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pedo/rapist/abuser
https://www.reddit.com/r/nosleep/s/wfgDRO3NsF
(개인적으로 노슬립 글 중에서 짧은데도 임팩트 쎈 명작이라고 생각)
어젯밤 직장 친구들과 단골 펍에 갔다. 거긴 엄청 멋진 곳은 아니지만 저렴한 맥주가 있고, 집에서 가까워서 운전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밤은 평범하게 시작되었고, 우리 넷은 구석에 있는 작은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주로 가게 얘기를 하거나 상사에 대해 뒷담을 했다. 주중이라 주변에 다른 사람이 많지 않아서 다 통틀어봤자 8~9명 정도밖에 없었다. 수요일에 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처럼 모두들 자기들끼리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쨌든 내가 앉은 자리에서는 바 뒤에 있는 TV가 꽤 잘 보였다. 바텐더인 제시가 천천히 채널을 넘기다가 지역 뉴스 채널을 지나쳤다. 화면에서 주황색과 빨간색이 잠깐 나타나더니 어딘가에서 화재가 발생한 걸 알려주고 다음 채널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미지의 무언가가 이상하게 익숙해 보였다.
"제시, 그거 다시 돌려줄래?" 나는 그녀에게 소리쳤다.
뉴스가 다시 켜지자 갑자기 프레임 속 건물을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내 건물이었고, 불타고 있었다.
"맙소사"라고 큰 소리로 외치자 몇몇 사람들이 내 시선을 따라 텔레비전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거 우리 아파트야!"
바에 있던 사람들이 조용해지면서 모두 화면을 쳐다보았다. 화면에는 내 건물 외부가 와이드 샷으로 보였다. 1층에 건물 관리, 세탁소, 편의점 등 많은 상점이 있기 때문에 카메라는 블록의 북쪽 끝에 설치되어 있었다. 건물의 왼쪽 상단 모서리가 불타고 있었다. 큰 불은 아니지만 위쪽 4층 정도에 있는 몇 개의 유닛이 이미 불길에 휩싸인 것 같았다.
"세상에, 맙소사." 내 동료 중 한 명이 말했다. "그거... 정말... 어떡해..." 불편한, 참 안 됐다는, 동의의 중얼거림이 테이블 주위를 지나갔다.
나도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 네.“ 어색하게 대답했다. 다행히도 내 아파트는 건물의 절반 정도를 올라간 서쪽에 위치해 있었다. 나는 내 물건이 괜찮기를 바라며 손가락을 꼬았다.
카메라가 현장에 있는 기자를 비췄다. 기자는 건물에서 조금 더 멀리 서 있었는데, 배경에 있는 상점들을 보니 건물 북서쪽 모퉁이 길 건너편에 서 있는 거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소방관들이 곧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이 끔찍한 불길이 더 번지기 전에 진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뒤이어 “앞서 말씀 드렸듯 상황이 너무 악화되기 전에 모든 시민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렇지 못했다면 어떤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동료들이 "말을 너무 드라마틱하게 하시네."라고 농담을 건넸다. 나는 살짝 웃었다.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그 순간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후 "어... 잠깐만요." TV 리포터가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다시 조정하는 동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전에 잠겨 있던 카메라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앵글이 서쪽의 절반 정도 위쪽의 건물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건물의 모든 조명이 한 개를 제외하고 모두 꺼져 있었다. 나는 아래쪽부터 창문을 세기 시작하면서 이상한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았다.
5층에서 두 번째. 거기는 우리 집이었다. 진짜 하늘에 맹세코 나는 불을 끄고 나왔다.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보였다.
