을 차례차례 계속해서 밟고 올랐다. 이러다 월악산이 아니라 ‘월계산’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다들 끙끙대며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어느 샌가 은주님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동안 감기 때문에 말 한마디 안하더니! 조곤조곤 대화로 세상의 모든 음식을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재주와 열정을 누가 꺾을까, 사흘 앓던 감기가 산중턱으로 달아나고 말았던 것이다.
산행 시작부터 2시간쯤 지날 무렵, 드디어 우리가 가야 할 영봉이 저 멀리에 우뚝 나타났다. 영봉을 머리에 이고 11명이 다 같이 인증샷, 그리고 헬기장에서 영봉을 바라보며 김밥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송계삼거리를 지나 한층 가까워진 영봉을 올려다보니 깎아지른 거대한 암벽봉우리다. 꼭대기에 오르자면 암벽등반을 해야 할 듯한데, 뒤편으로 돌아가서 계단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하늘에 다다를 듯 치솟은 수직 계단, 심장 약한 분은 오르지 말라는 경고판! 굽이굽이 꺾이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올려다 보기만 해도 어질어질하다. 지금껏 왔던 길과는 비교도 안 되게 더 가파르고 더 힘든 계단을 발만 보고 한발 한발 내딛자니 초긴장이다. 그 경황에도 어쩌다가 눈을 들어 보면 주흘산 연봉들이 수묵화처럼 펼쳐져 장관이 아닌가! 그 멋진 풍경에 감탄사 연발이다.
드디어 영봉(靈峯), 온 사방이 탁 트여 거침이 없고 장쾌하다. 힘들게 오른 만큼 뿌듯함이 가득 차오른다. 영일님도 함께 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런데 영일님은 오늘 우리를 위해 대단한 일을 하셨는데... 하산길은 송계삼거리에서 동창교 코스, 거리도 600m 짧고 가파르기도 덜하다 한다. 그런데 동창교 길도 만만치 않은 게 가파른 돌길이 거의 하산 끝자락까지 이어졌다. 조심조심 한참을 지루하게 내려오는데, 눈 앞에 갑자기 차 한 대가 서 있는 게 아닌가. 낯익은 차와 노란 옷, 바로 영일님이 덕주사에서 우리 차를 몰고 동창교까지 와서 하산하는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이었다. 물론 영일님도 충분히 영봉 정상까지 동행하실 수 있었지만 말이다.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이러니대장님의 시간 계획이 충청도에서도 착착 맞을 수밖에.
호텔에 딸린 수안보 온천물에 몸을 담구어 오늘의 피로를 풀고, 호텔 앞 식당(오미가)에서 꿩 샤브샤브로 갖가지 꿩요리를 맛보았다. 가슴살 샤브샤브, 만두, 볶음, 육회, 탕수육 등 7가지 꿩요리도 맛있고, 곁들이 반찬 여러 가지도 정갈하며 맛이 좋았다. 모두들 만족하여 내일 아침 올갱이 해장국을 바로 예약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남자 방에 모여 아이스크림 치즈케익에 눈으로 불 붙이고 생일축하 노래, 그리고 은주님 찬장에서 꺼내온 와인으로 축배를 들었다. 핸드폰 손전등 위에 술잔을 얹어서 반짝반짝 조명을 만들고 축하 말씀까지 파티가 멋지게 무르익었다. 진호님 건강을 기원하며 덕분에 특별한 산행과 호사를 누린다며 감사드리자 진호님은 대장님의 훌륭한 이끄심 덕분이라 하신다. 서로에게 감사하며 진심을 다하는 아름다운 마음, 그 속에서 한새미 30년의 역사가 이루어졌음을 우리는 안다.
내일 문경새재 트레킹을 기대하며 첫날을 이렇게 마무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