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청 불사
지대방은 큰방에 달린 작은 방을 말한다. 큰방에서는 눕거나 걷지 못하는 반면 지대방에서는 자유롭게 쉴 수가 있다. 일종의 휴게실인 셈인데 대화도 대부분 이 곳에서 이루어진다. 구참과 초참이 어울려 진지하게 공부 얘기를 나누는 곳도 이 곳이며, 걸쭉한 농담으로 배꼽을 쥐게 하는 곳도 바로 지대방이다. 따라서 지대방에서 쉬는 스님네가 적으면 그 철은 공부를 잘한다고 봐아 한다
입방한 스님들의 얼굴이 웬만큼 익으면 지대방 조실을 추대하는 게 순서다. 선방의 조실은 법력으로 모시지만, 지대방 조실은 입담 좋은 스님이 차지한다. 조실은 지대방을 꼭 지켜야 하는 책임과, 날마다 대중들을 즐겁게 해 줄 의무가 있다. 뛰어난 언변으로 늘 대중들을 휘어잡을 수 있어야 진짜 조실이다. 이번 철에는 봉암사에서 조실 노릇을 한 경력이 있는 통도사 스님을 만장 일치로 추대하였으니 . 한 철 동안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게 생겼다
지대방은 또 온갖 정보의 교환장이기도 하다. 건강에 관한 지식이나 정보도 다양하게 쏟아진다. 한때 전국 선원을 휩쓴 황룡탕(오줌 요법) 열기도 바로 지대방 정보 덕분이다. 스님들이 많다 보니 아는 것도 가지각색이다. 그래서 한 철을 지내고 나면 지대방에서 듣고 배우는 것만 해도 엄청나다. 웬만한 상식쪽은 내 지식으로 만들수가 있는데, 책 한 권 분량은 족히 되고도 남는다. 또 영화 몇 편이 스님들의 입을 통해 새로 상영된다. 영화의 장면들을 귀에 쏙쏙 들어 오도록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다. 그러니까 가만히 앉아서 영화 구경을 다하는 셈이다 지대방에서 만들어 내는 별명도 많다. 옷 손질을 잘하여 늘 빳빳한 속옷을 입는 스님은 "빳빳존자". 떨어진 옷이나 양말을 잘 깁는 스님은 ''낚시존자"라고 일컫는다. 낚시하듯 바늘을 잘 다루기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깔끔존자"는 결백증 환자 마냥 하루에도 몇 번씩 몸을 씻는 스님에게 붙여지는 별명이다. 버럭버럭 성질을 잘 내는 우리 원주 스님은 벌써 "냄비수좌" 라는 별호를 얻었다. 별난 스님에 별난 성격들이다
지대방 용어도 여러 가지다. 우리끼리 통하는 은어라고나 할까. 화엄법회라고 하면 꽤 거창한 듯하지만 사실은 화투 놀이를 일컫는 말이고 와선법회라 하면 잠자는 일을 말한다. 갖가지 변수많은 "고스톱" 놀이를 화엄법회라 하여 무궁무진한 화엄 세계에 비유한 게 익살스럽다. 계란을 삶은 감자라 하고 오징어를 오처사. 극장을 안과라고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다. 고기를 질긴 나물, 술을 곡차라고 하는 말은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진 은어이다. 단청 불사라는 말도 있다. 술을 마시는 일을 이르는 말인데. 경허스님의 일화에서 따온 말이다.
잘보게. 내 얼굴에 단청이 잘 되어 있지 않은가.
시주한 돈으로 술을 마시는 까닭을 묻는 제자에게 경허스님이 던진 말이다. 얼굴이 불그스레해지도록 기분 좋게 마신 술이 참으로 잘된 단청 불사일 게다
지대방 장판 때가 많이 묻으면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공부를 배운다고들 하지만. 몸으로 익히는 실참實參에 소홀해질까봐 은근히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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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거룩하신 부처님께 귀의 합니다
거룩하신 가르침에 귀의 합니다
거룩하신 스님들께 귀의 합니다
생활속불교에서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나무관세음보살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