우리 집 창문에 사람이 서 있었다. 카메라가 너무 많이 줌 아웃되어서 어떤 특징도 알아볼 수 없었지만 확실히 사람처럼 보였고 내 아파트에 서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카메라가 더 가까이 줌인하고 리포터가 "아직도 타오르는 불길 속에 갇혀 있는 불운한 영혼"에 대해 중얼거리는 것을 겁에 질린 채 지켜보았다. 영상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나는 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은... 춤을 추고 있었다. 아니면 뭔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는 많이 움직이고 있고, 그가 하는 모든 동작에 기괴한 리듬감이 느껴졌다. 팔을 공중에서 앞뒤로 흔들기 시작하더니 양옆으로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런 다음 두 주먹으로 유리를 두드리고, 그런 다음 다시 팔을 머리 위로 앞뒤로 흔드는 것이다. 그가 하는 모든 동작이 똑같은 템포였다.
1, 2, 3, 4.
1, 2, 3, 4.
멀리서 누군가의 주의를 끌기 위해 팔을 머리 위로 흔들며 위아래로 점프하기 시작했지만 그 모든 동작이 똑같은 리듬에 맞춰져 있다. 계속해서 반복한다.
1, 2, 3, 4.
1, 2, 3, 4.
"대체 뭐야?" 나는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자 카메라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고 마침내 그 사람의 이목구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와 거의 똑같이 생겼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고, 방금 전에 아파트에서 나오기 전에 갈아입었던 옷을 입고 있었다. 얼굴도 눈만 빼고 나와 거의 똑같았다. 눈은 보통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컸다. 게다가 얼굴에는 거의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누군가 무서워하는 척하지만 농담으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상황이 달랐다면 웃겨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극도로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표정으로 느껴졌다.
바에 있는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모두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사람'은 여전히 흔들리고 흔들리며 유리를 손으로 치거나 원을 그리며 점프하고 있었다. 소방관들이 내가 있는 층으로 향하고 있다는 리포터의 이야기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아 제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나는 생각했다. 제발 들어가지 마세요.
나는 멍하니 화면을 응시했다. 이 각도에선 창문 너머 현관문 윗부분이 겨우 보이는데, 이 괴물이 허우적거리는 곳의 뒤쪽은 그리 멀지 않았다. 지금 이 괴물은 얼굴을 손에 쥐고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았다.
갑자기 문에 열렸다. 소방관들이 내 아파트에 들어온 것 같았다.
괴물은 움직임을 멈췄다. 잠시 후 괴물의 표정이 바뀌는 것이 보였다. 공포에 질린 코믹한 표정은 사라지고 크고 뾰족한 이빨로 가득 찬 거대한 미소로 바뀌었다.
그리고 불이 꺼졌다.
우리 모두는 어두운 창문에서 카메라가 천천히 줌아웃되는 동안 가만히 앉아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요금을 지불하고 자리를 떠났다.
나는 바로 건너편에 있는 여동생 집으로 가서 같이 지내자고 했다. 나는 내 아파트에 불이 났다고 말했고 그게 다였다. 그날 밤 온라인에서 뉴스 영상을 찾아보니 마지막 부분은 편집된 것 같았다.
이 서브레딧에 있는 사람 중 저게 뭔지 아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소방관들이 불을 끄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 좆같은 곳이 다 타버렸으면 좋겠다. 진심이다.
첫댓글 소방관 무사히 나왔다고 해주시오 ㅠ
와 펍에 있던 사람은 저 사람 얼굴 영원히 기억할 듯
개무서워 ㅠㅠㅠㅠ
흐앙ㅇㅇ어어ㅓㅇㅇ어ㅓ 무서워미친
와....미친 ㅠㅠ
이런거 글 쓴 사람들은 돈도 안 받고 무료로 걍 쓰는건가? 넘 재밌어서 모아서 책으로 나오면 좋겠다 ㅠㅠ 올려준 여시 고마워
뭐야 ㅠㅠㅠㅠ
정체가 뭔데
개무서워ㅠㅠㅠ대원들 제발 무사하다고 해주세요
와 재밌다…… 소름돋음
뭔데 그래서ㅜㅜ